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을 빌어 이번에 출간된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을 정의하자면 시로는 못 담은 말, 소설로도 다 못한 이야기를 산문이라는 그릇에 담아지난 사 오년간 여기저기에 기고한 글들과 SNS에 올린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이미 최영미 시인의 팬이라면 그동안 흩어져있던 글들이 소복하게 담겨진 에세이라서, 나처럼 아는게 없는 평범한 독자에겐 시인의 꾸밈없는 글들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라 더없이 좋을뿐이다비록 그녀의 생활이 근로장려금-연간 소득 1,300만원 미만이며 기타 조건에 맞을 때 받을 수 있는- 으로 위안을 받고 이것이 협박아닌 협박이 되어 3년 전 발행한 책의 인세를 받는 계기가 되었더라도 멋지고 당당하다‘왜 시인이 되었나?‘ 뼈아픈 후회를 한 적이 많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를 읽으며 뜨거워지는것, 그 뜨거움을 남에게도 전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 시인이 아니었을까싶다1992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긴 세월을 다양한 내용의 소설과 시집을 발표했다 그리고 타이틀이자 꼬리표로 함께한 운동권과 미투(me too)의 작가가 바로 최영미이다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동안 잘 모르고 살았던 시간들이 아쉽고 못내 미안하고 지금이라도 알게돼서 고맙고 행복했던 책읽기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이 책은 9년만에 낸 산문집이라는 설명처럼 꽤 오랜기간동안 작가와 독자의 연결고리가 부실했고 그 기간동안 SNS라는 신문물을 접하고 소통의 길을 텃음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자주 나온다초등학생도 능숙하게 하는 것을, 입문자로서 조금은 낯설어하고 신기해하고 대견해하는 모습들이 글 속에 잘 표현되어있어 강하고 단단한 이미지로 담겨있던 프로필이 동네 언니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책상에 앉지 않아도, 노트북을 펼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손가락만 움직이면 쉽게 ‘글‘이 된다는게 좋았다맞춤법과 띄어쓰기가 틀려도 야단칠 사람없고」p6ㅆ받침 이라는 제목의 글도 페이스북을 하게 되면서 새롭게 경험하게된 에피소드다 읽으면서 입가에 웃음이, 누구나 한번쯤은 직ㆍ간접적으로 경험이 있을 내용이라 퍽 공감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했다˝아! 시인에게는 이런 것도 글이 되는구나˝ (p30~31) 어디 이런 내용만 있었을까?그녀의 젊은 시절을 대변하는 80년대의 대학시절과 민주화운동이 있었고 당사자였기에,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에 이야기해야 했고 밝혀야했던 그 때의 상황과 불편한 진실에 대한 내용도 언급된다 지금 ‘코로나‘라는 이슈가 온 세상을 점령하는듯 보이지만 언젠가 잠잠해지고 나면 사람들의 경각심은 무뎌지고 잊혀져가는 것 처럼 아직 해결되지도 않은 미완의 사회적 쟁점이지만 더이상 부각되지 못하고 주저앉고 있는 상황에서 되짚어 본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최선을 다하는 삶보다 차선을 다하는 삶이 더 어렵다고 말하는 그녀타협하지 않으면 하루도 살 수 없다고...현실에서는 타협하면서도 망가지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p109)˝촛불은 바람 불면 꺼져요˝˝예! 그래서 LED 촛불로 준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