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혹등고래가 산다 키큰하늘 2
이혜령 지음, 전명진 그림 / 잇츠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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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개비를 친구삼아 유유히 향해하는 혹등고래는 크기를 알 수 없는 슬픔과 무게를 잴 수 없는 희망의 무게로 빠르지않게 바다를 가르며 저만의 속도로 앞으로 전진해갑니다 오늘도.

도근이의 11살은 할머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열심히 잠수연습을 하며 아빠를 기다리는 생활입니다

저의 11살도 할머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학교를 갔지만 기다릴 아빠는 없습니다 11살의 봄은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난 해라, 시작부터 비교가 되는 내용이지요

잠수는 커녕 물장구도 제대로 할 줄 모르지만 도근이와 동질감을 느끼게 된데에는 커피믹스 휘휘 저어 한대접 마시고 나면 힘이 난다던 할머니, 그래요 문지르기만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던 요술램프 할머니가 계시고, 처음 맛본 츄파츕스 맛을 새금발짝 달보드레라고 표현해주던 할머니의 모습과 도근이가 할머니의 손에 쥐어준 청포도사탕이 자꾸만 오버랩되어 눈에 맺힌 눈물만큼이나 커져갑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사춘기가 시작되던 그 날로 돌아간 것 처럼.
도근이가 아파할 그 마음의 상처가 어떤것인지, 얼마나 오랫동안 힘들고 슬프게 할 것인지 알기에 그랬고, 지금은 내 아이들이 도근이 또래라는 사실에, 또 제가 이젠 부모라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다 생각하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12살 생일이 되면 아빠가 향해를 마치고 돌아올 것이라는 약속은 보란듯이 손가락 두개는 쑥 들어갈 정도로 큰 축구화와 편지 한장으로 돌아왔고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할머니의 죽음과 함께 갑작스런 아빠의 등장은 그동안 도근이가 꿈꿔온 모든 것을 송수리채 무너뜨리는 절망이지만 도근이는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친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근이 또래, 그리고 저의 11살 그때도 학교와 친구는 갑작스럽게 변한 상황에서 벗어나 그나마 안전하게 온전하게 숨쉴 수 있는 안식처였으며,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 주는 이들이 있었지요 물론 모든 이들이 그런건 아닙니다만 언제나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찬영이가 도근이의 슬픔을 함께 아파하고 걱정해줄때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요즘 아이들이 경쟁에서 조금은 벗어나 우정을 쌓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시간들이 학교생활내에서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긴 시간을 숨을 참으며 넓은 바다를 유유히 가르는 혹등고래도 새끼고래를 지키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해야 하는 시간도 있고, 오랜 시간을 굶주리며 인내하는 시간도 있습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기에 버틸 수가 있는 것이겠지요

지금 도근이에게 닥친 현실은 깜깜한 암흑같겠지만 아마도 곧 동이 틀 때라는 신호일겁니다!!

가끔 여행을 가다보면 벽화가 그려진 마을 풍경을 보게 됩니다. 다양한 그림들이 보는 사람들에게 뭔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는듯해 발걸음을 멈추고 보게되지요

이 동화를 쓴 작가는 바닷가 마을 담벼락에서 잘 마르고 있는 운동화를 보며, 운동화 주인을 떠올리다가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어느날 문득 마음속에 품고 있던 혹등고래를 발견하게 되는 날
새로운 멋진 경험을 하게될 지도 모릅니다. 미래는 꿈꾸는 사람의 것이라는 말, 진짜 멋진 말이지요!!!
이 세상의 도근이와 찬영이에게 힘찬 미래의 박수를 보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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