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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어진 현자 지셴린이 들려주는 단비 같은 인생의 진리
지셴린 지음, 이선아 옮김 / 멜론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도란도란 한 밤의 이야기꽃을 피워주는 것은 언제나 할머니였다.  또한 내가 기억이라는 것을 가지기 시작한 해에는 할아버지의 자리는 이미 빈 자리였으니 할아버지에게서 무슨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왠지 낯설다는 느낌이 든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에 깊게 패인 주름의 할아버지, 이 책의 표지에서 마주하게 된다.  할아버지에게서 듣는 인생의 이야기, 바로 이 책이 담아놓고 있는 내용인 것이다.

 

  할아버지라고 살갑게 칭했지만 실은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전혀 알고 있지 않다.  옮긴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중국에서는 최고의 지성으로 유명한 분이라고 한다.  그러하니 단순히 동네 할아버지같은 분은 아니다.  투박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인가라고 생각하면 또한 그러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중국의 지성이라고 불리는 저자가 글이 어렵고 지루한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다.  제목에서 모든 것을 표현했듯이 이 책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세월을 아흔 해 가까이 살아오신 혜안이 따사롭고 깊어진 노인이 들려주는 소담한 조언들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는 가르침적인 인생 이야기는 아니고, 인생이란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 듯 하다는 식의 넌지시 전해주는 말씀이라고 말이다.  성격좋고 포근한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인생이란 것에 대해서 젊은 우리들은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인생, 고리타분하고 복잡하기만한 혹은 난해하고 심오하기만 한 철학적 사고로만 이야기될 수 있지는 않다.  저자도 밝혔듯이 아흔 해를 가까이 살다보니 인생이란 것에 대해 할 말이라는 것이 생겨났고, 이미 인생을 살아온 선배로 아직 더 인생을 살아가야 할 날들이 많은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생겨난 것이니 말이다.  인생이란 경험의 마일리지가 아니겠는가.  깊게 패어져가는 주름살이 단순히 깊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우리들은 저자 할아버지를 통해서 다시금 느끼게 된다. 

 

  여기에서 저자 할아버지의 인생에 대해서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짤막히 소개하자면, 세 번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말씀도 들려주신다.  물론 이 이야기는 옛 말씀을 다시 언급해주신 것인데, 저자 자신도 신중한 사람이지만 인생이란 살아보니 즉흥적인 것보다는 신중함이 더 현명하고 유익하더라는 것이다.  심사숙고하고, 그렇게 신중히 생각한 것이라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라는 것, 저자 할아버지의 말씀이다.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친구가 되어야만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받을 수 있다는 말씀도 들려 주신다.

 

  인생이란 것,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가끔씩은 고민을 할 것이다.  아무리 단순한 사람일지라도,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일지라도, 아무리 머리 깨질 것 같은 철학을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어느 순간은 쉼없이 걸어오던 삶의 걸음을 멈칫하며 서 버리게 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멈추어진 순간,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내면의 울림에 안절부절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들보다 먼저 인생이란 것을 살아오신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그 분이 들려주시는 인생에 대한 조언들을 다소곳이 앉아 들어보는 것, 그것이 아마도 남은 삶의 걸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 아흔 해를 가까이 살아오신 중국의 지성이라 불리는 저자 할아버지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통해 그 길의 등불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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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이끼 2010-02-18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사한 블러그에서 미리 봄을 만나는 듯하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