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 양장본
법정스님 지음 / 범우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애초에 가진 것이 너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의 삶을 이책은 무겁게 질책하고 있었다. 이 책을 처음 만난 건 아직 내가 산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게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뭔가가 내 마음을 아프게도 했다가 벅차게도 했다.

내가 가장 감명깊에 읽은 건 탁상시계편이었으리라. 하찮다면 그 하찮은 자명종을 밤손님이 가져가버렸고, 스님은 그 필요로 인해 그 시계를 돈을 지불하고 다시 사왔다는 일화는 이 세상이치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웅다웅, 이것아니면 죽을 것처럼 우리는 입을 악물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가 모든게 허망해져 죽을 것처럼 고개를 파묻고...나도 그렇게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세상의 모든 문명이 다 귀찮아 아무런 생각없이 밥 먹고 회사가고 자고 이렇게 며칠을 반복하다가 내가 왜 이렇게 변했나싶어 왼종일 신문을 뒤적이고 컴퓨터를 켜고 음악을 듣고 텔레비젼에 들어간다. 이것들이 나없이 얼마나 외로웠을까생각하며..

나는 모든 것을 가졌다. 아직은 될 수 있는 것이 많으며 포기하기엔 너무 젊은 가슴을 가졌다.

적어도 일년에 한번쯤은 이책을 뒤적일 것이다. 아직도 작은 것에 집착하는 나를 바라보며 결국엔 이 책뒤에 내 이름을 적는 것으로 끝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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