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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7일 전쟁 카르페디엠 27
소다 오사무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우리들의 7일 전쟁 - 왠지 모를 이 기분, 시원하다~~~


* 제목 : 우리들의 7일 전쟁
* 저 : 소다 오사무
* 역 : 고향옥
* 출판사 : 양철북




대학 1학년 어느 화창한 봄날이 기억납니다.
참고로 전 이과를 공대를 들어갔어요. 과 특성상 남학생 수위가 9:1이었죠. 저희 반은 더했다는^^;;
그래서 학교 다닐때 당구장, PC방 등을 참 많이 갔었습니다^^;;
어느 날인가도 강의 도중 중간에 시간도 남고 해서 점심 먹고 당구 한게임 치러 당구장에 있었어요.
그런데!!!!
당구장 창문으로 들어오는 매캐한 연기가~~~
바로 데모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당구장에서 학교 정문까진 약 30~50m 거리~~
정말.. 생애 처음 맡아보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 콧물이 나오더군요.. -.-
사실 학교에서 몇번 일어났었던거 같은데요.
실제로는 처음 봤습니다. 교실로 가면서 흘깃 보는데 그 사이 보이던 몇몇 익숙했던 얼굴들이 기억나네요.
저 입학하기 전엔 많이 활동했었는데 저 때 이후로는 안 일어났던거 같아요.
이 책을 보는데 14년 전 그 당시 기억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 매운 냄새까지도요~~~


이 책은 우리 나라가 아닌 일본이 배경입니다.
전공투, 해방구.. 처음 접했습니다.
(전공투 : 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 의 줄임말)
하지만 용어는 익숙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충분히 공감할만 하더군요.
왜 이 책이 일본에서 100만부 이상 팔렸고, 무려 20년 전에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찬사를 받는지..
읽어보시면 아마도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여겨집니다.
저또한 완전히 공감 그 자체니까요..





배경은 일본, 주인공들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
1학기 종업식을 마치고 가족 여행을 가기로 한 에이지 가족..
그런데 약속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 아들을 찾아 나선 엄마 시노는 커다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바로 아이들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것도 같은 반 아이들 남학생 전체가요.
어디 단체로 놀러간 것인지, 유괴를 당한 것인지 걱정하는 부모들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은 특정한 장소에 모여있었습니다.
전공투 세대에서 적극적으로 가담했었던 도루의 부모님, 도루는 자라면서 자연스레 그들이 대화에서 많은 것을 듣고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도루는 에이지를 시작으로 해선 반 아이들과 함께 7일간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그들의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사회, 결국 그들을 억압하고 있는 것들에서 해방되기 위해서 작은 전쟁을 시작하죠.
그 일은 커져서 방송국에도 나고, 실제 반 학생인 나오키의 유괴 사건과도 연결되는 형국이 됩니다.
그들의 전쟁은 과연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났을까요?


<page 117  겐지와 에이지의 대화 中
"그런데 너, 공부 안하고 이런 짓 해도 돼?"
"나 말이야, 다른 앧르이 보기에 밥맛없는 애였을 거야.
그런데 너는 나를 끼워줬어. 정말 기분 좋더라."
.........
"다 같이 하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어.
공부 벌레처럼 공부만 하면 도쿄대에 들어갈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난 아마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거야.">


따뜻한 집을 떠나, 부모님을 떠나 무섭고 익숙하지 않는 곳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13~14살 아이들에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큰 사건을 일으킨 이유는 각자 다 있었습니다.
- 나오키의 부모는 의사지만, 나오키는 아버지를 싫어합니다. 낙태로 돈을 벌어 다른 여자들에게 씁니다.
- 구미코는 여자 일진이지만요. 그건 바로 아버지에 대한 반항으로 그렇게 된 것이지요.
각종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학부모 회장을 맡고 있는 아버지.
그 외 어른들에 대한 여러 억압을 경험하였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투쟁하죠.
어린 아이들이지만 그 가운데서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있었기에 멋진 활동도 이어집니다.
가즈토의 뛰어난 두뇌 회전으로 여러 발상이 전개되고, 그 덕에 나오키의 유괴 사건도 해결되죠.
무전기 사용이나 먹을거리 스스로 제공, 레슬링에 관한 모든것을 아는 아마노, 리더쉽을 발휘하는 도루 등 각기 다른 재능으로 어른들의 공격을 제대로 물리치지요.
남학생 뿐 아니라 도와주는 같은 반 여학생들도 멋지지요.
일진이건 아니건을 떠나서 모두 한 반이기에 뭉치는 아이들.. 멋지지 않나요? ^^
아이들은 어른들을 모두 다 싫어하냐? 그건 아니었지요.
어른들 중에서도 아이를 이해해주는 자기들의 편은, 그들도 압니다.
- 해방구에서 만난 세가와 할아버지
- 나오키를 납치했던 아저씨
- 아침을 제공해주던 니시와키 선생님
- 아이들의 편이었던 같은 반 여학생 준코의 어머니
왜 이들을 아이들이 받아들였는지 책을 보면 정확하게 아실 수 있으세요.


<page301, 니시와키 선생님의 마음 中
구미코와 준코, 히토미는 손을 잡고 미칠 듯이 기뻐하며 날뛰었다.
다시 불꽃이 피어올라 세 아이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나시와키에게도 분명 이런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언제였을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미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리움으로 가슴이 죄어드는 것 같았다.>




해방구 안에서 물개 선생을 골탕 먹였다거나, 유괴범을 찾았다거나, 미로로 교장 외 선생님들을 골탕 먹였다거나 하는 것 외에, 이들은 이 안에서 자신의 꿈도 이야기 하고 속깊은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겐지는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억압에 못이겨서 아이들 사이에서도 어울리지 못하고 지냈지만, 그런 사유들을 에이지와 공유하게 되고 활달하게 변하지요.
그 부분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릴때 갔던 수학여행도 떠오르고, 아이들이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했었는지, 그들이 결국엔 얼마나 더 돈독한 사이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행동을 한 용기가 부럽고, 그 사이 자랐을 그들의 마음이 기특했지요.
아마 그 전과는 다른 아이들이 되었을거라 확신합니다.


<page 321 해방구에서 아이들의 마지막 대화 中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모든 것들이 다 그립다."
아마노는 말하면서 둘레를 빙 둘러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맨홀 쪽으로 걸어갔다.
"자, 모두들 이제 슬슬 나가야 돼. 말해두겠는데, 우리는 항복하고 도망치는게 아냐.
할 만큼 했으니까 여기서 후퇴하는 거지."
"맞아. 우리는 항복하는게 아니야.">


 
마지막까지 해방구 안에서 어른들을 골탕먹이고 보기 좋게 후퇴한 그들..
맞습니다. 그들은 이 전쟁에서 진 게 아니에요.
커다란 승리를 거뒀고 어쩔 수 없이 후퇴한 것이니까요.
1주일이란, 어떻게 보면 긴 또 어떻게 보면 짧은 그 시간 안에 많이 변한 아이들..
아래 두 사람의 대화에 이 책의 모든 내용이 함축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들이 7일간의 전쟁을 한 이유요~~


<page 330  이노우에 리포터와 야바의 대화 中
"혹시 따님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상상도 안 해봤죠. 생각만 해도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습니다."
야바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렇죠? 부모치고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준답시고 불행하게 만드는 크나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우리는 아이들을 '착한 아이'로 만들려고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착한 아이'란 대체 어떤 아이일까요? 그것은 어른의 꼭두각시죠.
다시 말해, 어른이 되었을 때 사회에 순응하는 구성원이 되도록 훈련시키는게 교육이죠."

"그건 바람직한 인간상인 것 같은데요."
"이건 어른 쪽에서 생각해 낸 발상입니다.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단 한번이라도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본 적이 있습니까? 아이는 어른의 노예가 아닙니다."
>


저도 아직 어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맘입니다.
두 아이 모두 남자 아이들이지요.
아.. 이 책을 보는데 앞으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구요. 노력해야겠지요.
이 책의 주인공인 13~14살 청소년 아이들은 물론 그 부모님들도 함께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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