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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탐정 마환 - 평생도의 비밀
양시명 지음 / 몽실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부모와 자식간의 정은 세상의 어떤 인연보다고 깊고 질긴 것이겠지요
모성은 열 달 품어서 세상에 내놓은 일부로, 부성은 내 대를 이어갈 분신으로서 자식의 의미는 특별합니다
자식의 위치에 있을땐 자식은 소유물이 아니다, 낳았으니 먹이고 입히는건 부모의 도리라 쫑알대기도 했겠지만 위로는 부모님을 아래로는 세 명의 자식을 둔 어미로써 생각이 깊어집니다
전편이 있었던지라 먼저 읽고 ‘바리스타 탐정 마환‘을 읽어야 하는 생각을 해서 구입을 하고도 며칠동안 묻어두었는데, 재미있다고 하니 더 궁금해져 읽지 않을 수가 없네요
대단한 트릭과 사건의 전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외국 추리소설의 스릴넘치고 퍼즐맞추기식의 전개를 좋아하신다면 심심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국의 정서가 담겨있고 신분제도라는 잠금장치가 있으며 애끓는 아버지의 사랑이 녹아있는 소설입니다
제 자식 예쁘다고 드러내놓는 것 조차 흉이되고 손타는 일이 되던 시절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하고 싶지않으면서도 그 경계를 허무는 일이 자식의 목숨을 잃게 하는 일임을 뼈에 사무치게 알아버린 노비 아비의 선택은 책을 읽는 동안 전율이 흐릅니다
백정 아비여서 아들에게 해줄 수 없었던 모든것을 아들이 떠나버린 다음에라도 주고싶었던 것은 평생도입니다
높은 벼슬을 지낸 양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그림이 평생도인데 언감생심 노비의 자식에게 평생도라니,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과 아비를 떠날 수 밖에 없게 한 세상에 대한 한풀이를 평생도에 담게 합니다
도화서 화원의 시기와 질투를 사게 한 그림은 주인이 노비라는걸 알기라도 하듯 열 두 폭 병풍이 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지는 비운 속에서 세월을 먹고 잠이 들었네요
이런 사연을 품은 평생도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바리스타탐정 마환에게 사건의 의뢰가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커피유령 할과 바리스타 탐정 마환의 캐미와, 평생도에 아들을 사랑하는 아비의 마음과 자식에 대한 애절함을 담으려고 했던 말복의 생애가 추리소설에서는 느끼기 힘든 감정의 무게가 있습니다
돌잡이며 상여가 나가는 장면등 평생도에 대한 그림의 설명과 묘사가 곳곳에 나오는데 그림에 일가견이 있다면 실제로 표현해보고 싶은 마음마저 들게합니다
이제 제법 아침·저녁으로는 시원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록 환이 만들어준 고수레커피는 아니더라도 취향에 맞는 커피 한잔과 함께 바리스타탐정 마환을 마주하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