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 사과밭 문학 톡 13
강원희 지음 / 그린애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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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에 은박을 입힌 책, 어린이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

그림이 ‘그리움‘의 줄임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화가 이중섭의 그림이 ‘그리움의 투영‘이라는 걸 안 순간 밀려드는 슬픔에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중2 딸도 이중섭 화가라는 말에 흰 소와 복숭아를 언급하는데 저도 그뿐이었습니다

외국의 유명 화가들은 시대와 화풍을 외우는 것은 물론 그들의 삶이 하나의 역사가 되어 있는데 우리의 화가 이중섭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를 겪어낸 사람, 사랑하는 이와 아이들을 바다 건너 일본으로 떠나보내며 평생 그리움과 외로움 속에서 살아야 했던 아버지 이중섭 그리고 딱지가 앉아버린 상처 위에다 그림을 그려야 했던 화가 이중섭을 이해하고 위로하고 기억하기를 희망합니다



중섭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어 성격이나, 그림을 접하게 된 시기와 이유 그리고 우리나라 글자를 쓰는 것조차 자유로울 수 없었던 그 시절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글을 잃지 않으려면 그림으로라도 남겨 둬야 해. 언젠가는 우리글로 글을 쓰고 우리말로 말을 하는 시대가 올 거야˝ -p29-
(자신의 그림에 풀어쓰기 한글로 서명을 하게 된 이유가 담김)


‘소‘를 제대로 그리려면 소랑 뽀뽀하는 사람이라거나 소도둑놈이란 소리 정도는 들어야 되는가 봅니다
애정이 열정이 되어 그림이 되니까요





바다만큼 넓고 깊은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이었지만 그래서 바다만큼의 눈물과 거친 파도 같은 세월을 보낸듯해 두 번째 읽으면서 보는 결혼사진이 참 아팠습니다



저는 <어린이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을 읽으며 어느 부분에서 가장 많이 울었을까요?

화가 이중섭의 생애 동안 어쩌면 가장 오랫동안 머무르고 있는 기억이 아닐까 싶은 제주도 생활 내용입니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잡아먹은 게를 위해 그린 그림 속의 게는 이미 한가득이지만 자꾸 늘어만 나네요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엄마를 기다리던 그곳이 안식처이며 휴식 같은 시간이었으리라 짐작합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떠나보낸 항구가 있는 부산을 떠나지 못하고 판잣집 화실 속에서 그리움으로 그린 그림만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던 일본에서의 가족 상봉에 왜 저는 폭풍 같은 눈물을 흘렸던 걸까요?

제주도에서 아빠와 함께 게를 잡던 그 시절을 기억하는 아들이, 은박지 뭉치에 가득 그려진 그림이, 자전거를 사주겠노라고 했던 약속이 눈물이 됩니다


<어린이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은 이야기와 함께 그림 ᆞ편지 글이 있습니다
부정을 느낄 수 있는 편지글은 또 한 편의 이야기가 되어 많은 감동을 줍니다


길게 쓸 수 있는 종이 한 장의 여유가 없어 현해탄 너머에 있는 아내와 아들에게 짧은 사연과 긴 줄임으로 부쳐야 했던 그 맘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인생이란 뒤틀림 사이에 새어 나오는 빛과 그늘이 만들어낸 예술은 정말 잔인해서 아름답습니다



일제 강점기를 살았고 6.25를 겪었고 만남과 헤어짐 속에 이별을 했고 기다림 속에 절망을 견뎌냈습니다
그렇게 버티고 버틴 삶이 져버린 인생은 고작 사십이었습니다

40이라는 나이가 어떤 것인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전 이미 훌쩍 넘어 그 시간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위인전이나 일대기와는 사뭇 다른 인간미가 느껴지는 이야기와 강원희 선생님의 뛰어난 서정적 표현이 초등학생도 충분히 감동할 수 있는 내용이라 이번 여름방학 추천도서로 손꼽아봅니다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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