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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출간 전부터 들뜨게 했고, 책 소개 글로만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없어 조바심 나게 했던 책
왜 가제가 「안과 밖」이었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 제목의 에세이가 됐는지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마음이 따뜻해진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잘 짜인 글자들이 무너지지 않게 조심스레 열어봅니다
📌 읽기와 쓰기의 삶에 대한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스러운 일기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에세이
📌30여 년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소설가로서 세련된 문체와 섬세한 심리묘사로
‘감성 작가‘의 면모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쓰기, 읽기 그리고 그 주변으로 나눈 총 세 개의 챕터로 나누어졌는데 작가 본인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고 문학을 대면하며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마치 밖에서만 만나던 사람을 오랜 시간 뒤에야 허물없이 집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만났을 때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약간은 들떠서 수다스럽게, 때론 빗소리와 함께 듣는 나지막한 목소리의 옛날이야기처럼 읽는 재미가 있고 그동안 써온 소설들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 비밀 :p19~29
잡동사니가 쓸데없는 물건이 아니고 저마다 추억과 함께 하는 것이라 쉽게 버리지 못하고 오랫동안 함께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애정과 뚜껑이 빨간 학 종이를 붙인 상자에 담긴 지우개 이야기가
처음엔 소설가의 필수품으로 함께 한 내용이었는데 한 편의 동화가 되어버린 걸 보고는 통통통 상자를 빠져나와 바깥세상으로 모험을 떠나는 지우개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문방구에 들릴 때마다 예쁜 지우개나 특이한 모양의 지우개를 사는데, 막상 사용하려고 보면 항상 없는 우리 집 지우개들도 모두 이런 식으로 탈출을 감행한걸까?)
🖋 빵 (p33~36)
작가와 은근 공통점이 많네라고 생각하며 절로 흐뭇해지는 내용이라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주로 빵을 먹으면서...
밥은 이 주일에 한 번 정도 먹는다는데 일주일에 두 번 정도의 횟수라면 무시 못 할 빵에 대한 애정이다 따뜻할 때 먹어야 좋은 바게트 빵, 토스트, 호밀빵 등 여러 가지가 등장하는데 아마도 하루 종일 빵이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듯한 기세였다
많이 인용도 되고 이젠 내용이 내 머릿속에 온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글도 있다
🖋투명한 상자, 혼자서 하는 모험(p52~54)
자신이 쓴 글자만큼의 구멍이 뚫려 안과 밖을 이어주는 통로가 된다는
표현과 투명한 상자가 된 머릿속에 글을 쓰는 순간 모든 것이 채워지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내용은 읽어도 읽어도 신비롭기만 하다
정말 계속해서 머물고 싶고, 머물다 보면 그 속에서 살고 싶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이들의 간식 타령에 저도 ‘엄마‘와 ‘간식‘이라는 글자를 뚫어 틈을 비집고 밖으로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