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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뇌가 버벅거립니다 - 느려진 뇌의 컨디션과 집중력을 되찾는 사소한 습관
히라이 마이코 지음, 곽범신 옮김 / 공감각 / 2025년 10월
평점 :

이 포스팅은 공감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 보면, 꼭 어떤 사람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아무리 생각을 더듬어 떠올리려 해도 그 이름만 까맣게 지워져 있을 때는 하려던 이야기가 막히곤 한다. 예전엔 이런 일이 가끔 있었는데 요즘은 점점 잦아지고, 그럴 때마다 ‘내 뇌가 예전 같지 않구나’ 하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오늘도 뇌가 버벅거립니다>는 의사이자 뇌 연구자인 저자가 뇌종양 수술을 겪은 후, 느려진 자신의 뇌를 회복하기 위해 ‘직접 실험자’가 되어 다양한 과학적 연구를 검토하며 100가지의 뇌 회복 습관을 하나씩 시도하고, 그 결과를 정리해 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구성은 어렵지 않다. 뇌의 구조나 신경 회로에 대한 전문 용어보다는, 누구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하루 10분 자연 속 걷기, 손으로 무언가 만들기,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가벼운 스트레칭 같은 단순한 행동들이지만, 모두 뇌의 가소성을 자극해 사고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이 갔던 문장은 “뇌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꾸준히 움직이고, 적절히 쉬고, 의미를 느낄 때 가장 잘 작동한다”였다. 생각이 많아서 머리가 복잡하곤 했는데, 어쩌면 생각이 많아서가 아니라 ‘뇌를 제대로 쉬게 해주지 않아서’ 버벅거렸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뇌를 쉬게 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책 보는 시간을 줄였다. 퇴근 후에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명상을 하거나 종이접기를 하며 머리를 식히기도 한다. 단순하지만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다 보니 머릿속이 정리되고,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가 자연스럽게 잡혔다.
이 책의 저자는 단순히 뇌와 관련된 이론을 소개하기보다, 뇌를 다쳤던 ‘회복의 당사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놓치기 쉬운 뇌의 신호를 세심하게 짚어주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집중이 안 된다, 생각이 자꾸 꼬인다, 감정이 쉽게 흔들린다'라는 증상들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뇌가 보내는 SOS라는 것이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고 일과 감정의 속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려다 보면, 자주 복잡한 생각 속에 빠지곤 한다. 이 책은 이런 복잡한 생각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소하지만 꾸준한 실천의 힘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거창한 명상을 해야 한다거나 고급스러운 두뇌 훈련을 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가볍게 걷는 것부터 습작이나 필사, 대화하기 같은 소소한 행동들이 뇌의 회복력을 키워주는 데 좋다고 한다.
<오늘도 뇌가 버벅거립니다>는 뇌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괜찮아, 다시 회복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는 따뜻한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머리가 멍할 때, 기억이 자꾸 새어 나가는 것 같을 때, 혹은 마음이 무거울 때 이 책을 가볍게 읽어보길 추천한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