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로 바라본 수학적 일상 - 확률이 이끈 지성, 과학 그리고 인공지능의 세계
장톈룽 지음, 홍민경 옮김,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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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미디어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확률(Probability)은 어떤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0과 1 사이의 수로 나타낸다. 0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사건, 1은 반드시 일어나는 사건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균형 잡힌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0.5(50%)이며, 이는 무한히 많은 시행에서 앞면의 비율이 절반에 수렴한다는 뜻이다.


확률은 ‘미래를 예언하는 도구’가 아니라 ‘가능성의 크기를 측정하는 언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지적 도구이기에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확률적 사고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의 시대에 우리는 종종 AI가 모든 해답을 정확히 계산한다고 착각한다.


『확률로 바라본 수학적 일상』의 저자 장톈룽은 “AI는 정답을 아는 존재가 아니라, 그럴듯한 답을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존재”라고 말하며 이 믿음을 깨뜨린다.


p.33

비록 '확률'의 정의가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해도, 확률 계산의 결과가 우리의 직관을 위배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확률론으로도 설명하기 어렵고,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과 다른 역설들이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직관을 맹신해서도 안 된다.


p.110

확률에 대한 정의와 철학적 견해 차이 때문에 확률 통계 분야의 또 다른 파벌들이 점차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빈도학파와 대척점에 서 있는 베이즈 학파이다. 두 학파 사이의 논쟁은 확률과 통계의 발전 역사를 줄곧 관통하고 있다.





책은 ‘주사위를 던졌을 때 어떤 숫자가 나올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해, 베르누이 법칙·베이즈 추론·마르코프 체인·정보 엔트로피 등 핵심 개념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그리고 이를 알파고, ChatGPT, 추천 알고리즘 등 실제 AI 응용 사례와 연결 지어 설명한다.


‘쥐와 독약 문제’, ‘베이즈 당구대’ 같은 사고 실험은 독자로 하여금 수학 개념을 직관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또한 ‘도박꾼의 파산’처럼 직관과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사례를 통해, 무모한 투자나 베팅이 어떻게 필연적으로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지 경고한다.


p.175

아인슈타인은 확률 통계의 수학적 개념을 브라운 운동을 연구하는데 적용한 최초의 인물이며, 그는 이 연구를 통해 브라운 운동 속에 숨겨진 심오한 물리적 본질을 탐구하고자 했다. 브라운 운동에 관한 엄격한 수학적 모델을 구축한 사람은 사이버네틱스의 창시자이자 미국 응용 수학자 노버트 위너이다. 그래서 브라운 운동은 수학에서 위너 과정이라고 불린다.


p.256

정보 엔트로피를 사용하여 수학 문제를 푸는 두 개의 사례에서 우리는 늘 '최적의 방법'을 사용하라고 말한다. 최적화된 조작 방법을 사용해야 비로소 정보론에서 예상하는 상한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최적의 방안은 정보론에서 말하는 '최대 정보 엔트로피'와 관련되어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수학 교양서가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생존 지침서다. 확률은 ‘모르기 때문에 쓰는 방법’이 아니라, ‘모르기 때문에 더 현명하게 선택하는 방법’임을 깨닫게 한다. 읽고 나면, 확률이 얼마나 실용적이고 매력적인 학문인지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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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뇌를 회복하라 - 집중력 회복, 불안 완화, 숙면 달성을 위한 절대 공식
로미 무슈타크 지음, 진정성 옮김 / 페이지2(page2)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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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페이지2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집어 들고, 쏟아져 들어오는 SNS 알림과 소식을 확인하는 일상이 낯설지 않다. 현대인은 하루 종일 끊임없는 정보 자극 속에 살아가며, 이로 인해 불면증·불안·집중력 저하와 같은 문제를 경험한다. 방향성을 잃고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무심히 하루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신경과 전문의 로미 무슈타크 박사는 이러한 상태의 근본 원인을 '바쁜 뇌(Busy Brain)'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바쁜 뇌’란 외부 자극에 과도하게 예민하게 반응하며, 끊임없이 활성화되어 쉬지 못하는 뇌 상태를 뜻한다. 이는 단순 피로나 의지 부족이 아닌, 신경학적·생리학적 불균형에서 비롯되며 불면증, 불안장애, 성인 ADHD, 만성피로, 폭식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한다.


미국의 저명한 뇌 신경 전문의 로미 무슈타크 박사는 “지금 당신이 힘든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뇌가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기비난을 멈추고, 과로와 번아웃을 훈장처럼 여기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완벽함을 목표로 하는 대신, 뇌를 회복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 건강과 행복의 핵심이라고 한다.




책의 중심에는 저자가 현장 경험과 최신 의학 연구를 기반으로 만든 8주 BrainSHIFT 뇌 회복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주차별로 자아비판 멈추기, 수면 패턴 회복, 전자기기 사용 조절, 식습관 바이오해킹, 호르몬 균형, 스트레스 대응력 강화 등 실천 가능한 전략을 제시한다. 수천 명의 참가자들이 이를 통해 수면 질, 감정 조절, 신체 증상에서 실질적인 개선을 경험했다고 한다.


또한 저자는 전통적인 자기계발서가 강조하는 ‘시간 관리’와 ‘생산성 향상’ 접근법에 경계심을 표하며, 이미 과부하 상태인 뇌에 더 많은 과제를 부여하는 것은 해롭다고 지적한다. 대신 카페인 섭취 시기 조절, 전자기기의 주의력 저하 영향 관리, 멜라토닌 보충제의 한계와 올바른 사용 시점 등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의학적 조언을 제공한다.


다수의 뇌과학 서적이 구조나 이론, 또는 추상적 명상법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임상 데이터와 실제 환자 사례를 기반으로 즉시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게다가 저자 자신의 번아웃과 회복 경험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독자의 공감을 이끈다.




결국, 『바쁜 뇌를 회복하라』는 불면·불안·집중력 저하를 각각의 개별 문제가 아닌 하나의 공통 원인, '바쁜 뇌'로 바라보고, 이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길을 제시한다. 바쁜 뇌로 지친 현대인이 보다 건강하고 명료한 하루를 되찾고 싶다면, 이 책이 든든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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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투자 수익의 정석 - 20년간 연간손실 0원, 국가대표 프랍 트레이더의 완벽한 ‘손익비’ 전략
김진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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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체인지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변동성 큰 주식시장에서 꾸준한 수익을 올리는 비결은 무엇일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시작된 전 세계 관세 전쟁 등 예측 불가능한 대형 이슈들이 연일 글로벌 증시를 흔드는 가운데, 20년간 손실 없이 투자해온 프랍 트레이더의 노하우를 담은 투자서가 나와 관심을 끈다.


《주도주 투자 수익의 정석》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20년 넘게 무손실 수익을 이어온 전략을 공개한 책이다. 한 마디로 주식 공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워런 버핏의 유명한 격언 “첫째도 잃지 말 것, 둘째도 첫째를 잊지 말 것”을 실천해온 저자는 시장을 예측하려 애쓰기보다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것이 투자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주식왕 찐쌤으로 통하는 저자는 “예측이 아닌 대응으로 미래 시장을 주도할 종목을 선점하면 손실은 줄이고 수익은 키울 수 있다"라며, “결국 주식은 승률이 아닌 손익비 게임”이라고 설명한다.


p.25

제 투자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추세추종 투자'입니다. 영어로는 'tredn following'이라고 하며, 많은 분들이 한 번쯤 들어보았을 투자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시중에 이와 관련된 책도 이미 여러 권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 추세추종 투자를 '주가의 추세를 이용하는 기술적 투자법'의 하나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p.103

데이터 경제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기에 처리할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 방대한 데이터를 회사 내부의 서버로 핸들링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구독경제 이후 새로운 성장 테마가 만들어졌고, 그것이 바로 '데이터 센터' 혹은 '클라우드'입니다. 더불어 이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의 시내는 코로나와 함께 시작된 '언택트 비즈니스'로 인해 꽃피우게 됩니다.




이 책이 다른 주식 투자서와 다른 가장 큰 차별점은 복잡한 분석보다 단순하고 명확한 원칙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많은 투자서가 성장성이나 저평가 여부에 집착하는 반면, 저자는 실제로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 즉 ‘주도주’에 올라타야만 의미가 있다고 단언한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핵심 내용을 제시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추세 기반 포트폴리오 운용법을 통해 주도주 선정 기준과 매수·매도 시점을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한다.

둘째, 경제 지표와 환율, 채권 등 다양한 지표 해석법을 제시한다.

셋째, 저자만의 투자 루틴과 일기 작성법을 통해 단기 급등에 휘둘리지 않고 변화의 추세와 변곡점을 포착하는 방법, 일상 속 투자 메모 작성법, 자산 배분의 구체적 원칙까지 다룬다.


저자는 “시장에 맞서지 말고, 시장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통찰을 통해 투자의 기본 원칙을 다시금 일깨운다. 주식투자는 결국 확률 싸움이 아니라 손익비 게임이라며, 추세를 읽고 손실을 관리하며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한다.


p.25

중립금리는 경기를 뜨겁게 하거나 차갑게 하지 않는 수준의 자연금리로서 정확히 측정되는 금리가 아닙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통위원이나 연준 위원들이 경제 상황을 면밀히 판단하여 유추해 내는 금리인 것이죠. 그래서 매우 어렵고 난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p.210

한 이코노미스트는 '단 하나의 경제지표만 볼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나는 주간 실업수장 청구 건수를 택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즉각적이고 중요한 경제지표입니다. 주식투자자자의 입장이라면 통계치를 가져갈 필요까지 없고, 매주 기사나 분석자료만 읽어도 충분합니다.




복잡한 투자 이론서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는 실제 시장에서 검증된 단순하면서도 실천 가능한 원칙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저자가 직접 운용하며 체득한 전략을 단계별로 설명해 투자 초보자부터 숙련 투자자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시장을 완벽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시장의 흐름에 순응하며 주도주에 올라타고,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수익 기회를 극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복잡한 이론과 예측에 치중한 기존 주식투자서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프랍 트레이더(Proprietary Trader)는 자신의 돈이 아닌 회사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전문 투자자다. 회사는 고도의 리스크 관리 규정을 두고, 수익이 나면 일정 비율만큼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손실이 크면 즉시 퇴출되기 때문에, 장기간 생존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런 환경에서 20년 동안 단 한 번의 연간 손실도 없이 수익을 낸 트레이더는 업계에서도 극히 드물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시장 흐름을 읽는 능력, 철저한 손실 관리, 그리고 매매 원칙의 꾸준한 실행이 모두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기록이다. 따라서 저자의 조언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전에서 검증된 생존과 수익의 전략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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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만화 드로잉 - 생각하며 그리는 힘을 기르는 방법
마츠모토 타케히코 외 지음, 콘텐츠 연구소 옮김 / 정보문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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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정보문화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책 보는 걸 좋아했고, 만화 캐릭터를 그리고 싶어서 습작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취미와 하고 싶은 것들이 바뀌면서 보는 것에만 만족하기로 했었다. 최근에 종이접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드로잉에도 관심을 다시 갖게 됐는데, 오랫동안 손을 놓다 보니 뭘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몰라 고민만 하고 있었다.


최근에 나온 『슈퍼 만화 드로잉』은 '생각하며 그리는 힘'을 길러주는 만화 드로잉 교본이다. 이 책은 전통적으로 리얼하게 보이게 그리는 데생 대신,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요구되는 '리얼한 그림처럼 보이는' 그림을 중심으로, 실제 프로 작화 감독들이 활용하는 데생 기법을 단계별로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수많은 드로잉 책이 따라서 그리는것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 이 책은 왜 그렇게 그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림을 보고 그리는 단계를 넘어 보이지 않아도 '진짜처럼' 보이게 그릴 수 있는 이론적 근거와 연출법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만화 스타일에 최적화된 실제 예제 중심이라는 점도 만화 데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전통 데생이 아닌 '만화 데생'의 특징을 살린 구조를 설명하면서 얼굴 기준선, 몸의 정중선, 관절의 움직임 등을 실제 작화 현장에서 쓰이는 방식으로 설명해 준다.


특히 남녀 캐릭터의 표현 차이, 동세(動勢) 표현, 포즈 구성, 구도 연출 등의 실전 노하우로 가득하다. 기초 데생 → 응용 포즈 → 캐릭터 디자인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흐름을 설명한다. 따라서 그림 실력뿐 아니라 창작력까지 키울 수 있게 돕는다.


특히 '표지 캐릭터 디자인 작업 현장'과 '저자 인터뷰'는 현업 전문가의 생생한 시각을 전해주는 보너스 팁이다. 각 장에서는 그림을 단계적으로 보여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뼈 구조나 포즈의 무게 중심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상자를 떠올리며 그리는 방법'이나 '움직임이 있는 포즈' 같은 내용은 초보자뿐 아니라 중급자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기부터 응용까지 폭넓게 다루며, 그림을 '보는 힘'이 아닌 '생각하는 힘'으로 끌어올리는 이 책은 독학자는 물론, 예술계 종사자에게도 매우 유익한 교본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잘 그리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왜 그렇게 그려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만들고 싶은 모든 창작자들에게 이 책은 단단한 기초와 창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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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나라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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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내로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눈먼 자들의 나라』는 단순한 SF가 아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정상', '다수의 판단', '보편적 상식'이 언제나 옳은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SF 소설의 창시자 허버트 조지 웰스의 대표작, 『눈먼 자들의 나라』는 눈먼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환상적인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다. 이 책은 보편적 '정상성'의 기준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다수에 의해 진실이 재편되는 사회 구조를 고발하는 날카로운 풍자적 성격을 띤 경고서라고도 할 수 있다.


"보이는 자는 눈먼 자들 사이에서 왕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눈이 보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눈먼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데 그건 눈이 잘 보이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나 가능한 일이란 걸 새삼 깨닫게 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고 했던 것처럼, 어떤 이념이나 생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다른 이념이나 생각은 배척되기 마련이다. '눈먼 자들의 나라에서는 외눈박이가 왕이다'라고 했지만 외눈박이도 눈먼 자들의 나라에서는 비정상에 속한다. 따라서 왕이 될 리 없다.


깊은 안데스산맥 골짜기 속에,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마을로 시력을 가진 한 남자가 추락한다. 그러나 그가 마주한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시각을 잃은 상태로 수 세대를 살아왔고, 시각이라는 개념조차 잊어버린 곳이었다.


누네즈에게 "보는 것"은 생존과 우위의 상징이지만, 그곳 사람들에게는 미지의 말일뿐이며, 오히려 병적인 환각으로 간주된다. 그는 이 공동체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채 고립되고, 결국 자신의 '다름'이 오히려 위험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리가 무심코 수용하고 있는 사회적 규범이 누구를 배제하고, 어떤 폭력을 정당화하는가에 대해 묻고 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여 온 사실들이나 정상 혹은 비정상이란 개념이 갖고 있는 뜻이 정말 그런 것일까?


이 책을 펴낸 내로라 출판사의 허영지 대표는 소설 속 상황은 오늘날의 상황을 예언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어느 날 갑작스레 폭발한 화산과 산사태로 고립된 눈먼 자들의 나라는,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우리의 온라인 환경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묶어 빈약한 주장에도 정당성을 부여하고, 이러한 주장의 논리가 실제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지조차 개인의 힘으로는 알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허버트 조지 웰스는 영국의 소설가이자 문명 비평가이다. 그는 『타임머신』, 『투명인간』, 『우주전쟁』 등을 썼다. 그는 유전공학, 시공간 이동 등 오늘날 SF소설의 핵심적인 주제들을 처음으로 제시한 작가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몇 차례 단편 영화와 TV 에피소드 형식으로 영상화되었으며, 대표적으로 2011년 공개된 단편 영화에서는 주인공 누네즈가 결국 시각을 포기하는 선택을 암시하며, 공동체에 순응하는 결말을 보여주기도 했다.


반면, 원작 소설은 누네즈의 자아 정체성과 '보는 자'로서의 자부심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얻기 위해 눈을 포기하려다가, 결국 그 사회를 떠나는 결단을 내린다. 웰스는 다수의 세계에 순응하는 것보다 자신만의 시각과 신념을 지키는 삶을 택하는 것이 옳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눈먼 자들의 나라』는 우리 사회가 지닌 '보는 척하지만 보지 못하는' 병리적 구조를 날카롭게 드러내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눈먼 사회'에 대한 은유로 읽힐 수 있다. 이 책은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짧은 이야기와 함께 편집자의 말, 독후 활동, 저자 소개, 그리고 몇 편의 에세이(도루묵의 갖은 양념,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우월주의, 정상성에 대한 고찰, 필터버블: 알고리즘의 그림자)로 생각의 깊이를 더해준다.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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