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실수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당신의 떡볶이로부터」책을 펼치다니... 편의점 즉석 떡볶이라도 옆에 뒀어야 했는데...아는 맛에다 상상까지 증폭되니 책장을 넘길 때마다 매콤하면서 달큰한, 떡볶이들이 온몸으로 사수한 국물들이 쫄아들어 살짝 짠 듯 진한 맛이 넘실거린다속도가 빨라지고 침샘의 활동은 더 빈번해지면서 ‘내일은 꼭 먹고 말리라‘라고 새겨 넣는다떡볶이를 주인공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만들어졌을까 궁금했는데 역시 소울푸드 떡볶이답게 다양하면서도 화려한, 우아한 듯 섬뜩한 매운맛을 담고 있었다 「컵 떡볶이의 비밀-김동식」을 읽고 작가의 나이를 살폈다 85년생이면 도시에서 자랐다면 학교나 학원가 주변에 한두 개쯤의 단골 가게가 있었으리라 오가는 자투리 틈에 옹기종기 모여 컵 떡볶이를 사서 최대한 오랫동안 입에 물고 음미하는 그 맛 미처 입가에 묻은 흔적을 처리하지 못하고 뒤늦게서야 슬쩍 훔치며 마무리하던 그 맛을 나도 알고 있다간접적이지만 ...강사 시절 저녁시간이 되면 회오리가 되어 올라오던 그 국물 맛옆 건물 1층이 떡볶이 및 기타 잡다한 튀김류를 팔던 분식집이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 들어오기 전에 늘 경건한 마음으로 의식을 치르듯 컵을 받아들고 연신 이쑤시개로 떡볶이 등을 찔러대던 그 모습을 보노라면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마저 느끼곤 했다하나씩 줄어드는 떡볶이의 갯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마음과 자신의 떡볶이만 작게 주는 걸 알았을 때의 배신감에도 차마 떨치고 일어설 수 없었던 그 시절의 아이 마음이 너무나도 잘 녹아있어 나도 20년 전의 기억을 소환할 수 있었다「당신과 김말이를 중심으로-김민섭」는 또 어떠한가!!교수 임용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려가지만 가까워졌다고 생각할수록 신기루 같기만 한 그 무엇이 이들의 젊음을 삭게 만든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메뉴 하나 자신 있게 선택하지 못하는 그 틈바구니에서 버티고 살아남으려 애쓰지만 꾸역 꾸역 밀어 넣은 매운 떡볶이와 눈치 없이 흘러간 시간만이 있을 뿐떡볶이를 의인화시켜 바라본 「쫄깃쫄깃 탱탱의 모험-김설아」은 만화를 보는 느낌이라 신선했고 「유라TV-김의경」는 먹방이 상업적이다 못해 맛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드는 가학적이고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현실을 일깨워주는 내용이라 좋았다 떡볶이는 아무 죄도 없는데 말이다「좀비와 떡볶이-정명섭」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역시 작가는 대단한 직업이다비록 직업 평균 연봉 순위 밑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좋아서 할 수 있는 일중에선 베스트에 들어갈 것이다떡볶이라는 것이 사라져 버리고 좀비와 인간이 서로의 생존을 위해 울타리를 치고 살아야 했던 시절노인의 기억 속에 있는 떡볶이라는 것이 발화점이 되어 벌어지는 사건들 간절히 원하고 바라면 또 그것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면 이룰 수 있는 것일까(그랬으면 좋겠는데)「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떡볶이-조영주」 흔히 맛있는 떡볶이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미사여구가 아닌가 이걸 제목으로 쓴 소설은 어떤 내용일까맛집 소개나 달인을 찾는 프로그램에 심심찮게 나오는 것이 떡볶이집이다 정말 저렇게 할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특별한 것, 희귀한 것, 새로운 것이 들어가는 걸 보여준다 내가 만드는 떡볶이와는 차원이 다른 ㅋ그러나 아직 그런 떡볶이들을 맛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맛을 볼 수 있었다반복해서 두 번이나 읽은 건 안 비밀위로의 떡볶이든 분노의 떡볶이든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연중무휴로 만날 수 있는 떡볶이 책을 한 권 품고 있는 것만으로도 흡족하고 든든해지는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책에서도 향기를 나게 할 수 있다면 대박일텐데~~(캔비의 희망사항)떡볶이의, 떡볶이에, 떡볶이를 위한 소설의 탄생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