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식 채소 나들이도감 - 우리 땅에 자라는 곡식과 채소 50종 세밀화로 그린 보리 산들바다 도감
임병국 외 그림, 김종현 글, 안완식 감수 / 보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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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가을이 겨울로 오그라들 때면 할머니 댁 처마끝에는 그해의 수확물들이 전시회를 열곤했다

제대로 딱딱해져 돌덩이인가 싶은 옥수수와, 마음처럼 잘 마르지 않는 게 안타까워 한 개씩 새끼줄에 엮어둔 붉디 붉은 고추

그리고 마루 한구석을 차리하고 있던 늙은 호박들! 개중엔 이미 속을 다주고 호박씨로 남아 한 낮 햇볕에서 더 통통해지고 있는 것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라 이런 모습들이 당연한 것이고 심심해보이기까지 했었다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런걸 보고 자라서 느낄 수 있고 추억할 수 있는 지금이 행복의 절정이라는걸 아주 늦게 알아챈듯해 잘 갈무리된 된 콩들이 튀듯 내 맘도 두근댄다

˝자세히 봐야 더 아름답다˝

실사로 찍어서 기록으로 남겨도 크게 문제될 것도 텍스트의 내용이 바뀔것도 없는데 왜 굳이 세밀화였을까??

화려하거나 이름난 꽃도 아니고 굳이 ‘예쁘다‘라는 칭찬을 하지 않아도 묵묵히 자라났던 우리 땅의 곡식과 채소들!! 이것들이 꽃보다 귀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자세히 들여다보고 오랫동안 살펴보고 담고 있는 색과 품고 있는 모양새를 그대로 옮기고자 애쓴 세밀화와 스치듯 지나가도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도록
갈무리해 적어놓은 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식탁에 올라오는 열매채소, 잎채소들을 찾아보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안다는 것의 즐거움과 배움의 기쁨도 만끽하게 된다

특히 할머니와 직접 텃밭을 가꿔본 경험이 있는 아이의 관심은 기대이상이었다
물론 할머니의 기억과 아이의 기억은 서로 다른 점이 많지만 ^^;;

˝엄마!! 100년 후엔
우리나라에선 사과를 볼 수 없을지도 몰라˝

자연훼손으로 복구가 힘들어지고 있는 생태계, 그중에서도 기후의 변화는 심상치 않다 평균 온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가을 대표과일인 사과가 사라질수도 있다니....

어디 곡식과 채소라고 다를까??
경제원리 속에서 경작지를 줄이고, 생산량을 줄여가는 것들이 하나 ᆞ둘인가 말이다

가졌다고 해서 영원히 우리의 것이 아니다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아낄줄 아는 마음이 함께할 때 우리의 터전인 자연 생태계는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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