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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짓읍니다
박정윤 지음 / 책과강연 / 2020년 11월
평점 :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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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짓읍니다 책을 받고
작가가 누군인지 파악하고 나서 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혹시나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할까
나의 경우를
예로 들어가며 말이죠
한참 사춘기에,
입맛 짧은 아들이라
먹는 것에 예민하고 해서 나중에라도 어떤 기억이
추억으로 남아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컸기 때문입니다
충격받았어요!!
아들이 대뜸 한다는 소리가
‘나는 김밖에 생각 안 나겠다‘라고 하는 것이지 뭐예요!
무슨 소리인고 하니
제 입맛에 맞는 반찬이 없으면
거의 맨밥으로 먹는 게 안타까워 ‘김이라도 싸서 먹어라‘라고
자주 이야기했는데
그게 떠올랐나 봅니다
˝아! 무심한 놈˝
정말 아들은 아무짝에 쓸모가 없구나
이렇게 감성이 메말랐을 줄이야~~
그럼에도 밥 먹을 때마다
나는 김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순간 흠칫 놀라 다시 거둬들이길 여러 번이지만요
차례를 눈여겨 봐주세요
모든 음식의 맛이
함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제목들입니다
차례를 읽으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음식이나
에피소드는 없는지
잠시 생각해 주세요
(작가는 자신의 추억과 아이들을 위해 준비하는 밥 이야기를 썼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길
원하지 않을까요?)
밥을 짓읍니다 책에는
할머니가 많이 등장합니다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김밥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우리 할머니가 싸줬던
첫 김밥이 생각났습니다
나에게도 할머니가 있었다
이 한 문장을 적는데도
왈칵 울음이 쏟아지네요
이 세상에 요술램프가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할머니죠
겨울이 되면,
그때만 해도
날이 추워진 후에야
생선을 샀지,
그 이전엔 간고등어나 간갈치가 전부였거든요
명태를 사다가
무를 어서 썰기로 빚어 넣고
끓인 명태국은
정말 맛이 있었습니다
한 토막씩 국그릇에 담아 주고
남는 명태 대가리는
내 차지였지요
부엌 부뚜막 앞에 앉아
뼈를 발라 쪽쪽 소리 내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뿌듯하게 바라보곤 하셨었는데...
책을 읽는 동안
눈으로는 글을 읽고
머릿속은 주방과 냉장고를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내 마음을 느낍니다
내가 국민학교 시절,
그때는 제과점도 귀했고
밥 대신에 빵을 먹을 수 있는 시절도 아니었어요
그러나 한창 크는 나이에
푸성귀 반찬이 주를 이루는
밥상이 성에 찰리가 없지요
(변덕이 죽 끓던 시절이라^^;; 지금 우리 딸을 보면 그 시절이 이해도 됩니다 ㅎ)
단식투쟁
이유 없는 단식투쟁이
하루를 넘어가면
우리 할머니는
할아버지 막걸리로
빵 반죽을 시작했습니다
부뚜막 따뜻한 곳에 덮어둔 빵 반죽을 슬그머니 들여다보니 부풀어서 거죽이 갈라지며 보들보들 해진 모습이
할머니 배 같아서 한참을 만져보기도 했었어요
동부콩을 삶아 빵 반죽 위에 얹고 솔잎이 있을 땐 솔잎을, 아니면 대나무 잎을 밑에 깔았네요
장작불이 타들어가고
빵이 익어가면
막걸리 냄새와
솔잎 향이 어우러져
노르스름하게 익은 찐빵이
어찌나 맛이 좋던지
그 맛을 대체할 만한 게
아직 없습니다
배시시 웃으며 빵을 떼어
입에 넣는 날 보며
‘그 반죽이면 수제비가 몇 그릇인데‘라고 말씀하셨지만
절대 타박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밥은 먹고?‘이 질문에는
참 많은 말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제때 밥은 챙겨 먹고 있다면 별일 없이 무탈하다는 증거이고 아프지는 않으며
제 몸 돌볼 능력은
갖추어져간다는 뜻이 되지요
작가는 유방암을 이겨내고
여전히 삼 남매의 엄마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따뜻하게 지은 정성에
온기를 불어넣어
뱃속 깊은 곳까지도
뜨거움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애정의 밥 짓는 사람!!
맛있는 식재료가 있을 때
함께하지 못하는
자식이 있음이 안타깝고
엄마가 한 음식이 최고라며
맛있게 먹어주는 자식이 있어서 행복한, 가족을 위해 밥을 짓는 엄마입니다
나는
사랑하는 나의 가족에게
진심 이런 마음으로 밥을 짓고 있던가?
하루하루 연명하기 위한 습관성이고
그마저도 가끔은
남의 손을 빌려
배를 채우려 하는
꼼수만 부린 것은 아닌가
반성하고 또 반성하게
됩니다
물론 밥을 짓읍니다는
자책하라고 쓴 책은 아니겠지요^^
허기를 달래고
외로움을 추스르며
내일을 살아가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엄마의 손맛을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을 때
열심히 하자라는
격려와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저에게
너무나 많은 선물 같은 추억을
남기신 우리 할머니를 생각하며
누구의 엄마로, 아내로
힘이 되는 밥을 짓는
밥 마스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