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앞장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대변해줄 수 있다는건 정말 좋은 것이다

내 마음을 나보다 더 잘 표현해주는, 나도 모를 내 마음을 달래주는 그런 에세이에 목말라했을 80년대생들을 위한 가을 독서 맞춤 구성 도서 발간

예전에는 귀하게 얻은 자식일수록 흔한 이름으로 아명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죠

혹시나 그 ‘귀함‘을 눈치채고 귀신들이 해코지를 할까 염려한 탓이라는데요 이름이라는 것은 존재를 증명하는 시작이자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낀대세이는 출판사에서 책 제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퀴즈와 표지 선정까지 예비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시대적 공감이 중요한 내용이니까요

그렇지만 책을 읽기 전에는 살짝 걱정과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굳이 80년대생들의 어려움이고 문제일까?? ‘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책에 집중하게 되는 이유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정훈은 1984년생으로 방송국 PD와 드라마 작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생‘의 작가 팀 활동도 했었고요
그래서인지 글을 읽다 보면 패스트푸드의 단짠 조화와 바삭한 스낵의 맛이 느껴집니다

기억 장치 성능의 한계일까요 분명 기억 속에는 있는데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할만한 여유가 없어지는데요

낀대세이는 일종의 보조기억장치이자 카세트 겸용 CD플레이어인 셈입니다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나이를 가늠해 보는 질문으로 ‘국민학교 나오셨어요?‘가 있습니다 80년대생은 국민학교를 입학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세대라고 하네요
저도 초등학교라는 명칭이 입에 붙기까지 참 많이 어색했었는데 80년대생들은 오죽했을까요!
제가 졸업한 시골 초등학교는 언제부턴가 분교가 되었더니, 이젠 폐교가 되어 그 자취조차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항상 국민학교로 남아있는지도...
(p25 국민학교와 초등학교)

전 심마니와 한미르 계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름이 낯설다면 저랑 한참 나이 차이가 나나 봐요
모뎀을 이용했기에 전화가 자주 통화 중이었던 건 물론이고 게임이 주목적이 아니더라도 한 번씩 PC방에 가는 게 낯설지 않았죠
(p55 이메일)

끼어있음은 누군가의 사이에 있음이죠 의지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70년대와 90년대 사이에 있다는 건 행복이지요 아마도 ‘낀대‘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이나 그 시절을 추억하는 것은 80년대생으로 살아가는 행복의 또 다른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 속에 살아있는 할머니는 70이 넘은 나이에 감을 따면서 ‘딱 10년만 젊었으면‘이라는 소리를 자주 하셨는데요 이미 몸은 노쇠했음에도 소싯적 몇 접씩 땄던 그 기억을 놓치지 않으시더라고요

작가와 딱 10년 차이가 나요
그럼에도 보물섬과 아이큐점프를 공유하고 막연히 그날이 올까 싶었던 <2020원더키디>를 알고 있습니다

60년대와 80년대의 낀대로 살아가는 제가 쓰는 이야기도 어쩌면 또 다른 낀대세이겠지요
세월의 무상함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의 위치와 역할을 점검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 참 소중하네요
굳이 타임머신이 아니라도 1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데는 [낀대세이] 한 권으로 충분합니다

꼼꼼평가단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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