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마음편한 인생선택 -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23가지 인생 선택과 결말
스즈키 노부유키 지음, 유가영 옮김 / 한샘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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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 후작이 "폐하, 저는 가설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라고 도도한 언명을 한 이래 결정론적 세계관은 더욱 큰 위력을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만, 사실 결정론/비결정론의 대립은 질문의 설정 자체가 잘못된, 비생산적인 논의일지도 모릅니다.

멘탈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로나 평가할지에 따라, 세상사는 이미 결과가 다 결정되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이들은 "일체가 이미 거대한 방정식에 의해 해(解)가 도출되어 있음"이라 체념하는 것보다, 적극적인 의지의 개입을 통해 무엇이건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할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하는 쪽이, 다분히 건설적인 사고 방식이라 여깁니다. 또한 유한한 인생을 보다 보람있게 영위하는 길도, 미미한 개인의 존재가 발버둥치고 땀흘리며 설령 결과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손쳐도 무엇인가 작은 변화라도 도출하는 그 과정 자체에 위대함, 숭고한 의의를 부여하기 마련이죠. 이 점에 대해서는 이미 위명 높은 문호, 철학자, 사상가들이 거의 의견이 일치하는 바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몇 주 전에도 한 번 언급한 적 있습니다만 프로야구에서 전설로 통했던 모 감독의 경우, "피나는 노력을 통해 종전의 나와 전혀 다른 나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이 얼마나 큰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소위 "외인구단식 지옥 훈련"도 선수들에게 서슴없이 부과했던 건데... 설사 이런 식의 가혹한 단련 과정에다 고유의 가치를 인정한다 쳐도, 그게 개인이 자발적으로 수용하고 피치 못할 단계로 받아들인 후에야 소정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젊은 세대는 강압적 훈련(분야 불문)에 대해 거의 가치를 부정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무엇이든 재미있고 봐야 한다는 주의란 말이죠. 강압은 그 자체로 부도덕하고 무의미하다고들 여기는 게 보통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멘탈 혁신이 이 박영곤 소장님처럼 자발적 수용과 내면화를 통해 개인의 내면에 침투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파르타식 강압, 주입에 몸서리를 치는 세대라고 해도(솔직히 어디 어린 세대들 뿐이겠습니까만), 현재 자신이 나태함, 게으름, 자기 합리화의 악성 루틴에 빠져 있다고 자가진단할 수도 있고, "아,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뭔가 간절히 변화를 모색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외인구단"에의 스카웃(?), 가입은 또 원치 않을 거란 말이죠. 이런 이들에게 "멘탈 혁신" 과정은 인생에서 한 번 정도는 꼭 거칠 만한 체험, 학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거창하게 어느 시설에 입소해서 집단으로 거치는 코스는 싫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이들을 위해, 책 한 권으로 간편히(대신 진지하게) 마치는 커리큘럼이라면 심적 부담이 덜하기도 하겠고 말입니다.

저자께서 핵심 프레임으로 설정한 CR/NCR은, Consensus Reality/Non- Consensus Reality의 약자입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아인슈타인의 핵심 동료이자 후원자이기도 했죠. 또 이른바 양자심리학의 거두인 아놀드 민델의 책에도 자세히 구명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론적 바탕이 있기 때문에, 또, 이미 한 세기 전에 제시된 양자의 역설이 아직도 명쾌히 해명된 바 없기 때문에, 혹시 그 해답이 멘탈 영역에의 집요한 탐구를 통해 일거에 획득될 수 있을지 하는 희망은 많은 진지한 학자들이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그 전에, 개인들의 일상적 삶이 그저 다른 물리적 투자 없이 "멘탈 혁신"을 통해 개선될 수만 있다면 이 역시 어떤 위대한 학문적 업적보다 후순위에 구태여 놓일 필요가 없는 기적 같은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다른 것보다, CR/NCR 프레임을 개인적 생활 습관 개선에 이 정도로나 응용이 가능하다는 데에 더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역시, 일독을 권할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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