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1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신문마다 우연찮게 접하게 되는 <혼불>의 정체에 대해 몹시 궁금해했었다. 10권이라는 적지 않은 책을 선뜻 구매하게 된 것도 이틀에 걸쳐 후다닥 헤치워버린 것도 오랜 기간동안 갈망해오던 내 마음의 표현인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쉽게만 읽혀지던 이야기같은 소설은 아니었다. 마치 오래된 가족사진을 보는 것처럼 상세하게 서술되어 마치 내가 그 속에 포함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도 여러번이었고 또 문득문득 나의 할머니를 생각하게 하는 내용도 많았다.

나의 할머니는 작년 이맘때쯤 세상을 떠나셨다. 할머니의 고향이 남원이었기에, 그리고 남편을 잃은 청상과부의 몸으로 다시 먼곳까지 온 재취였기에 어쩌면 나의 기분이 더 묘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처음엔 청암부인에서 그리고 효원에게 이어지는 한 가족사일거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토지>가 가지고 있는 맛하고는 다른 독특한 맛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있었다. 나중에는 소설속 주인공은 없고 나만이 책속에 담겨 있었다.

한번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었다. 오늘 저녁에 머리맡에서 제일 가까운 책을 잡고 또 어디쯤 흐르고 있는 세상속을 들어가 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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