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얼굴에 혹할까 - 심리학과 뇌 과학이 포착한 얼굴의 강력한 힘
최훈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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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소개팅을 하든 업무 상 미팅을 하든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얼굴 즉, 인상을 먼저 보게 된다. 이야기를 해보면 처음에는 별로였지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첫 만남 때부터 별로인 사람도 있다. 친구를 사귈 때도 인상 좋은 친구에게 더 끌리고, 예쁘거나 잘 생긴 사람을 보면 첫눈에 반하는 경우도 있다.


'얼굴이 좀 못생기면 어때 마음이 중요하지~'라고 하지만 잘 생기고 예뻐서 손해 봤다는 얘긴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관상학을 비롯해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왜 얼굴에 혹할까>는 제목부터 확 끌렸고, 읽을수록 재미난 책이란 생각이 든다.


p.6

얼굴은 내가 누구인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지금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몇 살인지, 남성인지 여성인지, 얼마나 매력적인지, 얼마나 건강한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상대방은 내 얼굴이 하는 이야기를 부지런히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나와 소통을 이어간다.



<왜 얼굴에 혹할까>는 3부,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나의 바코드, 얼굴'에서는 타인의 얼굴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이야기하며 나의 얼굴에 대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거울과 카메라는 타인이 바라보는 얼굴과는 다르게 본다고 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2부 말보다 강한, 얼굴'에서는 뇌와 마음을 흔드는 매력과 첫인상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러 가지 얼굴을 사용한 심리 실험들을 통해 매력적인 얼굴은 어떤 얼굴인지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심리학적으로 조금이나마 첫인상을 좋게 하고, 매력도를 높이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3부 소통의 기술, 얼굴'에서는 사회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얼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얼굴 표정으로 내 마음을 전달하고, 타인의 마음을 읽으며 소통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목소리만으로 노래 실력을 겨룬다. 출연자의 목소리나 노래 부르는 제스처로 그 사람이 누군인지 짚어내기도 한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블라인드 테스트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면접에서 비호감인 얼굴보단 호감형 얼굴을 선호하고 있다. 정말 무의식적으로 얼굴에 혹하기 때문일까.


p.29

내 얼굴이 내 얼굴처럼 보이도록 하는 데 눈, 코, 입의 생김새는 중요하지 않다. 눈, 코, 입이 얼굴 내에서 어떻게 배치되었는가가 더 중요하다. 간혹 안경을 쓰거나 화장을 했을 때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안경이나 화장을 통해 눈, 코, 입의 배열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휴대폰에서 Face ID 즉, 얼굴 인식으로 비밀번호 대신 설정해 두고 사용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쓰고 같은 기능을 사용해 보면 인식하지 못해 비번을 눌러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게 되면서 아는 사람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 마스크 위로 노출된 눈만으로는 그 사람이 누군인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업무상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마스크를 쓴 상대방과 마주 앉게 되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이야기를 할 때보단 신뢰도나 호감도가 떨어진다. 사람의 표정은 얼굴 전체에서 나타나는 변화들을 살펴서 알 수 있는데, 마스크를 쓰면 입 모양을 볼 수도 없고,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게 되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마스크 착용이 2년째 접어들다 보니 자주 보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써도 확실히 알아볼 수 있다.


p.77

우리는 얼굴을 보고 매우 많은 정보를 얻는다. 각각 의미가 있고 생존에 필요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얼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중 가장 강렬한 정보라면 아마도 '매력'이 아닐까? 얼굴이 매력적인 사람은 언제나 많은 관심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낸다.



누군가와 마주하게 될 때 얼굴을 가장 먼저 보게 된다. 얼굴을 통해 그 사람이 누군인지 파악하는 것은 물론 의사소통을 할 때도 얼굴 보지 않고 다른 곳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믿음이 덜 간다. <왜 얼굴에 혹할까>는 얼굴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얼굴이 어떤 정보를 전하는지, 우리가 그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지, 더 나아가 우리는 얼굴로 어떤 정보를 내보여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올해 읽은 책 중에서도 얼굴을 심리학과 뇌과학을 곁들여 재밌게 설명해 책을 덮고 나서도 다시 펼쳐보게 될 만큼 재미난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얼굴만 봐도 인간의 뇌는 0.1초 만에 인상을 형성해 타인을 파악하는데, 이 책에는 얼굴과 관련된 새롭고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타인의 얼굴에서 나의 얼굴로, 얼굴의 강력한 영향력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살펴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블랙피쉬 출판사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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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기 - 에리히 캐스트너 시집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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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중순, 코로나 블루 증상이 심해질 조짐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 되고 있는 요즘, 올해 하반기 일정이 모두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보통 8월 초중순에 휴가를 내서 며칠 쉬다 업무에 복귀하면 9월에 진행할 새 프로젝트 준비에 바빠야 하는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 포스트 코로나 세상은 끝없이 펼쳐진 뿌연 안갯속을 걷고 있는 것처럼 답답하고 난감한 느낌을 줄 뿐이다. 잠시 일을 접고 휴식기를 가지면서 책 한 권을 읽고 있다. 에리히 캐스터너 박사가 쓴 시집이다. '시로 쓴 가정상비약'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마주보기>는 수많은 단편의 한 토막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p.5

이 책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겪는 마음의 통증을 치료하고자 한다. 이 책은 유머, 분노, 무관심, 아이러니, 명상, 과장 등과 같은 유사 치료제를 이용해 일상의 크고 작은 어려움을 이겨 내도록 돕는다. 따라서 이 채은 마음의 약이며, 그 역할에 맞게 '가정상비약'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이 책은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번역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에 저작권 계약 없이 처음 출간되어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이후 정식 계약판으로 2004년에 다시 출간된 적이 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처음 읽어 보는 에리히 캐스트너의 시집이다.


이전 번역판의 오류를 바로잡고 누락된 시와 구절을 새로 옮겨 원본에 충실한 번역을 하고자 노력했다고 하니, 전보단 더 좋은 구절들이 적혀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한 페이지씩 넘기다 보니 푹 빠져 읽게 됐다. 어느 시대에 살건 어느 곳에서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마음을 치료한다는 처방전에는 '나이 드는 것이 슬퍼질 때, 낯선 곳에 웅크리고 있을 때, 행운이 늦게 올 때, 아플 때, 꿈을 꿀 때, 주변 사람들에게 화가 날 때' 등 사용지첨서가 들어 있다. 특이한 시집에, 특이한 사용지침서를 붙였단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옮긴이의 말에 따라 사용지첨서에 적힌 문구를 골라서 읽어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순서대로 읽어 봤다. 그리고 나서는 사용지첨서에 적힌 문구를 따라 읽어 봤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요즘을 생각해 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라는 문구가 좀 더 끌렸다. 이 문구에 해당되는 시 구절을 몇 가지 소개한다.


p.33

숙명


숙명:

임신과 장례식 사이에 있는 건

고난


p.87

인내심을 가질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위하는 삶에서 드러나는 사실은

- 결국 사람들은 이 사실을 분명히 깨닫게 된다.

사람은 열려 있는 문에도

머리를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p.183

규칙적인 동시대인


하, 그가 미래를 얼마나 잘 꿰뚫고 있었는지!

그는 죽고 나면

자식과 부인에게 얼마의 돈이 지불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시는 읽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그 시를 읽는 때나 장소에 따라 각각 다를 것이다. 내가 읽었을 때는 휴가를 내고 잠시 일에서 손을 뗀 상태라 좀 더 편안하게 시를 따라갈 수 있었다. 이 시집에는 사람 냄새가 가득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그리움, 외로움, 실망, 안타까움 등 사람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시나 소설을 좋아하는데, <마주보기>는 그런 점에서 좋은 시집이란 생각이 든다. 이 시집에 대해 아무리 장황한 설명을 늘어놔 봐야 한번 읽고 느껴보는 것만큼 좋은 건 없어 보인다. 직접 읽어 보시길 추천드린다.



이 포스팅은 이화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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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 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Philos 시리즈 7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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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팬데믹 상황은 2년째 계속되고 있고,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폭우, 폭염, 산불 등은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할 만큼 심각한 변화의 길목에서 인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빈곤의 종말> 이후, 제프리 삭스는 신간 <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에서 현대 사회가 지리, 기술, 제도들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된 7번의 세계화를 통해 인류의 생활 조건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강력한 능력을 발휘한 반면에 그동안 의심하지 않았던 위협들도 함께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세계화란 국제 사회에서 상호 의존성이 증가함에 따라 세계가 하나의 체계로 나아가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p.28

세계화는 광대한 지리적 영역에 분포하는 다양한 사회 사이의 상호연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호연계의 양상은 기술, 경제, 제도, 문화, 지정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발견된다. 또한 온 세상의 사회는 무역, 금융, 사업, 이민, 문화, 제국, 전쟁 등을 통하여 서로 상호작용한다.



제프리 삭스는 인류가 지금으로부터 7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발원해 다른 대륙으로 흩어진 이래, 인간 사회의 교역, 정복, 건국, 생산력 증대, 전염병 창궐 등과 같은 모든 인류의 활동이 '지리, 기술, 제도'라는 3가지 요소를 토대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보기술과 교통수단의 발달은 세계의 상호의존성과 상호이해를 높여 왔고, 코로나19와 기후변화는 인류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는 하나의 나라나 특정 지역의 역사나 기술의 발전에 대한 소개가 아닌 세계 문명과 경제의 흐름을 통해 2021년, 현재 인류가 맞이한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역사를 바꾼 일곱 번의 세계화를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첫째, 구석기 시대로 인류가 아직도 수렵채집자로 살아가던 선사시대

둘째, 기마 시대로 야생말을 길들이고 원시문자가 개발되어 장거리 교육과 통신이 가능해짐

셋째, 고전 시대로 이 시기에 대규모 제국이 처음 생김

다섯째, 해양 시대로 제국들이 최초로 본국의 생태적 지역을 넘어서서 5대양으로 뻗어 나감

여섯째, 산업 시대로 대영제국이 선도하는 소수의 사회들이 산업경제를 부흥시킨 시대

일곱째, 디지털 시대로 온 세상이 디지털에 의해 즉시 연결되는 시대, 즉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시대



이 책에는 일곱 번의 세계화라는 설정을 통해 세계화의 속도가 어떻게 빨라졌고 세계화로 인해 지리, 기술, 제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했다. 특히 산업혁명은 '지리, 기술, 제도'가 상호작용한 결과로 생겨난 것이라며, 그런 복잡한 상호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산업혁명이 그처럼 놀라운 사건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p.51

이 세 영역은 상호의존적이다. 이 세 요인을 모두 감안하지 않으면 경제사와 경제적 변화를 올바로 이해할 수 없다.


이 책의 설명에 따르면 '지리'는 기후, 생물 다양성, 질병 부담, 구체적 지형, 1차 에너지원, 광물 매장량이라는 6가지 중요한 요소를 갖고 있다. '기술'은 농업, 광업, 산업, 정보, 교육, 과학, 군사, 공공행정이라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고, '제도'에는 문화, 법률, 경제 조직, 정치라는 요소가 들어 있다. 또한 인류의 기원으로 꼽는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세계화에 기여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p.77

호모 사피엔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인류의 가장 가까운 친척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은 빠른 속도로 멸종했다. (중략) 호모사피엔스가 이들에 비해 어떤 면에서 우위에 있었는지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언어 능력, 불을 다루는 능력, 협동하는 능력이 그들보다 뛰어난 특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것이 불확실하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세계사와 경제사를 한꺼번에 살펴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신석기 시대, 정착해서 땅을 일구기 시작한 인류는 농업의 발달로 새로운 문명을 발전시켜 나간다. 특히 유라시아 지역은 광대한 동서 축을 기반으로 창의적 기술과 그 확산을 돕는 방대한 지역에서 형성될 수 있었기 때문에 인류 문명의 발생지가 될 수 있었다고 봤다.


또한 유라시아의 주요 문명들이 발전할 수 있었던 기반으로 말의 순치, 문자체계의 발달, 야금술의 발달이라는 기술적인 진보가 보태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정치와 제국주의 세계화를 거치며 동서양이 패권이 주고받으며 발전해 온 양상을 비교한 대목도 관심 있게 읽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최근 인류의 존폐를 위협하는 기후온난화 문제나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외에도 디지털 문명의 발전은 또 다른 불평등 문제를 심화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또다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며, 가장 큰 위험요소로 신흥경제강국으로 성장한 중국과 초강대국 미국과의 잠재적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p.295

세계 경제는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발전의 세 가지 기준에 비추어보면 실패했다. 첫째, 고숙련 노동자와 저숙련 노동자 간의 격차를 넓히는 디지털 기술의 영향 때문에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둘째, 세계 도처에서 환경오염 문제가 걷잡을 수없이 심각해지고 있다. (중략) 마지막으로 국가 간 갈등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저정학적인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미국, 중국, 그 외의 여러 지역에서 불안의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



<제르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에서 저자는 7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흩어진 이래 인류는 언제나 세계화란 이름의 변화를 지향해 왔다며, 이제 인류는 평화로우면서도 현명한 방식으로 세계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과 같이 핵으로 무장된 시대에서 만약 세계대전이라도 발생한다면 인류의 생존은 기회를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변화, 코로나19, 자국 중심의 무역 갈등처럼 어느 한 나라만의 움직임으로 개선할 수 없게 현재의 상황에서 제프리 삭스는 인류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21세기 세계화를 위한 조언'은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던 내용들을 함축적으로 담았다.


p.325

인류는 오랜 역사와 모험을 통해 지리, 기술, 제도의 상호작용을 겪어왔다. 위대한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우리가 "석기 시대의 정서, 중세의 제도, 신과 같은 기술"을 갖고 21세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는데, 정말로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문명이 탄생하기 전부터 기술과 제도를 전파해온 인류의 연대기가 담겨 있고, 지리적인 여건들이 어떻게 문명의 발전을 이루어 왔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제프리 삭스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 발전해 온 인류 문명 앞에 놓인 코로나19, 지구온난화, 디지털 불평등 같은 변수들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묻고 있다.



이 포스팅은 21세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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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전쟁 -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고객 네트워크 구축의 비밀
이승훈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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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년 전에는 신문이나 우유를 집으로 배달시켜 받아 보곤 했다. 세월이 지나고 IT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다양한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구글, 어도비, 넷플릭스, 멜론 등을 구독해 봤고, 요즘에는 스포티파이, 네이버 플러스 등 새로 출시된 구독 서비스도 이용 중이다.


구독 서비스는 자동결제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결제일을 깜빡 잊고 무료 서비스 기간을 넘기거나 다음 달 결제일 전에는 취소해야지 했다가 잊어버려 다시 결제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려면 결제일을 잘 체크해 두어야 한다. 물론 구독 서비스 결제일을 알려주는 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독전쟁>을 펼쳐볼 때만 해도 구독 서비스 업체들이 만들어 놓은 플랫폼 전쟁에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주된 흐름은 비플랫폼 기업들의 탈플랫폼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전작인 <플랫폼의 생각법>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과 변화에 주목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구독이 추구하는 목적을 '고객과의 관계 재정립'에 새롭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비대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강화되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세를 가속화되고 있다. 플랫폼 세상에서는 할인과 무료배송 등 소비가가 혹 할 만한 편리하고 빠른 서비스에 스마트폰 버튼 몇 번만 누르면 내 앞에 다양한 서비스가 속속 도착한다.


하지만 플랫폼 경제를 구축하려면 거대한 규모의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거대해지는 규모 경제를 추구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플랫폼과 맞서기 위해서는 규모 대신 진심으로 고객을 바라보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독전쟁>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정의부터 왜 플랫폼 독점 시대를 경계해야 하는지에 대해 짚었다. 또한 구독을 전략으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어떻게 고객을 끌어들이고 충성고객들을 지속적으로 자신의 플랫폼 안에 두려고 하는지에 대해 분석해 소개했다.



아마존, 쿠팡 같은 유통 플랫폼의 힘이 막강해짐에 따라 플랫폼 시장에 입점해 있는 각각의 브랜드 업체들은 고객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갈수록 차단되고 있다. 점점 더 거대해지는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구독전쟁>에서는 나만의 고객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구독전략을 펼 때라고 강조했다.


나의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계속해서 나의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나의 상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는 것이다. 또한 고객과의 관계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따라서 고객 네트워크에서 깊이를 더하는 구독 전략의 목표는 전문성, 팬덤, 진심 등에 있다.


이 책에서는 기존 플랫폼에 대행해 나이키는 전문성으로, 디즈니는 팬덤으로, 뉴욕타임스는 진심이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새롭게 고객 네트워크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이제 단순한 시장점유율의 싸움이 아닌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거대한 싸움으로 번질 전망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플랫폼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구독경제 시스템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에서는 많은 공감이 간다. 하지만 나이키, 디즈니, 뉴욕타임스, 애플이 추구하고 있는 구독전략도 하나의 플랫폼 시장으로 형성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또 다른 브랜드가 새로운 플랫폼 시장을 만들기 위해 빈틈을 노릴 것이다.


'구독경제'는 또 하나의 경제 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플랫폼 시장에서 고객은 서비스를 선택하고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물론 기업은 고객이 구독을 멈추지 않도록 다양한 혜택과 할인 정책을 펴야 하고, 고객에서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지속되지 않으면 또 다른 플랫폼을 찾아 떠날 것이다.


<구독전쟁>에서는 플랫폼 기업들과 비플랫폼 기업들 간의 고객을 둘러싼 ‘구독전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이키, 디즈니, 뉴욕타임스, 애플이 선택하고 있는 변화의 방향성에서 현미경을 들이밀고 그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 시장의 변화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한스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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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 - 올드 사나에서 바그다드까지 18년 5개국 6570일의 사막 일기
손원호 지음 / 부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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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차 주로 미국을 다녀온 나로서는 아랍 지역은 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서인지 아랍 관련 소식을 듣다 보면 늘 <아라비안나이트>를 읽었을 때처럼 낯설지만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느낌을 받는다. 아랍 하면 이슬람, 모하메드, 사막, 피라미드, 모스크, 난민, 테러,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같은 단어들이 떠오르는데, 대부분 학창 시절에 배웠던 세계사 정도의 지식만 갖고 있다.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은 마치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보는 것 같다. 저자는 18년 동안 이집트, 예멘,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까지 5개국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이 경험했던 아랍에 대해 직접 느끼고 경험했던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그는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아랍 세계를 단정 짓고 이해하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며 지리적으로 광대할 뿐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역사적 깊이로 아랍 세계에는 우리가 모르는 신비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고 소개했다.



그가 첫 번째로 소개한 지역은 이집트였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는 피라미드와 파라오가 떠오르는 나라다.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이집트에 도착해서는 시샤(shisha)라는 물담배를 피워보고 싶었다고 한다. 카페에서 시샤와 커피를 즐기며 아랍어 회화까지 연습했다고 하니 이 책의 저자는 친화력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이곳은 총 11개 층으로 되어 있고, 책을 800만 권 소장할 수 있는 규모다.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남아 있지 않지만 고대 도서관의 찬란했던 학문과 예술의 부활을 염원하며 2002년에 개관했다고 하는데, 피라미드를 보러 가는 것보다 더 가보고 싶은 곳이다.


p.48

19세기 독일의 역사가 요한 구스타프 드로이젠은 "헬레니즘 시대야말로 그리스 문명의 팽창 시대"라고 말한 바 있는데, 그 중심이 바로 알렉산드리아였다. 이 시대에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듣기만 해도 기가 죽을 법한 학문적 성과를 이루어 냈다. 유클리드는 기하학 원론을 완성하여 점, 직선, 삼각형, 원 등의 용어 정의부터 이들 사이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 체계를 밝혀냈다.



그는 이집트에서 6개월의 연수를 마치고 나서 예멘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9개월간 예멘 전통 복장을 입고 아라비아반도의 향취를 느끼며 그들의 삶에 동화됐다고 한다. 시바 여왕이 호령했던 예멘 땅이 보수적으로 된 이유에 대해 소개하는 한편, 예멘 난민이 제주도로 온 까닭에 대해서도 짚었다.


아라비아반도 일부 지역은 수천 년간 이어진 가부장적 의식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남성이 여성의 자유를 속박하는 일은 여전하다고 한다. 예멘도 그중 한 곳이라고 하는데, 뉴스에서 봤던 검은 천으로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검은 천으로 덮는 의상이 히잡이 아닌 니캅이라는 것도 새로 알게 됐다.


p.81

예멘 시장에 가면 많은 남성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그들이 가정적이어서가 아니라 아내의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시키기 위해서다. 차를 탈 때도 일부 보수적인 예멘 남성들은 아내가 조수석에 앉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이 책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이자 바벨탑이 있던 중세 이슬람 제국의 중심이자 <아라비안나이트>의 배경으로 나오는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생활했던 일들에 대해서도 소개되어 있다. 그는 석유공사 소속으로 이라크에 파견을 가야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라크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두바이를 거쳐 바그다드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는 '바그다드 선수촌'이라고 부르던 바그다드 주재관 시절에 직접 테러의 현장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일들을 한 편의 소설 속 이야기처럼 소개했다. 영국이 이라크라는 나라를 세우고 통치했다는 역사적인 기록을 소개할 때는 35년간 일제강점기로 지냈던 우리나라의 암울했던 시절과 교차됐다. 사담 후세인에 대한 일들도 뉴스로 접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p.225

1979년,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 정권을 잡았다. 수니파 중심의 바트당을 통해 일당 독재 체재로 나라를 다스렸던 그는 이라크 국민 사이에서 강하고 무서운 지도자로 이미지를 굳혔다. 반항했다가는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모르는 세상이 되었다.



수천 년간 거친 사막 지대에서 지내 온 원조 아랍인들과 함께 지냈던 아랍에미리트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처럼 <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에서는 뉴스 소식란으로 접하는 단편적인 아랍의 모습이 아닌, 저자가 보고 느꼈던 매혹적인 아랍의 진짜 모습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와 접하게 된다.


저자의 관심은 아랍어에서 시작해 아랍인으로 그리고 그들이 살고 있는 땅 이집트에서 예멘으로, 이라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로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동경심과 함께 아랍에 대한 인식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저자가 2003년에서 2021년까지 만나고 지내온 아랍인과 그들이 사는 곳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아랍인을 만들어낸 역사, 문화, 사회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 아랍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도서출판 부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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