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 보면 알게 되는 저학년 속담 소문난 국어 2
도기성 지음 / 글송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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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문화 유산입니다. 그런데 어른들이 들으면 속담이 담고 있는 풍자와 교훈을 바로 이해할 수 있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학생들에게는 무슨 뜻인지 바로 잘 와 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p4에 보면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 한다.", "수박 겉핥기" 등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는데 정작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속담들이 있다고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뜻보다 속에 숨어 있는 뜻을 알아야 한다"는 게 책에 나오는 말입니다. 어른들이 알아 듣기 쉽게 설명을 해 줘도 아이들은 여전히 못 알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캐릭터(등장 인물)들이 만화를 통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통해서 그 풀이를 해 주면 아이들도 아 그런 뜻이었구나 하며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22에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 한다"가 나옵니다. 머리가 벗겨졌는지 중절모를 쓴 "두목"이라는 캐릭터가 나와서는 거울더러 "누가 세상에서 제일 강하니?"라고 묻습니다. 거울은 눈치도 없이 망통 마법사가 가장 강하다고 대답하는데 "두목"은 화를 냅니다. 정작 망통 마법사를 만나서는 두목은 끽소리도 못합니다. 자신은 망통처럼 마법을 부릴 능력이 없기 때문이죠. 어렸을 때 두목과 망통은 친구였는데 지금은 망통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며 (안 그런데도)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착각합니다. 이런 두목이야말로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 하는" 사람입니다. 만화 에피소드 끝에는 비슷한 다른 속담도 소개해 주는데 여기(p23)서는 "거지 밥술이나 먹게 되면 거지 밥 한 술 안 준다"가 소개됩니다. 그런 속담이 있는 줄은 사실 처음 알았습니다. 


p62에는 "도둑이 제 발 저리다"가 나옵니다. 책의 해설을 보면 이렇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잘못이 들통날까봐 걱정해요. 그래서 안절부절못하다 자기도 모르게 불안을 드러낸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초등 저학년이라면 "들통나다"라든가 "불안"이라는 단어 뜻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는 바로 밑에서 이런 어려운 말들에 대해 친절히 설명을 붙이고 있네요. 여기서는 "때린 놈은 다릴 못 뻗고 자도 맞은 놈은 다릴 뻗고 잔다"가 비슷한 뜻을 가진 속담으로 소개됩니다. 사실 여태 이 두 속담이 서로 뜻이 비슷하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는데 그렇게 놓고 보니 그런 듯도 합니다. 이 만화에서는 캐릭터인 뾰롱이와 꼬양이가 등장하는데 이 책에서 이 둘이 주인공 격입니다. 


p110에는 "벡지장도 맞들면 낫다"가 나옵니다. 사실 요즘 아이들은 백지는 알아도 백지장이라는 말은 모를 수 있습니다(백지도 모르고, A4라고 해야 알아들을지도?). 저는 어렸을 때 "맞들다"라는 말 뜻을 몰라 어른들께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꼬양이가 등장하여 "아니 그런데 백지장을 왜 드냐고요?"라고 집요하게 물어 봅니다. 사실 백지장은 손에 쥐면 되지, 구태여 들 필요는 적죠. 설령 백지장이라고 해도.... 정도를 더 추가해 줘야 애들이 잘 이해하지 싶네요. 몽글이도 옆에서 거드는데 초등 저학년들의 마음을 얘네 캐릭터들이 대변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백지장이라는 말 자체가 어려우므로 그에 대해 설명을 달아 줍니다. 비슷한 속담으로 "종이도 네 귀를 들어야 바르다"가 나옵니다. 이처럼, 같이 예로 들어 주는 비슷한 속담 내용이 참 알차다는 생각이 드네요.


p148에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가 나옵니다. 망통 마법사하고 몽글이가 티격태격하는데 몽글이는 예비 마법사(p5)이며 천진하다고 나오지만 사실은 모든 걸 다 알면서 일부러 망통의 속을 긁는 게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듭니다. "병에 안 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글쎄... 신이 되면 모를까." 이러니까 몽글이는 신는 신발을 들고 옵니다. 그러다가 병(용기)에 걸려 넘어지고서는 드디어 병에 걸렸다고 막 웁니다. 마치 <마음의 소리>의 한 대목을 보는 것 같습니다. 


p156에는 "작은 고추가 더 맵다"가 나옵니다. 꼬양이하고 몽글이가 의견 다툼을 벌이는데 몽글이보다는 꼬양이가 나이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몽글이는 어려도 예비 마법사이므로 바위로 변신할 줄 알고 이 때문에 꼬양이가 크게 다치네요. 이때 뾰롱이가 하는 말이 "작은 고추가..."입니다. 비슷한 속담으로 "거미는 작아도 줄만 잘 친다"와 "작은 후추가 맵다"가 나옵니다. 


p106에는 "바늘 도둑이 소도둑된다"가 나옵니다. 이 에피소드는 성인 캐릭터인 망통과 두목이 동시에 나와서 특유의 라이벌리를 형성하기 때문에 재미있습니다. 망통이 두목에게 "내 양념치킨을 훔쳐 먹었지?"라며 따지는데 둘이 계속 싸우니까 판사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판사는 사리분별을 잘 못 하는지 유무죄를 가리지 못할 것 같아 침방울을 튀겨 무작위로 결정하며, 망통은 경악하고 죄 지은 두목은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비슷한 속담은 "바늘 상자에서 도둑이 난다"라고 하네요. 


본문에 만화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된 속담은 84개이며(각각에 비슷한 속담 1~2개가 딸려 있으므로 더 많습니다), 85~100은 동물이 등장하는 속담 16개가 추가로 소개됩니다. 이 책에서 또 유익한 부분은 "주제별로 분류한 속담" 코너가 따로 있어서 가나다 순 말고도 따로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속담을 배우는 이유는 글 쓸 때 표현력을 더 풍부히 하기 위함이라고 책에 나옵니다. 내용도 재미있고 소개되는 속담 수도 많을 뿐 아니라 정확한 풀이가 딸려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어른들도 모르는 속담이 곳곳에 나오므로 더 좋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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