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답게 산다는 것 - 다산 정약용이 생각한 인간의 도리, 그리고 법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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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들은 어려서부터 머리가 희어질 때까지 시나 부를 지을 뿐이므로 갑자기 목민관이 되면 손쓸 바를 모르고 감당을 하지 못해 하급관리에게 맡기는 경우가 허다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가에 공부를 하면서 권한을 잘못 집행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당부와 함께 책 이름을 ‘흠흠‘이라 지은 이유는 ‘삼가고 삼가는‘ 일이야말로 형벌을 다스리는 근본이기 때문이라고 서문에 적고 있다

법치국가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법을 적용하고 집행하는 일에 있어 기준이 모호하고 목민관의 자율적 판단에 의존하는 일이 빈번하다면 백성들의 원망을 살것은 뻔한 이치이고 이런 문제점을 바로잡는데 힘을 쏟은 시대가 영ㆍ정조시대이며 18세기 실학이 성행했던 시기였다

그동안 정약용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목민관의 자세나 수원 화성 건축 그리고 귀양시절에도 끊임없는 연구로 학문을 놓지 않았다는 정도였을뿐 법에 관하여 심도있게 다뤄진 부분은 부족했던 듯하다

이 책에는 알짜배기 정보로 들어가기전에와 알아두기편이 있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곤장의 종류가 무려 다섯가지나 된다는것, 치도곤도 곤장의 한종류라는 사실, 법률서도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않는 경우가 허다해 정조시대에 많은 법률서가 편찬되기도 했다고한다


실제 판결관으로 참여했을때, 유배시절 향촌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수집한 내용등 다양한 사례들을 싣고 있는데 이 내용들을 살펴보면 조선시대의 신분과 남녀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적ㆍ서의 구별에 의한 차별, 남편과 아내가 살인자가 되었을 경우나 같은 죄를 지었을 경우에도 죄의 경중에 차가 커 남녀차별의 벽은 현재의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 임을 알 수 있었다

최고의 정치를 펼치고 싶은 의지가 강했던 정조의 덕치주의ㆍ온정주의적인 내용이 곳곳에 담겨있고 이런 마음을 잘 읽은 정약용의 헤아림이 있었다


늘 되풀이되는 국회사태나 정치 관련 뉴스를 볼때마다 법이 있음에도 탈법과 불법이 만연하고 법위에 법이 존재하는 세상이 있는 듯한 망연자실!!

˝악법도 법이다‘라고 외쳤던 소크라테스의 말이 메아리처럼 울리는 것은 나에게만 들리는것일까??

사건의 판결에 대해 정조와 다산의 의견을 요약해서 잘 정리하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건이 지금 벌어진 사건이라면 현재의 법률로는 어떻게 판결이 내려질까???

팔방미인 다재다능 정약용!!
정조시대의 뛰어난 파트너였으며 자신을 발탁한 정조를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정약용의 노고가 후손들에게도 널리널리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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