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 이근아 그림 충전 에세이
이근아 지음 / 명진서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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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초록색 표지가 무작정 마음에 들어, 그림공부를 한 작가라니 얼마나 멋진 그림과 글로 날 현혹시킬까 설레는 맘으로 책을 펼쳤는데 그 기대는 채 1분도 되지 않아 깨져야만 했다



그녀가 세번째 이사를 한 집 마저도 재건축 예정 아파트였음에 절망했던것처럼 (?)



어느 누군가는 배부른 투정아니냐고, 그보다 못한 상황에서도 더 긍정적으로 밝게 살아가는 이웃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고 말할지도 몰라



맞는 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꽃이라고 다 같은건 아니다

일년생도 있고 다년생도 있으며 봄에 피는 꽃, 가을에 피는 꽃 얼마나 제각각인가.. 가을꽃을 보고 봄에 꽃이 피지 않는다고 타박을 한다면 어쩌한단말인가---



나보다 네살이 작다!

나보다 많은걸 배웠고 더 훌륭한 재능이 있고 아직 부모님이 계신다 부럽다

그러나 우리의 고민과 해결되지 않는 걱정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마흔 언저리 그 나이는 희망이 보일것 같았던 그 길이 아주 까마득한 먼 길임을 확인하는 위치라 그런듯싶다



자아실현을 위한 직장생활이기보다는 남편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경제적 자립을 위한 돈벌이 였고 뜻하지 않은 실직과 새로운 직장에서의 적응을 위해 들쭉날쭉한 출ㆍ퇴근으로 인해 아이들의 양육은 엄마몫이었다



그래, 아이들은 엄마가 키우는거지 적어도 지방에 사는 내 나이 또래의 엄마들은 크게 반기를 들만큼의 문제의식은 없었다

나는, 잦은 입원으로 병원에서 한 아이는 들춰업고 또 한 아이는 걸려 링거줄이 걸릴까 피가 엉겨 새로 주사를 놔야하는 일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다가

문득 한밤중에 병원 편의점앞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 젊은 부부를 발견하곤 그게 한없이 부러워 부러워 한참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한참 뒤에, 그 이야기를 했다가 그 시간에도 밖에서 일을 하는 남편도 있는데 모자란 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너무나 호되게 야단을 해 아- 며느리란 존재는 자유의지를 가져도, 옳고 그름을 판단해도 안되는 존재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나는 아슬아슬하게 남은 휴대전화의 배터리를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수신하기 위해 잠시 꺼두는 방법을 선택해 그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지금의 나로 잘 살고있다



이 글의 주인공이자 작가 이근아도 마찬가지이다 마치 하룻밤의 이야기인것처럼 폭풍처럼 써내려간 글

너무나 생생해서 내 글인것처렁 심각하게 감정이입이되고 글이 끝나자 영화가 끝나고 자리를 털고 일어선것처럼 개운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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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이것뿐이냐고 물으면

지금은 그렇다고 말한다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고 큰소리치지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심장소리가 좋다

죽은듯 느껴지지 않던 박동이다




본문중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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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산에 올라앉은 세명의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은 마냥 예쁘기만 한것이 아니라 각오에 찬, 다소 비장함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p241 찰스 커트니 커란 -언덕 위에서)



저 모습으로 바위산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힘든 과정이 있었으랴 쉴새없이 흐르는 땀은 물론이요 걸리적거리는 드레스자락에 목마름, 어디선가 튀어나올지도 모르는 짐승들!!

그러나 그녀들은 마침내 해냈고 그것을 표정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오늘도 고전분투하고 있을 또다른 이근아와 나의 닮음꼴들

그때 그때 힘들고, 그런 상황들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잊지말자

잘하고 있다 충분히!!



새로운 돌파구와 분출구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고 보이지 않을땐 우선멈춤으로 집중해보자 먼저 탈출에 성공한 캔비캔두가 응원하고 있음을 잊지말자~~!!



깔끔하고 간결한 문체로 자신의 속마음을 이렇게 표한할 수 있다는게

대단하고 대단해 다음 작품은 그녀의 그림과 글을 함께 만날 수 있기를 팬의 입장에서 간절히 빌어본다



감정과 데칼코마니처럼 맞아떨어지는 그림들을 골라 선보여주는 그녀의 전문성과 섬세함이 이 세상에서 빛을 볼 수 있게 우리 모두 응원해요!!



오늘 내 마음은 당신의 글로 충전이 완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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