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 데 있는 新 잡학퀴즈 - 1600여 개의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상식 퀴즈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시리즈
도나 호크 지음, 서나연 옮김 / 온스토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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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렸을 때 십자말풀이를 무척 좋아했다. 신문이나 잡지 한 켠에 소개되던 낱말풀이는 가로줄과 세로줄을 교차해 가면서 적당한 말을 찾아야 하는 게 묘한 매력이 있었다. TV에서 하는 '우리말 겨루기'도 흥미로운데, 누가 한글을 얼마나 많이 잘 알고 있는지 퀴즈 형태로 겨루는 방송이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가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우리말이나 표현이 나올 때가 있는데, 나름 취재기자 경력도 있고 다양한 분야의 글도 많이 써봤지만 이럴 땐 꽤 당황스럽다. 그렇지만 언제나 퀴즈는 즐겁다. 모르던 것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알고 있었지만 까먹었다가 새로운 것처럼 알게 되는 것들도 있다.


p.35

영화 속 지도자


1. 다음 중에서 미국 대통령에 관한 영화가 아닌 것은?

a. 닉슨

b. 링컨

c. JFK

d. 후버


5. <철의 여인>에서 메릴 스트립은 누구를 연기할까?

a. 앙겔라 메르켈

b. 메리 로빈슨

c. 에바 코바츠

d. 마거릿 대처



어찌 됐든 퀴즈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참여해야 하고 온라인이나 방송을 보면서도 시청자로 참여할 수 있어 여러 면에서 흥미롭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알아두면 쓸데 있는 新잡학퀴즈>는 신석기시대부터 2028년 하계올림픽을 비롯해 그리스신화에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식단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는 다양한 퀴즈를 담고 있어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은 다양한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쉽고 단순한 객관식 퀴즈에서 벗어나 참신하고 수준 있는 퀴즈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 책은 《뉴욕타임스》에서 십자말풀이를 담당했던 저자가 뽑은 다양한 퀴즈 문제들이 실려 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문제들 대신 사소하고 시시콜콜한 느낌도 들지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p.135

약초


6. 이 식물의 조직은 화상을 완화한다.

a. 바닐라

b. 강황

c. 알로에베라

d. 미나리아재비


9.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이 관목의 추출물이 심하지 않은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

a. 성요한초

b. 에키네이셔

c. 혈근초

d. 세이지




p.208

나라의 별명


1. '인도의 눈물'로 불리는 아시아 국가는?

a. 타이

b. 스리랑카

c. 싱가포르

d. 일본


5. 유럽에서 '미와 음악의 땅'은 이 나라다.

a. 폴란드

b. 오스트리아

c. 프랑스

d. 이탈리아



이 책에는 과학을 비롯해 동물과 자연, 스포츠, 식음료, 지리, 예술&문학, 대중문화, 역사 등 정말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심심풀이 삼아 봐도 좋고,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마음으로 들여다봐도 좋다. 1600개가 넘는 문항들이 들어 있어 하나씩 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알아두면 쓸데 있는 新잡학상식>과 세트로 읽어도 좋다. 별별 것을 다 알고 나면 잡학다식해진 경험을 할 수 있다. 예전엔 뭐든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척척박사'라고 불렸다. 요즘 별걸 다 알고 있다면 '잡학박사'쯤으로 불리지 않을까? 


흥미로운 것들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많다면 이 책을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앞서 냈던 퀴즈를 몇 개쯤 푸셨는지 궁금하다. 정답은 아래 참고 부탁드린다. 




이 포스팅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이다.

[정답]

p.35

1. 후버 (d)

5. 마거릿 대처 (d)


p.135

6. 알로에베라 (c)

9. 성요한초 (a)


p.208

1. 스리랑카 (b)

5. 오스트리아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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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헤르만 헤세 지음, 김윤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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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으면 집중도 잘 되고 편안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책도 종류에 따라 듣는 음악도 조금씩 달라진다. 때로는 책보단 음악에 빠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소설이나 자기계발서 같은 책을 읽을 때는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가사 없는 클래식이나 연주곡도 좋다.


기획안이나 리포트를 써야 할 경우, 책에서 자료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아는 노래가 나오면 흥얼거리다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럴 땐 음악을 안 듣는 게 좋은데, 음악도 너무 좋아하다 보니 그것도 쉽진 않다.<데미안>으로 유명한 헤르만 헤세도 꽤나 음악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그의 시를 음악으로 제작한 곡들도 상당하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가 생전에 기록했다는 음악의 단상을 모은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가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헤세가 젊은 시절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가 쓴 글에서 음악과 관련된 글을 추려내고 뽑아낸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의 문학적 감수성이 어쩌면 음악에 깊은 조예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p.34

우리 삶에 음악이 없다면! 꼭 연주회에 가야 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은 한 번의 피아노 소리면, 고마운 휘파람이나 노래나 흥얼거림이면 족하다. 아니면 잊을 수 없는 몇 마디를 소리 없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p.55

모차르트구나! 생각과 동시에 내 내면의 삶에서 가장 아끼고 존엄하게 여기는 이미지를 불러냈다. 이때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환하고 차디찬 웃음, 인간에겐 엄청난 장소인 피안에서 태어난, 고난과 신들의 익살 저편에서 태어난 웃음이었다.



* 일요일 오후의 '마술피리'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zpvx7V_QneE




이 책은 1부 ‘완전한 현재 안에서 숨쉬기’와 2부 ‘이성과 마법이 하나 되는 곳’이라는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다른 내용들로 씌여져 있지만 글을 읽다 보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음악을 대하는 헤세의 기분이나 느낌들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1부는 헤세의 음악에 대한 독자적인 시작품들을 모았다. 산문과 소설, 시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는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된다. 2부는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 편지, 일기, 메모 등을 집필 순서에 따라 배치되어 있다. 특히 2부에 실린 글은 1부에 실린 글보다 자전적이며 작가의 직접적인 고백이 담겨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헤세는 독일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많이 음악화된 가곡 시인 중 한 사람으로 불리고 있다. 헤세 시에 곡을 붙인 작품의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비슷비슷하게 주로 낭만적 낭만주의적 음조로 씌어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재밌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소설가나 시인의 글을 소재로 만든 음악들이 많다는 것이다.


p.151

오늘 저녁 연주회는 여태 가던 공연과 많이 달랐다. 생소한 도시에서 생소한 언어에 둘러싸인 가운데, 낯설고 아늑하지도 않으며 건축도 변변찮은 연주회장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관객 속에 앉아 피아노 공연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연주 목록이 탁월했기에, 또 무엇보다 비르투오소 때문에 기꺼이 찾아왔다.


p.217

나는 천체의 화음을 듣는 일이 최고로 간절한 행복인 것 같다. 나는 이 행복에 사뿐히 맞닿기를 소중하고 간절하게 꿈꿔왔다. 우주의 건축과 모든 삶의 총체가 빚어내는 그 신비로운 태초의 화음을 한순간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이 책을 통해 평생에 걸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헤세의 음악 탐색 과정이나 변화의 과정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젊었을 땐 음악에 대해 평을 하면서 감정적인 면들을 많이 묘사했다. 반면에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회적, 정치적인 이슈를 현실에 빗댄 의식적인 글들을 많이 썼다.


무엇보다 이 책은 헤세가 쓴 음악에 대한 자기의 감정을 드러낸 최초의 책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헤세가 들었던 음악이나 그가 생각했던 음악가, 음악 작품, 그리고 연주회에 자주 참석한 청자로서 그는 자신이 느낀 음악에 대해 다양한 견해로 글을 썼다.


책 뒷부분에는 헤세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거나 그의 글을 주제로 만들어진 수많은 음악 작품들의 목록을 볼 수 있다. 정말 깜빡 놀랄 만큼 많다. 헤세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시간을 내서 이 책을 읽어 보시기 바란다. 헤세의 또 다른 작품과 만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잘 알지 몰랐던 헤세의 또 다른 면을 새롭게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북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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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아이디어 노하우
하시구치 유키오 지음, 구수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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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새로운 기획안을 잡느라 없던 생각까지 쥐어짜내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야 한다. 하지만 세상 일은 만만치 않고, 코로나19와 같이 불특정한 변수가 생기면 기존에 세웠던 아이디어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직장을 다니건, 프리랜서로 일한 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건 누구나 일잘러 소리를 듣고 싶어할 것이다. 일잘하는 사람이 결국 사업에서 성공하게 되는데, 그 바탕에는 아이디어가 있다. 하지만 아이디어란 것이 생각처럼 쉽게, 필요할 때마다 떠오르는 건 아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수시로 회의를 하게 되는데, '좋은 아이디어 없냐?'는 부서장의 압박이 들어올 때가 제일 답답할 때다. 뭔가 좋은 수가 없을까 하고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곤 하는데, 이럴 때 참고해 보면 좋을 책이 새로 나왔다. <100가지 아이디어 노하우>이다.


p.27

기획회의에서 종종 "이게... 좀 별로긴 하지만..."이라고 운을 뗀 뒤에 자신이 준비해온 내용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만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점입니다.


p.66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신기하게 어겼던 것을 어느새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큰 프로젝트를 해낸 사람은 성장한 뒤에도 의문 품기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뉴턴은 '사과는 나무에서 떨어지는데, 왜 달은 떨어지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계기로 만유인력을 발견했습니다.



이 책은 일잘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어떻게 찾고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일본의 유명 광고기획사 덴츠의 카피라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인 저자가 십수 년간 광고 업계에서 어떻게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살아남았는지 공개되어 있다.


무엇보다 바로 써먹을 수 있을 만한 '100가지 아이디어'를 뽑아낼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한 가지 아이디어를 100개로 만들 수 있다는 저자의 아이디어 재창출 요령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살펴보시기 바란다.


이 책의 저자는 아이디어는 재능이 아니라, 노하우라고 말했다. 누구나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싶지만 일을 오래 했다고 해도 평소에 공부를 하지 않고 시험을 잘 볼 수 없듯이 아이디어를 찾거나 발굴하려면 평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취재기자도 평소에 아이템 발굴에 힘쓰지 않으면 기사를 쓰기 위한 기획안을 내기 힘들다.


p.115

뭐가 되었든 첫발을 내딛는 순간은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아이디어 전용 노트가 아니라 다른 종이의 여백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p.161

아이디어는 반드시 종이에 출력하거나 혹은 파워포인트나 키노트로 슬라이드화합니다. 앞서 말했듯 복잡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큰 글씨로 심플하게 적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반드시 문자로 쓰여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갑자기 일잘러가 되고 천재적인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진 않을 것이다. 아이디어란 것이 완전히 없던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거나 기존에 있던 것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다 불현듯 떠오르게 된다.


저자는 생각한 아이디어를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해 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은 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또 세상에 빛을 보는 아이디어는 적어도 머릿속에서 100개 이상의 생각을 써 내려가고 수정과 변형을 반복한 뒤에야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에서는 최후의 아이디어로 사용할 수 있는 '100가지 아이디어 쓰는 법'을 하나씩 알려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인풋하는지, 벽에 부딪혔을 때 돌파하는 방법, 100개의 생각에서 최후의 1개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방법까지 이 책은 실천할 수 있는 글로 쓰는 아이디어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 포스팅은 시그마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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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한민 지음 / 부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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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책을 읽고 블로그에 본격적으로 서평을 쓰기 시작한 지 2년이 넘었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읽는 분야는 심리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특히 사회, 문화적인 현상과 사람들의 심리적인 요인들이 결합된 이야기의 책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이번에 읽은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도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이 책은 한국인과 일본인의 다양한 면들을 문화적인 관점에서 살피는 한편 심리적인 요인을 곁들여 설명해 흥미로웠다. 이 책의 저자인 한민 문화심리학자는 한일 문화에 대해 특유의 분석력으로 조목조목 살피고 있다. 또한, 두 나라 사람들은 어떤 점에서 다르고 닮았는지에 대해 소개하면서 사회, 문화적인 각 나라의 분위기를 통해 어떤 차이점을 보이는지 꽤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은 넘사벽의 나라처럼 여겨졌다. 1980년에서 90년대만 해도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 패션 등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일본 것을 따라하고 닮고 싶어 했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0여 년이 지난 2022년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K팝을 비롯해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는 더 이상 일본의 문화가 부럽지 않을 만큼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p.9

일본을 이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고, 2019년 한국에 대한 갑작스러운 일본의 '무역 제재'는 일본에 대한 열등감과 공포를 극대화했던 사건이었죠. 한국이 본격적으로 일본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된 시점은 바로 그 무역 제재를 별다른 타격 없이 벗어나면서부터였을 겁니다.


p.10

오랫동안 '넘사벽'이었던 일본은 더 이상 없습니다. 많은 분야에서 한국은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심지어 어떤 분야는 일본을 넘어서고 있죠.




저자는 사람들에게는 문화와 관계없이 보편적인 욕구 즉 먹고 자고 사랑하고 남보다 우월해지고 싶고 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러한 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은 모두 같지 않은데, 한국과 일본이라는 두 나라의 대처 방식을 통해 어떻게 문화적인 차이가 생겨났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한국 문화와 일본 문화 이렇게나 다릅니다'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인 차이와 그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2부 '한국인과 일본인의 '종특'의 탄생'에서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문화적 성격이 다른 이유에 대해 짚었다.


3부 '문화를 뜯어보면 숨은 그림이 보인다'에서는 신화, 전설, 민담, 가치관 등으로 이해하는 '민족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4부 '한국인과 일본인의 심층 심리'에서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이루는 가장 본질적인 기준인 경계, 선, 벽 등에 대해 소개했다.


p.48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할 수 있는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드라마와 영화입니다. 일본에도 드라마와 영화가 있고 한국에도 애니메이션이 있지만,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에 두 나라의 문화가 가장 잘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p.68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과 일본의 사이는 좋지 않습니다. 한국인들이 일본을 싫어하는 이유는 두 나라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삼국시대 이래로 임진왜란에 이르기까지 왜국에게 시달린 데다 끝내는 나라를 빼앗기기까지 했으니까요.


p.70

일본은 왜 한국을 싫어하는 것일까요? 일본 정부는 과거사나 영토 문제 등에 대한 한국의 입장에 '어린아이처럼 떼쓴다' '감정적으로 나온다'는 식으로 반응하고 있는데요. 이런 반응은 일본의 문화적 배경에 따르면 상대를 아주아주 낮게 평가하는 어법입니다.



가장 먼저 한국인과 일본인의 다른 점을 소개한 '먹방의 나라 한국 vs 야동의 나라 일본'이란 주제 선정이 흥미롭다. 아프리카 TV, 유튜브 등 1인 미디어가 등장한 이후 '먹방'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적인 현상이라고 봤다. '밥 한 번 먹자'는 말이 인사말일 정도로 우리에겐 밥심이 대단하다. 한국인에게 밥은 사회적 관계를 맺게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대로 일본은 성진국이라 불릴 정도로 일본의 성 문화는 섬세함과 적나라함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일본은 남녀가 같은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는 혼욕이 발달하는 등 우리의 시각으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성 문화를 갖고 있지만 그들의 사회, 역사, 지리적인 여건을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욕구의 좌절로 인한 불안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무의적인 기제인 '방어기제'애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속담이나 신화, 전설 등에는 방어기제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잘난 척이나 허세가 우리 속담에 많이 있다고 한다. 또 남을 배려한다는 알려진 일본인들과 아무 말이나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일단 터트리고 보는 한국인들의 성향이 다른 점도 문화와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하면 좀 더 쉽게 다가온다.


p.106

일본인들이 생각하기에 한국인들은 깜짝 놀랄 정도로 자기 생각을 마음대로 말해 버리는 사람들입니다. 일본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기분 상할까 봐 절대 하지 않는 외모 품평이나 집단 간의 알력 같은 민감한 주제의 이야기들도 한국인들은 쉽게 쉽게 꺼내거든요.


p.155

방어기제들은 현대 한국 사회의 독특한 현상으로 꼽히는 과시성 소비나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특정 제품이나 업종의 유행 등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국인들은 자기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자기애적 성격이 두드러지는데요.


p.158

애니메이션이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가 된 데에는 현실에서의 직접적인 갈등을 회피하려는 일본인들의 동기가 우선적으로 전제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요즘 '메이드 인 제팬(made in japan, 일제)'를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선호하고 있을까? 1980년~90년대 전후만 해도 가전제품은 국산보단 일제가 좋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당시 많이 봤던 입시용 학습 교재들도 수학정석이나 성문영어가 대부분이었는데, 일본에서 제작된 것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일부 내용을 첨가한 수준이었다.


TV에서 많이 방영했던 건담, 코난, 마징가Z, 캔디 같은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었고, 오락실용 게임기는 물론 가정용 게임기로 인기가 높은 닌텐도나 플레이스테이션 물론 지금도 일본산이 좋다고 생각되는 제품들은 많이 있다. 하지만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코로나19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한국 공연을 왔던 외국 가수들이 떼창을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반면에 일본은 조용히 박수만 친다고 한다. 이처럼 이 책은 가깝고도 먼 나라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람들의 수많은 생각과 행동들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됐는지, 그 원인과 결과를 찾는 과정에서 서로 차이점과 닮은 점들이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에 이른다.


물론 저자가 하는 이야기가 모두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어 보면 일본, 일본인에 대해 그리고 우리나라, 한국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부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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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파는 소년 - 청소년 성장소설 십대들의 힐링캠프, 소망 십대들의 힐링캠프 39
김수정 지음 / 행복한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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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사고판다고?! 최근에 <감정을 파는 소년>이란 재미난 소설을 읽었다. 이 책은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하지만 감정을 사고 판다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10대는 물론 20~30대, 40~50대 이후의 사람들도 함께 읽고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이야기보따리를 담고 있다.


사람에게는 사랑, 행복, 증오, 질투, 시기 같은 다양한 감정들이 있다. 별것 아니지만 어떤 것 때문에 기쁘기도 하고, 또 어떤 일 때문에 화가 나거나 열받기도 한다. 이런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어떻게 사고 판다는 것일까?


서울의 신림동 어느 주택가 골목 끝에 수상한 가게가 문을 열었다. 이 가게의 주인인 민성과 정우는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지만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을 찾아와 자기의 감정을 사달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이들에게 신장을 이식해 주는 것처럼 감정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파는 인물은 누구인가?


p.13

하루는 절판된 책을 찾는 손님이 있었는데, 사장님은 기꺼이 서랍 안쪽 깊숙이 보관되어 있던 소장용 책을 손님께 건넸다. 심지어 돈도 받지 않고, 그 책은 딱 봐도 세월의 손때가 묻어 있는 책이었다. 당시에는 '그다지 아끼는 책이 아닌가 보네.' 정도로 생각했다.



사랑을 팔고 싶은 지은, 증오를 사고 싶은 재희, 열등감을 팔고 싶은 공시생, 그 열등감을 사고 싶은 종현, 슬픔을 사고 싶은 세진, 자신의 행복을 팔러 온 할머니 순이. 그리고 가게를 운영하는 민성, 정우, 그리고 연우의 이야기 등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옴니버스 형태로 소개되고 있다.


이들이 사고파는 감정은 저마다 다르지만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랑과 행복은 절대 팔 것 같지 않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하지 않다. 반대로 슬픔과 증오를 누가 살까 싶지만 이를 애타게 찾는 사람들도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감정을 사고파는 가게를 찾아와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그들의 소망은 무엇인지 파악하다 보면 책장을 술술 넘기게 된다.


감정을 사거나 팔게 된다면 어떤 감정을 사고 싶고, 팔고 싶으신가? 감정이라는 것이 하나하나 분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민성은 어렸을 때부터 다른 이의 감정을 추출해서 또 다른 이에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로 인해 큰 시련을 겪기도 한다.


p.78

"그래서 말인데요. 혹시 이곳에서 다른 감정도 살 수 있나요?"

"어떤 감정이 필요하신데요?"

민성의 째림을 못 본 체하며 정우가 물었다.

"사랑이요, 사랑을 좀 살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마침 며칠 전에 들어온 재고가 있거든요."

곧이어 민성은 창고에서 피클 통 같은 플라스틱 통 하나를 꺼내서 왔다.



'세상에 쓸모없는 감정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감정을 파는 소년>은 우리의 감정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도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민성은 무뚝뚝하고 냉소적이지만 타인의 감정을 측정하고 꺼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옮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반면에 가게 사장인 정우는 밝고 쾌활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어쩌다 함께 감정을 사고파는 가게를 열게 됐을까?


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사고파는 감정은 우리가 늘 가지고 있는 바로 그 감정들이다. 누군가에겐 용기가 필요하고 누군가에게 열등감을 주는 감정들. 때로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하고 그로 인해 슬픔과 증오를 싹트게 하는 감정들을 어떻게 처리하며 좋을까?


살다 보면 감정이 지나쳐서 혹은 감정을 잘못 발산해서 낭패를 겪기도 한다. 어떨 땐 자신의 감정을 적절한 때에 표출하지 못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기도 한다.


코로나19 이후, 주변의 지인들조차 만나기 힘들어진 요즘 내 감정 못지않게 타인의 감정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행복이든 슬픔이든, 증오든, 열등감이든, 모든 감정에는 의미가 있고 역할이 있다는 것을 여러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감정을 파는 소년>. 간만에 읽어 본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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