간호사 혁명 시대
이경주 지음 / 라온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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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좋은 병원은 간호사들이 자기계발을 하고 실력을 쌓는 걸 지원해 준다... 결국 조직의 미래는 사람에 달려 있으므로... 실력을 갖춘 간호사들이 병원의 미래를 더욱 튼튼히 만들 것이고... 반면 인기 없는 병원은 어차피 (간호사들은) 그만둘 사람들이므로..(p43)" 이 다음에는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그들을 인재로 키워낸 병원에 그 보답이 돌아올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병원뿐 아니라 사실 어느 조직이라도 요즘은 HR, 즉 인적 자원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니 간호사들도 괜히 소속 병원에서 눈치나 슬슬 볼 필요가 애초에 없고, 전문인으로서 지속적인 자기계발의 필요를 자각함과 동시에, 병원 측에 대해 당당히 요구할 권리 같은 건 주눅들지 않고 주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된 게 여럿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간호사분들이 일생에 걸쳐 직장 승진의 기회라는 걸 많아야 한 차례(수간호사로의 승진)밖에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직장에서 승진은 물론 급여의 상향이라는 금전적 이익을 주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사회적 지위의 상승에서 오는 자긍심(조직 밖이라고 해도)이 더 큰 혜택이라고 할 수 있죠. p45를 보면 이 점을 감안하여 여러 (앞서가는) 병원들에서는 간호사들의 자부심이나 사기 증진을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어 소속감 극대화나 만족도 증진을 꾀한다고 합니다. 이런 대목은 병원을 경영하는 분들이 꼭 읽어 보고 참고들 하셔야 할 것 같네요. 

"간호는 한마디로, 인간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예술행위임을 나는 감히 단언한다(p85)."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일자리가 없어진다 어쩐다 해서 말들이 많았습니다. 간호사는 물론 의사 역시, 훨씬 똑똑해진 AI에 밀려 점차 직역이 축소되리라는 전망, 예측이 난무했었는데, 이 책 저자는 인더스트리 5.0(즉 5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간호사의 영역은 굳건하리라고 단언하십니다. 그 예로,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증세가 악화한 환자를 놓고, 그 눈빛이나 정서의 변화를 봐 가며 진정시키고 상황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이 과연 유능한 "인간" 간호사말고 누가 있겠느냐는 거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센서티브한 판단과 임기응변이 여전히 남는 한, 저자의 진단이 맞을 듯합니다. 다만 각 직역에 종사하는 이들의 자질 향상이 그에 상응하는 정도로 이뤄져야만 하겠습니다. 

"간호사의 진심과 사랑, 따뜻함, 대상자를 사랑하는 정성으로 사람을 바꿀 수 있다. 이것이 간호의 가치이며, 간호사의 존재 이유다(p128)." 확실히, 이런 마인드적인 측면의 서비스는 제아무리 정밀해지고 똑똑해진 AI가 등장한다 한들 대체 수행이라는 게 불가능하겠습니다. 대형 병원에 입원했을 때 어느 수간호사분께 저도 이런 봉사를 받아 보았기에 저 구절에 전폭 동의합니다. 반면, 아직 경험이 일천하고 소명의식이 부족한 일부 젊은 간호사들에게 부실한 응대를 받은 경험, 기억을 가진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5.0시대에 간호사가 어떤 위상이 될지는 사실 상당 부분 간호사분들 자신에 달렸다고도 생각합니다. 

"경쟁력의 차이는 연차가 아니라 경력 관리에서 나온다(p168)." 뭐 이런 이치는 비단 간호사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직역이 마찬가지이겠습니다만 저자는 특히 일류 간호사가 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둬야 하는지 몇 가지 유익한 조언을 들려 줍니다. 졸업예정자 신분으로 병원 취업에 성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혹 여러 스트레스(아무래도 여성들이 많다 보니 이런 부분이 있나 봅니다)로 인해 여의치 못했다면 기졸자(경력직과는 다릅니다) 채용을 뚫어서라도 반드시 병원에 일단 취업을 하고 보라고 조언합니다. 

다음으로는 일정 기간 동안 근속하여 경력을 만들라는 건데, 이 점이 경력관리에서는 의외로 중요한데도 많은 젊은 인력들이 그냥 대충 자신 기분대로 입사했다가 몇 개월 채우지도 않고 회사를 나옵니다. 쉽게 그만두는 지원자에게 채용 담당자가 호감을 갖기 힘든 건 너무도 당연한데 말이죠. 또 어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간호사 역시 인간관계, 인맥 관리를 중시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이라면 평생을 따라다닐 학교 선택에 있어서도 고민이 많이 될텐데 p229 이하에 학교 선택 기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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