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학원에 다녀오는 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합니다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 즈음이면 항상 음식 냄새가 나겠지요서로 ‘오늘의 메뉴‘를 짐작하면서 실제 조리되고 있는 음식을 확인하는 순간이 제일 행복한 때가 아닐까요100만 독자를 사로잡은 소설이라, 음식을 다룬 일본 소설이라서 다른 책들을 후 순위로 보낸 채 읽어버린 책: 달팽이 식당책 속에 나오는 음식들을 생각하다 보면 할머니가 해주신 음식, 엄마의 목소리,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음식 생각에 가슴 벅찼던 소설 달팽이 식당과 함께 합니다이미 2008년에 발표된 오가와 이토의 첫 장편소설로 9개국에서 출간되었고, 영화로도 만들어진 밀리언 셀러입니다 재출간된 이유는 풍요 속에서도 결핍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본능적인 허기를 달래기 위한 음식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하고 싶은 맘이 아닐까싶네요음식은 생소한 것보다는 이미 맛있음을 알고 있는 음식을, 그 맛을 갱신한 음식으로 만날 때 최고인듯합니다(적어도 제 경우엔 그렇습니다)책을 단숨에 읽고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고 역시 쉬지 않고 읽고 나서 잠시 여운이 가신 뒤에 다시 처음부터 읽는 책의 맛과도 비슷합니다이야기 속으로~~인도인 남자친구의 뜬금없는 결별로 영혼까지 털린듯한 허탈함 속에서 할머니의 소중한 유품인 겨된장을 품에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링고는 일생일대의 각오를 하고 엄마에게 부탁을 한끝에 식당을 차리게 된다「가게 이름은 아무르로 할 거냐?‘달팽이‘는 어떨까?좋았어!!그 작은 공간을 책가방처럼 등에 메고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하루 한 팀만 예약을 받는 식당을 오픈하고 구마 씨의 석류 카레를 시작으로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찾아드는 식당 손님들과 메뉴들실제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을 보는 것도 맛보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활자에 의지해 느끼는 것이지만 읽는 이들의 상상력이 더해져 풍요로운 요리가 되어가는 걸 느낄 수 있다좌절과 체념 속에서, 때론 뭔가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만나게 되는 음식과 그 음식 앞에서 솔직해지는 사람들의 감정!!가끔 매일 반복되는 먹고 치우는 것이 비효율이라 생각되기도 하고,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달팽이 식당을 읽는 순간만은 가족의 배를 채우고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그리워하게 하는 ‘엄마‘의 역할에 행복했다음식만큼 한 나라의 문화를 대표하는 것도 없지요신기하리만큼 닮은 시골 풍경이나 다른 듯 비슷한 정서도 있지만 ‘일본 소설‘이라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도 충분히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 꼭 읽어보세요)굳이 링고의 음식에 빠져들 필요도, 소설 내용에 몰입이 잘 안된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우리에겐 누구에게 선보이기는 그렇지만 ‘나만의 필살기‘하나쯤은 장착하고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는다면 ‘달팽이 식당‘의 역할은 충분합니다출판사 제공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