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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지구라는 놀라운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아이작 유엔 지음, 성소희 옮김 / 알레 / 2025년 5월
평점 :
🌍 『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지구라는 운명공동체에 바치는 한 편의 러브레터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지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환경책’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점점 알게 됐다
이것은 단순한 경고나 안내가 아니라, 지구라는 놀라운 존재에게 보내는 아주 열렬하고 따뜻한 사랑 고백이라는 것을.
“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우리가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온 생명체들, 자연의 리듬, 그리고 수많은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차근차근, 하지만 마음 깊이 울리게 이야기를 건넨다
처음엔 마치 남의 러브레터를 몰래 훔쳐보는 느낌이었지만, 어느새 나도 그 사랑의 당사자가 되어 있었다. 독자의 위치에서 시작해, 주인공으로 스며들게 만드는 마법 같은 책이었다.
무한한 관심과 참을성 있게 지켜보는 관계에서 지어진 이름이나 별명은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별명으로 불리는 걸 지극히 싫어했던 사람들에게 ‘별명‘이란 타인들이 성의 없이 우스개처럼 부르던 이유였으리라
김 순임이라는 이름이 있음에도 호적계 직원의 무심함으로 ‘김 아기‘가 되어버린 우리 할머니의 경우도, 덩치가 작지 않음에도 더 큰 종이 있다는 이유로 이름에 ‘작은‘이 담겨버린 레서귀없는도마뱀이나 레서원숭이올빼미에게도 섬세한 친절이 필요했다
사랑에 이르는 단계가 있다면, 이 책은 딱 그 과정을 따라간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그다음엔 반복적인 관심과 신경 씀으로, 어느 순간 발견한 존재들의 신기함과 독특함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 그리움과 지속적인 관계를 꿈꾸게 되는 것!
또한 <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단지 작가의 메시지뿐만 아니라 번역 자체도 한 편의 예술이다
처음부터 한국어로 쓰인 것처럼 자연스럽고 섬세한 언어 감각 덕분에 독서 내내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해주는 듯한 번역자의 공감력도 이 책의 큰 미덕 중 하나였다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함께‘라는 감각을 되찾는 일,
이 책은 그 여정에 동행할 가장 따뜻하고 섬세한 안내서다
호기심에서 시작해 사랑으로 깊어지는 과정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이끌어준다
#협찬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