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도 나는 인터뷰 말미에 실린 기사를 곱씹는다.
‘이제 우리 사회도 상당히 민주화됐고, 활동가보다는 학문적으로 공헌하고 싶다."
바로 이 한 문장이 발병 원인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벌써 4, 5년 동안이나 이 한마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 한마디는 1980년대가 잉태하고 생산해 낸 학생 운동 출신의 무수한 혁명가들, 진보적이고 양심적이었던 인텔리들이나아가야 할 노선을 잘라 말하고 있다. 이 한마디는 1980년대가 배출해 낸 지식인출신의 거의 모든 활동가들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으며 하나의 새로운 통일된경향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조용히 받아들여 진 논리다. 나는 아무러 대안이없지만 아직도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없을 뿐이다. 과연 이 말이 옳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