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남미여행에서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마주했다. 

한동안 우리는 함께 했고 나는 돌아왔다. 여전히 그들은 남미대륙을 떠돌아 다니고 있다고 했다. 

그들이 부러웠다. 여전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고 자신들이 사랑하고 있는 곳에서 자유와 젊음을 누리고 있으니. 

나는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꼈다. 

지금보다 더 어린날에 느끼지 못했던 그것들을 알고있는 내 자신이 신기했고 나와 인연이 있던 사람들을 다시 찾는 발걸음은 상쾌했다. 

딱보기에도 초라한 행색에 안쓰러웠는지 손에 무언가를 건내던 한국사람들의 따뜻한 정이 그 먼곳에서도 피어나고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떠나오는 날 참 많이도 울었다. 

돌아오고 싶지 않아서 울었고 결국은 또 다시 그 자리라는 게 쓰라려서 속이 튀틀렸다. 

다시 직장에 다닐 수 있을지 의심됬다. 학생때처럼 꿈만 꾸고 살고만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대한민국 인천공항에 덩그러니 버려진 백수여자에 불가했다. 

그러나 아직 나에겐 집이있다. 차가 없을 뿐. 

그리고 가장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직장이 없다. 내가 갈곳이 없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고 기분이 이상했다. 

아직 남미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나는 다음주 토요일 다시 인도에 간다. 

정말 이번에 떠나면 돌아오지 않을 것 처럼 모든 것을 정리하며 그렇게 간다. 

조금은 헛헛하다. 왜 인도행 비행기표를 선택했는지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인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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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0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0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P. 당신을 원망하기만 했어요. 

항상 무언가 힘이든것처럼 그렇게 빠르게 달리던 당신이 어디론가 떠나간 후로 부터 나는 당신을 한동안 원망했답니다. 

다시 돌아오겠다는 짧고 간결한 그 말만 남기도 당신을 어디지 모를 곳으로 떠나보내고 온 날 나는 많이도 울었답니다. 

당신은 더 많이 보고 돌아오겠다고 했지요. 

더 많이 걷고 돌아오겠다고 했지요. 

더 이상 참는 일이 너무나 힘들다고 울던 그대의 모습에 나는 떠나보내는 일을 택했지요. 

항상 강할거라 생각했던 당신의 눈물에 나는 한없이 무너지고야 말았습니다. 

P. 당신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서있나요? 당신이 모르는 사람들 곁에서 다른 사람처럼 그렇게 웃고있나요? 

아니면 여전히 당신은 당신인 건가요? 

나는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을 원망하고 미워하던 일은 이제 그만 하려합니다. 

언젠가 당신은 돌아올거라는 것을 믿습니다. 

옛날 철없던 시절처럼 당신은 그때처럼 나를 보고 "밥먹었니?"라고 물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을 기다립니다. 

나의 하나뿐인 친구. 나에게 항상 웃어주던 당신이 오늘더 그립습니다. 

오늘 너무 힘이들어서 당신이 더욱더 그립습니다. 

P.나는 여전히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고있습니다. 언젠가 어디에서 우연처럼 만날지 모르겠습니다. 

나의 친구. P. 나는 토요일 겐지스로 떠나려합니다. 

나또한 더이상 이곳을 견딜수없어 한동안 그러려 합니다. 이런나를 이해하길 바랍니다. 

P. 그대의 여행에 웃음이 가득하기를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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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생각 없이 텔레비젼을 틀었다. 

일본지진.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본디 지진이 잘 읽어나는 곳이니까.  

그런데 옆에 이상한 숫자가 써있다. 8.8강진. 

갑자기 숨이 막힌다. 그리고 일본에 있는 나의 친구들의 얼굴을 생각해 본다. 

내가 이상한 꿈을 꾼게 혹시 쓰나미로 이어지진 않았나 죄책감 마져든다. 

무엇이 그렇게 서러웠는지 꿈속에서 많이 울었다. 그리고 그 눈물이 넘치더니 지구를 휘감았다. 

혹시 그 불길한 꿈이 나의 서러움이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 아닌지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 사실이 너무나 불안하고 안절부절해 핸드폰을 잡고 뉴스를 바라본다. 

부디 그들에게 아무런 일도 없기를 바란다. 

항상 잘 웃고 착한 사람들이니 그저 장난스레 웃으며 "별일있어?"라고 말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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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 매 순간 그대의 삶 위에 축복의 꽃비가 되어줄 인연 이야기
능행 지음 / 휴(休)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 스님의 책이 나왔을 때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잘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스님의 책에 손만 올리고 데리고만 와서 한곳에 살며시 두었습니다. 

더이상은 울고싶지 않다고 다른이의 죽음을 바라보며 나에게 다가올 죽음을 생각하며. 

한동안은 미치도록 죽고싶었고 또 죽어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말 할수 없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입술이 다 찢어져 피가 쏫아지도록 울며 불며 살려달라 애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저는 새로운 삶을 살았고 어느날 당신의 책을 만났습니다. 

다른 이의 죽음을 나에게 가까히 왔던 죽음을 조금 더 아프게 쓰리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죽음이란 참으로 무서운 일이더군요. 가까히 다가오는 의사의 얼굴에도 간호사의 손짓에도 매달리게 되는 한심스러운 내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일이 죽음이더군요. 

죽음이 다가오면 참 아름다울거라고 바보처럼 생각했습니다. 

몸가득 퍼져있는 죽음의 세포들. 넘기지 못하는 물과 음식들 모두 그저 아름다울거라 바보처럼 생각했던 나에게 실망스러운 눈길을 보내야 했던 미치도록 그런 내가 원망스럽던 날들.  

나쁜짓하지 않고 살았는데 이것또한 내일이 아니여야 했는데 일어난 그 모든 일들에 저는 눈물 흘렸습니다. 

스님. 어제 겨우 저는 용기내어 스님의 그 따뜻한 배웅의 손길을 받으며 떠나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온 마음으로 읽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 앞에 담담히 그리고 당당히 맞서는 그분들에 모습에 그저 눈물이 나 울수도 없더군요. 

스님 저는 나중에 정말로 나중에 죽고 싶습니다. 

잘못한 일이 많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모진소리해서 이만큼 아팠지만 이제 안그러겠습니다. 

다른이들을 위하고 살겠습니다. 아픈 저를 찾아주었는 몇안되는 친구들. 그리고 엄마. 동생. 이모. 잊지 않겠습니다. 

그들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이다음에 오래오래 살다 죽고 싶습니다. 

혹시 그때까지 스님 살아주시겠습니까? 

저 몇살에 갈진 모르지만 스님 그때 저도 배웅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무서워서 다시 한번 몸부림치고 천지를 원망할 저를 한번 있었던 일이라해도 익숙해 지지 않을 그 일. 

그리고 정말 가야할때 그때 저 꼭 배웅해 주십시오. 

스님 몸건강히 안녕히 계세요. 존경하고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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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내 글이 부끄러웠다. 

작가들이 신기했다. 그들이 글을 잘써서 신기하기 보다는 자신의 글을 다른이에게 보이는 것이 신기했다. 

누군가에게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자신의 글을 보일까? 

그들의 책이 베스트셀러라면 그 책의 저자는 혹 부끄럽지는 않을까? 

그들이 글을 쓰고 싶은 이유도 혹시 나와같을까? 

나는 그 모든 것이 궁금했다. 

나와 같은 이유라면 안좋겠다 싶었다. 

그들도 나처럼 아프기를 원하지 않았다. 

나는 아팠다. 몸도 마음만큼 아팠다. 하루에도 수없이 죽음을 생각해야했다. 

그러나 그것또한 지나가는 일이였으며 여전히 아프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아픈나를 보일 수 없는 일이 아프고 두렵다. 

혹여 내가 아픈것을 이야기하면 흉이될까 두렵다. 

두려운것이 너무 많은 오늘도 두렵다. 

오늘도 달이예쁠지 하늘을 보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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