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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경제학이다 - 공병호의 新 경제학 산책
공병호 지음 / 해냄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회사에서 사원들의 독서 권장을 위해 업무와 무관하게 독서통신교육을 의무적으로 하게 한다. 3개월 동안 한달에 한권씩 선택한 과목의 책을 세권 읽고 레포트를 제출하는 것이다. 물론 난 보통 사람들보다 많은 책을 읽긴 하지만 웬지 시켜서 하는 일은 내키지 않는 마음이 생기더라. 자기 계발, 인간 관계 등 사회 생활 전반에 필요한 양식들의 과정이 대부분이다. 그 중 내가 선택한 것은 골치 아프게도 경제학 부분이었다. 이렇게 억지로라도 읽지 않으면 절대 내 스스로 선택하여 골라 읽지 않는 부분이 바로 경제학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경제학이란 것은 나와는 먼 학문이라 생각했다. 그저 기업을 경영하거나 돈을 많이 벌고자 하거나 주식을 살 때 유용한 학문이라 생각했다. 물론 난 사회 생활 한지도 오래 되었고 나름 적금도 들고 투자도 하고 또 소비도 엄청하지만 재테크라던가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단지 요즘 경제가 많이 침체되서 주가가 폭락하고 물가가 폭등하는 등의 경기 불황을 야기시킨 현대 정세와 한심한 국가경영 정책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잘먹고 잘살자는 측면에서 경제학이란 학문은 물론 유용한 것이지만 이 책을 통해 단순히 국가 경제나 자원의 효율적 배분 문제가 아닌 인생에 있어서도 경제학이 여러 분야에 적용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사실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지 우리가 사는 매 순간순간마다 경제학 법칙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선택하여 행동하는 삶과 매 순간을 경제적 관점에서 다시한번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삶의 차이는 크다.
이 책은 인생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여러가지 선택의 순간에 어떻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지에 대해 설명해 준다. 누가 부자가 되는지, 맞벌이는 왜 하는지, 외모지상주의와 투자 수익률의 상관관계, 승진의 속도라든가 사교육과 유학의 선택, 이민과 결혼 등 실생활 전반에 대한 경제학을 이야기한다. 학창시절 경제학 강의라곤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내게도 쉽게 이해되었다.
즉, 삶에 있어서 경제학적으로 어떤 것이 합리적인가 하는 선택이 중요하며, 부를 축적하거나 어떤 이익을 얻기 위해서 본질적으로 리스크를 포함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마치 어떤 것을 선택함에 있어서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는 도박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경제학에서는 도박은 공정한 거래가 아니라 이야기한다. 다시말해 주고받는 거래가 아니라 거래에 임하는 순간 패배가 보장된 거래라 말한다.
경제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아직도 내게는 경제라는 의미가 '재화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최대의 이익을 얻는다' 라는 어설프고 단순한 관점으로 느껴지지만 이 책은 인생에 있어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치들, 예를 들면 시간이라든가 비용이라든가 자기가 갖고 있는 고유 능력 등 이 모든 것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우리가 이루고자하는 목표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간의 지혜를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기 가치를 높여 몸값을 올리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경제학을 알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경제학이란 학문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 책은 경제학이란 학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흥미를 갖게하는 역할로서는 충분히 읽을만 한 것 같다. 나와 같이 경제학에 문외한인 사람들 조차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깊에 읽은 부분은 이 부분이다.
주말은 매우 귀한 자원이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소중한 자원이다. 주말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일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p171>
누구나 느끼고 있는 당연한 진리인 것 같지만 내가 헛되이 뒹구르며 보낸 지난 주말이 약간 후회된다. 주말에 쉬는 것도 재충전을 위해 나에게 이로운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보내는 시간들이 조금 지나고 나면 후회가 되더라. 이번 주말은 즐겁고 의미있는 일들을 만들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