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경, 일본을 정벌하라
김봉석 지음 / 시간의물레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임진왜란은 우리 민족에게 큰 상처를 안긴 끔찍란 재난이었습니다.물론 왜인들이 악의적으로 일으킨 전란이었지만, 일본 민족 전체가 우리에게 어떤 집단적 악의를 품었다기보다는 풍신수길 개인이 비뚤어진 정복욕을 갖고 기획한 어처구니없는 악행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기록 중에 "조선의 칙사가 와서 다시는 일본을 침략하지 않겠다고 서약서를 쓰게 하라"는 풍신수길의 요구가 있었다는 것도 있습니다. 아니 침략은 저네들이 하고선, 피해자인 우리를 보고 다짐을 받아내려는 게 적반하장이긴 하지만, 이네들이 뭔가 큰 어리석은 오해를 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아주 잠시 들었습니다. 


13세기 대대적인 몽침(蒙侵)이 있고, 우리는 기어이 화해를 한 후 고려 왕실이 출륙(出陸)하여 그들에게 사대를 합니다. 왕실이야 대우는 잘 받았다고는 하나 그동안 겪은 인명 살상과 재산상의 피해는 전혀 배상을 이뤄내지 못했죠. 이때 원 제국군은 고려인들을 강제로 징용하다시피하여 연합군을 편성, 일본 열도를 침공하는데, 일본인들은 이때 공포에 질려 "고쿠리 무쿠리"란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걸 두고 왜인들이 원한을 품은 건 아닌지.


고려, 원(元)의 원정과 임란 사이에는 수백 년의 간극이 있고, 왜는 고려 말에 이미 대대적으로 반도를 침공하여 극렬한 약탈을 벌인 적 있습니다. 반면 원의 원정은 두 차례 모두 태풍으로 실패하여 일본이 이로 인해 입은 피해는 딱히 크지 않습니다. 


아마도 풍신수길은, 자신이 열도를 평정하고 나서 공신들에게 분봉할 땅도 마땅치 않고, 전투력이 최고조에 이른 부하들의 살기를 다리 달랠 길도 없어 이런 무모한 획책을 하였다고 보이며, 혹 조선이 반격하여 군사를 모아 독자적으로 열도를 침공할 가능성을 무서워했는지도 모릅니다. 


김방경 장군은 이런 어려운 시기 용맹과 지혜를 발휘하여 국가의 난감한 처지를 그럭저럭 달랜 분입니다. 안동 선김씨의 중시조이기도 하며, 우리 국사책에도 이름이 나와 많은 국민들이 낯익어할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번 독서에서도 느낀 건, 한국사에는 정사 그대로라면 참 미스테리어스한 장면이 많고, 이 간극을 메꿀 방법은 아직까지는 상상력 말고 그리 많지 않지 않냐는 점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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