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가게 라임 어린이 문학 29
김선정 지음, 유경화 그림 / 라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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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농부가 고생해서 지은 쌀을 함부로 하다니...˝

˝먹는 음식 남기면 벌받는다 지옥가는거야 그러다--˝

˝내가 어릴땐 이런것도 없어서 못먹었는데 말이지.... ˝

이 정도의 레파토리는 달고 살았다 잔소리 수준이 아니라 거의 녹음기 수준이었다 뭐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감사해하던 시절이었다

세상이 바뀌었다
요즘 엄마세대와 자식세대의 차이중에 제일 큰것이 ‘음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영양성분은 물론이고 트렌스지방이니 설탕의 성분을 따지고 얼마나 깨끗한 재료로 어떤 공정을 거쳐서 생산되는지에 신경을 쓰는 시대이다 그도그럴것이 현재의 병들은 못먹어서 생기는 병보다는 영양의 불균형 그리고 과한 공급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어른들의 경우 성인병이고 아이들의 경우 환경질환인 아토피등의 알러지성 질환이다

동화들도 변화하고 있다. 로봇과 함께 사는 세상을 다룬다거나 오염된 세상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는 머나먼 공상과학영화같던 이야기들이 아이들의 동화소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시대적 변화를 바탕으로 이 동화도
쓰여졌다

주인공인 환이의 마음이 너무도 이해가 간다 어른들도 술,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토피가 심해서 고생하는 아이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보았기때문에 그것이 라면이나 인스턴트식품을 참는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있다.

세상일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좋으련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집에서 강하게 재제를 하는 아이들의 경우 바깥 노출된 환경에서 더 자제력을 잃기 쉽기때문이다

하지말라고 하면 왜 하지말라고하는지 더 알고싶고 직접 해답을 찾고싶은것이 사람의 호기심이고, 때론 그런 호기심이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한다

아이가 라면의 유혹에 빠지는건 아주 당연했다 그러나 구석에 앉아 티비를 보면서 묵묵히 라면만을 먹던 소녀를 만난건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라면 맛있어??˝
˝아니, 맛없어....˝

이 맛난 라면이 맛이 없다는 것도 이상하고, 맛없는 라면을 억지로 먹고 있는 이상한 소녀의 정체는 뭘까??

내 아이는 내가 열 달을 품고, 나와 동거동록하며 눈물과 땀의 범벅으로 키워낸 생명이다 그러나 내가 나의 아이를 안다고는 할 수 없다 나는 그 아이가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해나가길 원했고 잘 성장하고 있는데 엄마니까 엄마의 생각대로 할 수 있다는 착각은 버려야했다 무엇이 부족했을까??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기에 더 진실된 대화가 필요했다

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는걸까??
˝아주 가끔은 라면 조금 먹어도 되지 않나요?? ˝
˝엄마, 매일 라면보다는 식은 밥에 김치라도 밥을 먹을래요˝

엄마라서 미처 모를 수도 있었던 마음의 생각을 대화로 풀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의 마음을 헤치는 건 인스턴트음식이나 불량식품이 아니라 단절된 마음에서 싹튼다는 걸 이 책은 알려주고있다

세상에 없는 가게라서 더 환이의 눈에 보인 라면가게가 내 눈엔 무엇으로 보일지 더 궁금해지는건 뭘까??
뭘로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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