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사진이 영화속 한장면처럼 담겨 보는 이로 하여금 빨려들게 하는 힘이 있는 표지입니다


어쩌면 우린 이미 슈가맨의 시간여행자 양준일에게 빠져들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더 그러한지도 모릅니다

˝뭐, 잠깐의 인기에 편승해 후다닥 쓴 그저 그런 장난같은 책이겠지˝

아주 잠시라도 이런 생각을 하지않았다면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제 마음을,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어요‘ 라고 말하는듯한 표정에 그냥 기가 죽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저와 이 책의 첫만남입니다



암호라는 단어와 ‘MAYBE‘ 라고 나즈막히 말하는 목소리에 문득 떠오르는게 있었는데 , 바로 페트릭스웨이지 주연의 「사랑과 영혼」입니다
한국판 제목(원제:Ghost)을 잘 지은 올바른 예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당시 골목 골목 리어카 음반상을 점령하기도 했었답니다(Oh! my love~~로 시작되던 노래가 귓가에... 그리고 잊지못할 도자기물레질)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그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 아닌 비밀 그리고 암호
‘Ditto‘는 명대사이자 당시 유행어가 되기도 했었지요

[MAYBE_너와 나의 암호말]은
제가 생각하고 있던 의미와 상징을 전혀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어머‘, ‘오호!!‘를 연발하게 했습니다



요즘처럼 달변가가 많은 세상속에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전혀 엉뚱하지 않은 설명과 표현으로 여태까지 품고 있던 생각을 엎어버리는, 소리없는 울림이고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책 서두에 보면 연대기가 나오는데, 잠깐이지만 ‘어, 이거 재미있겠는데!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게했습니다 조금 더 먼 훗날에 말이지요



이 책은 포토에세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국의 화려한 경관이나
딱히 눈여겨볼 ‘꺼리‘ 도 안되는 사진들로 가득하지 않습니다

양준일의 모습에 충실했고, 웃는듯 미소짓는 그의 얼굴에 집중했으며 그의 몸짓을 패션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자문자답 형태의 단어들을 그의 방식으로 하나씩 풀어놓은 내용은 빨강과 노랑의 중간색이지만 주황색이라는 자신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잃지 않는그것과 닮아 있습니다


제가 가장 집중해 읽은 부분은 역시나 #암호 입니다

「가나다라마바사」 는 실제 사용했던 암호이기도 1집 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가사로 썻다고 하네요


˝암호라는 단어를쓰는 걸 좋아한다
모든 사람은 암호로 대화를 한다고 믿으니까˝ 본문p76

가장 가까운사람의 암호가 때론
가장 해독하기 어렵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그걸 매일 내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본문 p86


얼마나 멋진 정의인가요!!
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주 다투는지, 헤어지는지 알 수 있지않나요 ㅎㅎ
저도 한때 의문을 가졌던 부분이라 격공!!


˝ 어릴 적 꿈은 스파이더맨
슈퍼맨이 될 수 없다는걸
그때도 알고 있었다

거미에 잘 물리기만 하면
스파이더맨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본문 p126





지극히 현실적이지요! 부유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지만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아닌 생존을 위한 위해 치열하게 싸워온 그가 ‘MAYBE‘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재치있는 감각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HISTORY가 MEMORY가 된 것 처럼
MAYBE가 MAGIC이 되고 MIRACLE이 될 수 있기를 ...


날 좋은 어느날! 마스크없이 꽃그늘 아래서 읽고 싶어지는 책,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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