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내밀었다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7
허정윤 지음, 조원희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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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활자들을 모두 모으면 한 주먹이나 될까?
그럼에도 그 묵직함이 나로 하여금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하게 한다

간결하게 최대한 절제하며 쓴 글임에도 힘이 있는 건 글과 그림이 조화롭게 뒷받침하고 있는 이유이며 그것은 허정윤과 조원희 작가의 어우러짐이기도 하다

가장 쉬운 글로, 누구나 이해가 될 법한 그림으로 ‘난민‘이라는 두 음절이 가지고 있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고통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손을 내밀었다‘는 그런 그림책이다

남편이 한창 가지치기를 하고 있는 매실나무에 봄이 왔다고 한 가지를 챙겨왔다

지금까지는 매화나무로만 봤는지 꺾어온 나뭇가지는 날카로운 가시가 먼저 보였고 끝에 조심스레 매달려 있는 꽃은, 작은 방울 같았다

아이들도 사군자의 하나이며 그중에서도 으뜸이 아니냐고 제법 아는 체를 한다
맞다! 추운 겨울바람과. 또 얼마 전에 내린 눈 속에서도 힘들다는 내색 없이 저리 견뎌냈으니 말이다

그들에게도 이런 봄이 올까?
적어도 함께 달리던 엄마도, 아빠도 곁에 없는 지금보다 더 힘든 일은 없어야겠지 철조망의 날카로움이 절망이 아니라 희망으로 다시 피어날 수 있도록 하는 건 ‘봄‘을 아는 우리의 몫이리라

어디 책을 다 못 읽어서 글을 쓰지 못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쉽게 써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날 붙잡고 늘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막둥이와 함께 한 번 더 읽으려고 했는데 아이가 손사래를 친다

슬픈 이야기는 안 읽겠다고...

이미 책장을 넘기는 엄마 목소리의 떨림을 감지한 까닭이다

엄마도 뛰고 심지어는 개도 염소도 모두 살기 위해 뛰는 그 장면이 너무도 처절해서 감출 수가 없었다

전후세대로 불리며 우리의 조상들이 흘린 피를 밑천으로 삼아온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잔인한 현실이지 않는가?

몇몇 어른들의 그릇된 판단과 이기심이 공포가 되고 파란이 되어 사람들을 목 죄여 오고 이것은 고스란히 힘없는 어린아이들에게 옮겨간다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가?
단지 슬프고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지는 않는가!

아이를 안아주었다
더 이상은 이 세상에 정신을 차리는 순간 부모 형제가 제 곁에 없고 혼자 남는 아이들은 없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알고 또 생각하고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다고 알려주었다

저 아이에게도 매일 놀아주는 형이 있었으며 가끔은 맛있는 달걀 볶음밥을 만들어주던 누나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그리고 저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는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우리는 오늘 손을 내밀었는가?

한솔수북 서포터즈로 참여하여 무상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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