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드는 나만의 그림책 - 기획부터 출판까지 5일 완성
민진홍.국난아 지음 / 성안당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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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성안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글쓰기, 그림 그리기, 영상 만들기, 노래 제작 등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면서 이제는 작가, 디자이너, 영상 편집자 누구나 창작에 도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직업상 글을 쓸 일이 많고, 취미로 서평을 남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AI 창작'에 관심이 커졌다.


올해는 직접 책 한 권을 써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바쁜 일상에 밀려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눈길을 끈 책이 바로 《AI로 만드는 나만의 그림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AI 툴 사용서가 아니다. '5일 만에 그림책을 기획·제작·출간까지 완성하는 워크플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실전형 창작 가이드북이다.


저자들은 ChatGPT, 미드저니(Midjourney), 달리3(DALL-E 3), 캔바(Canva), 아마존 KDP(Kindle Direct Publishing)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실제 출판 단계에 맞춰 설계했다고 밝혔다. 특히 'Day 1~Day 5'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학습 플로를 통해 독자는 콘텐츠 기획부터 시각화, 디자인, 글로벌 출판까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첫 단계는 ChatGPT로 그림책 콘셉트와 스토리라인을 구상하는 법이다. 이어 미드저니와 달리3을 활용해 일러스트를 생성하고, 캔바를 통해 본문과 표지를 디자인한다. 마지막으로 아마존 KDP를 활용해 전자책 및 종이책 시스템에 출간하고, 인세 정산까지 경험할 수 있다.


덧붙여 수록된 'AI 일러스트 500개 프롬프트 컬렉션'은 초보자도 전문 작가 수준의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존 AI 활용 안내서가 기능적인 설명이 중심이었다면, 이 책은 '콘텐츠 중심의 창작 프로세스'를 제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챕터별로 따라 하기 예시와 실습 결과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3~5세 유아용 알파벳 학습 그림책을 예제로 들어 실전 감각을 높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따라서 출판·교육업 종사자,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AI 출판에 관심 있는 누구나 실제 그림책 제작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로 만드는 나만의 그림책》은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창의의 속도와 자유를 확장시키는 동반자임을 보여준다. 기술과 예술, 교육과 출판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AI 창작 시대'의 새로운 교본으로 손색이 없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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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자본론 - 풍요의 이름으로 우리가 놓친 모든 것에 대하여
임승수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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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다산초당(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얼마나 가져야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을까?" 이것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가장 절실한 물음이다. 과거에 비하면 꽤나 부유한 삶을 살게 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지인들의 삶과 자신을 비교하며, 더 많이 갖지 못한 자신이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정서적 불안과 박탈감이 지배하는 시대. 그 모순의 정체가 무엇일까?


임승수 작가의 『오십에 읽는 자본론』은 단순한 경제학 입문서가 아니다. 중년 세대를 위한 현실적 해설서로, 『자본론』을 '삶의 철학'으로 풀어낸 책이다. 자수성가한 자본가와 30년을 마르크스주의자로 살아온 한 작가가 와인을 마시며 벌이는 대화 속에서, BBC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중요한 철학자' 마르크스와의 유쾌하고 인간적인 만남이 펼쳐진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부자를 몰아내자는 혁명서로 오해받곤 하지만, 임승수 작가가 포착한 핵심은 훨씬 더 따뜻하다. 이 책이 진정으로 말하는 것은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해도, 당신은 인간이다"라는 가장 인간적인 선언이다. 작가는 생계와 경쟁 속에서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가?"


KDI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의 76%가 자신이 실제보다 가난하다고 믿는다. 이 책은 그 모순의 근원을 '노동과 가치의 소외'에서 찾는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가치'가 오직 돈으로만 환산되고, '노동'이 자기 존재의 표현이 아니라 생존의 수단으로만 여겨지는 세상. 그곳에서 인간은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



성공과 효율이 미덕이 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끝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고 느낀다. 성취를 향한 끝없는 질주는 결국 인간을 소모품으로 만든다. 『오십에 읽는 자본론』은 바로 그 지점에서 멈춰 서게 한다. 불안을 동력으로 살아가는 삶에서 벗어나야 '다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일갈이 깊이 남는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대화'라는 형식을 빌렸다는 점이다. 마르크스주의자 작가와 자본가 아버지가 "딸의 진로 문제"를 두고 벌이는 논쟁은 학문보다 생생하고 논문보다 인간적이다.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이 오가고, 때로는 깊은 사색이 흐른다. 『자본론』이라는 무거운 고전을 이야기의 틀에 담아내면서, 독자는 웃으며 읽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의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마르크스의 '가치론'이나 '노동 소외' 같은 개념이 일상의 언어로 풀리고, 자본가의 시선과 작가의 시선이 교차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현대판 변증법'이다. 복잡한 경제학 용어는 자녀 교육비, 퇴직금, 시간 부족이라는 현실의 언어로 번역된다.


특히 현재의 오십대 세대는 청년 시절 사회 변화를 꿈꾸던 세대다. 더 풍요롭고 평등한 세상을 믿었다. 그러나 IMF, 구조조정, 부동산 불안, 자녀 교육을 거치며 그 이상은 현실에 묻혔다. 살아남기 위해 달려온 지난 20~30년.



여전히 불안한 현재를 마주하며 이 세대는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때 우리가 믿었던 세상은 정말 허상이었을까?" 이 책은 정확히 그 질문에 답하려 한다. 단순히 과거의 혁명서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삶의 거울로서 마르크스를 다시 꺼내 드는 것이다.


임승수 작가는 인공지능 시대를 '새로운 생산력의 전환점'으로 본다. 산업혁명 시기 기계제 대공업이 인간의 팔과 다리를 대신했다면, 인공지능은 이제 인간의 '정신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회계·법률·예술·글쓰기까지 기술이 잠식하면서,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의미에 대한 질문이 더욱 절박해진다.


단순 일자리의 변화를 넘어 인간 자체가 대체되는 시대. 마르크스의 통찰은 이럴 때 다시 빛난다. 새로운 기술이 인간을 해방시킬 수도, 완전히 대체할 수도 있는 기로에서, 『자본론』은 여전히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길을 제시한다.


작가는 말한다. "이 책 한 권 읽는다고 마르크스주의자가 될 리는 없지만", 『오십에 읽는 자본론』을 펼친 독자들은 어느 순간 이 질문에 마주한다. "나는 지금 내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이것이 마르크스가 던진 가장 인간적인 물음이자, 이 시대가 그에게 다시 귀 기울여야 할 이유다.



이 책은 '돈보다는 시간', '경쟁보다는 관계', '효율보다는 인간'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 바로 마르크스가 말한 해방의 시작이라 말한다. 성취와 효율의 쳇바퀴에서 벗어나 '다시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할 여지를 준다. 그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자, 허투루 쓰고 있는 시간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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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 수업 - ‘부동산발 대공황’ 시장의 재편과 투자 전략
박감사(박은정)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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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체인지업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부동산으로 한몫 챙긴 사람들을 보며 너도나도 수익을 올려줄 거란 기대감 속에 노후를 보장하고 좀 더 윤택한 삶을 얻기 위해 부동산 취득에 열을 올렸다. 지금도 그런 시각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미 ‘버블의 정점’에 다다랐다고 경고한다.


‘지금이 최고점인가? 혹시 어깨에서 사는 건 아닐까?’ 이런저런 설왕설래 속에서도 “내 집 하나는 있어야 한다"라는 내 집 마련 심리가 여전히 강하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투자 수준을 넘어 투기적 성향으로 이어지곤 한다. 《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 수업》의 저자는 “버블은 터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다음이다”라며,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가져올 후폭풍을 냉정하게 짚는다.


저자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식어가고 있다고 진단하며, 중요한 것은 단순한 가격의 오르내림이 아니라 왜 버블이 형성되었는지,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세워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거래 절벽, 사라지는 수요, 멈출 수 없는 공급, 정책과 심리의 한계, 외부 충격 등 다섯 가지 신호를 통해 부동산 시장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각 장에서는 시장 붕괴의 징후, 수요자 구조 변화, 공급 시차로 인한 왜곡, 정책 리스크와 심리적 변수, 외부 충격과 대외 환경 등을 다양한 통계와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특히 무주택자·실수요자·투자자 등 각 독자의 상황별로 접근 방식을 구분하고, ‘최저점 매수 포착법’, ‘손익 구조 점검’, ‘실행 체크리스트’ 등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실전 투자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예시와 점검표가 포함되어 있어, 단순히 ‘언제 사야 하는가’를 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의 붕괴 신호와 공급·수요 구조, 정책 리스크, 심리적 변수 등 한국 부동산의 본질적 흐름을 냉철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독자별로 세부 체크리스트와 전략, 실전 적용 사례를 제시해 지금처럼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시장에서 나침반 역할을 하는 책으로 기능한다.


현재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며 시장 과열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공급 불균형, 인구 구조 변화, 금융 리스크, 정책 변수 등 복합적 위험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복잡한 흐름 속에서 단순한 낙관론은 더 이상 안전장치가 될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동산 최저점을 읽는 핵심 수업》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객관적으로 읽고, 각자의 위치에 맞는 판단 기준을 세우며, 흔들리지 않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략서다. 지금의 상승 흐름을 맹목적으로 좇을 것인가, 아니면 구조적 변화와 리스크를 인식하며 기회를 포착할 것인가? 그 선택의 출발점이 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위기 속에서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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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밖 나를 위한 브랜딩 법칙 NAME
김용석 지음 / 처음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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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처음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취재기자로 회사에 소속되어 활동하다가 프리랜서로 일해본 경험이 있어서, 조직 밖으로 나갔을 때 명함이 주는 위상과 무게감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피부로 느낀 적이 있다. 지금처럼 회사명 대신 내 이름만으로 활동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흐려진 시대에, 회사의 이름이 아닌 나 자신의 이름으로 생존해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프리랜서가 급증하고, 사람의 이름이 곧 브랜드가 되는 지금, 조직 밖에서도 인정받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던지는 책이 바로 《회사 밖 나를 위한 브랜딩 법칙 NAME》이다.


저자 김용석은 기업 마케터로 쌓은 브랜딩 경험을 토대로, 그것을 개인에게 적용하는 체계적인 방식을 책에 담았다. 그는 개인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위해서는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회사의 이름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당신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갈 것인가?”



특히 은퇴 전후, 혹은 경력 변화의 시점에서 압박감이 강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저자가 말하는 ‘브랜딩’은 단순히 멋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이다. “어떻게 내 이름만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이 책의 중심을 관통하는 화두다.


책은 NAME이라는 프레임워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 Navigate (나를 찾는 항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찾아갈지 설계하는 단계이다. 단순히 이름을 짓는 것을 넘어, 직업·전문성·개성을 이름과 연결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 Aim (정조준): 명확한 포지셔닝 없이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않는다.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가”를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광범위한 전문가보다 좁고 깊이 파고드는 전문가가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다.
  • Megaphone (메시지 확장): 단 한 줄의 메시지가 강력하다. SNS 프로필 한 줄, 명함 소개 한 줄이 기회를 만든다. 책은 실제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메시지 구성법과 확장 전략을 보여준다.
  • Earn (수익화): 브랜딩의 최종 목표는 내 이름으로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단지 알려지는 데 그치지 않고, 이름이 곧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책은 개인 브랜딩을 통한 실질적인 수익화 경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검증된 전략들을 담고 있다. 조직 없이, 예산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중심으로 한다. 기존 브랜딩 책들이 기업 브랜드나 거대 마케팅 캠페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이름 하나’로 시작하는 개인 브랜딩에 집중한다.


불확실한 고용 환경이 지속되는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계속될 것이다. 이 책은 자기소개 작성법, SNS 프로필 최적화, 개인 브랜드 구축 로드맵 등 실전에서 곧바로 활용 가능한 도구들을 차례로 안내해 준다. 특히 'NAME(이름)'이라는 가장 개인적인 자산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새롭게 정의하고 싶은 이들에게 실질적인 지침이자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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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추적 - 코로나19는 어디서 왔는가?
데이비드 쾀멘 지음, 유진홍 옮김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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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군자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팬데믹 이전의 세상은 ‘언제든 만나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이 당연했다. 사람은 사람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자연스러웠고, 얼굴을 마주 보는 일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일상은 멈춰 섰다. 거리는 한산해졌고, 학교와 회사는 화면 속으로 옮겨 갔다.


그제야 우리는 ‘가까움’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깨달았다. 비대면이라는 단어는 효율을 주었지만, 동시에 고립의 그림자도 남겼다. 누군가는 그 시절을 잃어버린 시간이라 했고, 누군가는 다시 시작한 시간이라 했다. 세상은 멈춘 듯했지만, 기술은 오히려 더 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팬데믹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오늘의 우리는, 잃은 것과 얻은 것 사이에서 새로운 일상을 배우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여전히 궁금증은 남아 있다. 코로나19는 자연에서 변이한 바이러스인가, 실험실에서 유출된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이 질문에 대해, 정치적 논쟁과 음모론을 넘어 과학적 접근으로 답하는 책이 국내에 소개됐다.


세계적인 과학 저술가 데이비드 쾀멘(David Quammen)의 <Breathless: The Scientific Race to Defeat a Deadly Virus>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의 유진홍 교수가 <숨 가쁜 추적: 코로나19는 어디서 왔는가?>로 완역 출간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과학적 균형감이다. 저자는 자연 기원설과 실험실 유출설 양쪽의 증거를 편견 없이 제시하며,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전자 분석, 역학 추적, 현장 취재, 과학자 인터뷰 등 다각도의 접근을 통해 복잡한 논쟁의 실체를 드러낸다.


576쪽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분량의 책이다. 하지만, 쾀멘 특유의 서사력으로 독자를 이끈다. 문학과 인문학에 기반을 둔 작가답게, 그는 바이러스 유전체와 분자 진화라는 난해한 주제를 일반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낸다.


그렇고 해서 단순한 과학 교양서는 아니다. 수많은 팬데믹 관련 논문을 리뷰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한 지역의 초기 환자 사례, 연구소 기록, 그 주변 정황까지 탐색하며 탐사 저널리즘의 면모를 보여준다. 과학과 현실, 증거와 추론, 확신과 불확실성 사이를 오가며 독자에게 '과학하는 방법' 자체를 체험하게 한다.


특히 정치적 압력 속에서도 과학적 진실을 추구하는 연구자들의 모습, 데이터와 가설 사이에서 고민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는 AI나 기술 분야의 미래 전망서들과는 다른, 검증과 논쟁 중심의 서사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시카고트리뷴 등 주요 언론의 호평을 받았으며, 2022년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2023년 파이낸셜 타임스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역자인 유진홍 교수는 "코로나19 시대를 겪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선동이 아닌 과학"이라며, "이 책은 복잡한 과학적 논쟁을 명쾌하게 정리하면서도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 지적 겸손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이 책은 감염병과 공중보건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부터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학자, 보건 정책 입안자, 생명과학 전공자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아우른다. 특히 과학적 사고방식과 증거 기반 논리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교본이 되어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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