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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 절망을 이기는 용기를 가르쳐 준 감동과 기적의 글쓰기 수업
에린 그루웰 지음, 김태훈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학창시절 봤던 영화 <죽은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이 생각났다. 출세만을 고집하는 교육 현실과 청소년들의 미래를 본인의지와 무관하게 획일화시키는 교육 과정에 직접 반기를 들며 자유 수업 방식의 교육을 펼친다. '카르페 디엠' 그것은 바로 청소년 자신이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하고자하는 일을 선택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설계해 갈 수 있는 자유 정신을 의미한다. 이 영화를 굉장히 인상깊게 봤던 난 아직도 마지막 장면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솔직히 이런 종류(선생님 하나가 문제아 또는 어려운 현실에 처한 학생들을 이끌어 성공하는 사례)의 이야기는 영화나 책 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들어왔지만, 그런 이야기들은 언제 들어도 가슴 따뜻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획일화된 교육, 그리고 대학에 가기 위한 교육, 그것은 아마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또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삭막한 현실이다. 피말리는 입시경쟁 이외에 또 한켠에서는 청소년 폭력문제도 심각하다. 가끔 티비나 뉴스를 통해 듣는 각종 학생 폭력 사건의 이야기들은 '쟤네들이 정작 십대란 말인가"싶을 정도로 무섭고 섬짓한 일들도 많다. 이 모든 것들이 청소년 각자의 자유 의지를 오직 입시 위주의 교육에만 초점을 두는 교육 정책과 정작 청소년 각자의 문제에 무관심한 부모,교사 모두의 책임일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인종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외국 특히 다민족들이 모여 생활하는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인종문제가 학생을 포함한 각종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창시절 미국에 사는 흑인 친구과 첸팔을 한 적이 있었는데, 언젠가 편지의 내용에 자신의 친한 친구가 총에 맞아 죽었다고 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일이 거의 드물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편으론 놀라웠고, 미국에 사는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학생들과 처한 환경이 많이 다르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었다. 또한 몇년 전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온 조승희 사건은 인종과 총기 문제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커다란 비극이다. 인종, 총기, 마약 등 각종 강력사건에 많은 청소년들이 관련되고 희생되는 현실이 현재 미국사회였으며, 총격전이 난무하는 현실은 전쟁터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 책의 저자 에린 그루웰 선생님이 근무하게 된 켈리포니아의 윌슨 고등학교 203호는 불량학생'의 집합 장소였다.
203호는 우등학생들에게 소외된 열등한 흑인, 남미계, 아시아 등 각종 유색인종 학생들이 모인 문제아반으로 에린 그루웰 선생님은 이곳에서 국어를 가르치게 된다.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난장판인 학생들을 맡기에 그녀의 교사 경험은 많지 않았고, 그녀가 쉽게 포기하고 떠날거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이곳에서 4년동안이나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학생들과 마음을 나눈다. 에린 선생님이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냈던 화재는 '인종문제'였으며, 획일화된 교과서를 접고 문학과 글쓰기를 통해 '관용'을 가르친다. 왜 이런 문학책을 읽어야 하지? 라고 거부했던 학생들도 차차 책을 펼쳐들게 되었고, 그 책속에 인물과 자신과의 비슷한점을 발견했으며, 자신과 비슷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꾿꾿히 앞서 나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긍정적인 삶의 방법을 찾게 된다. 각종 차별과 폭력, 열악한 가정환경과 부모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었던 학생들은 차차 마음의 문을 열고, 그들의 현실을 딪고 일어서 새로운 희망을 생각하게 된다.
인종 문제에 대한 그녀의 교육은 우선 학생들에게 유태인 학살을 다른 <안네의 일기>와 보스니아 내전의 생존자인 줄리타란 학생이 쓴 <줄리타의 일기>를 읽게 하였다. 그 책들을 통해 인간 말살 정책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그 작가와 관련된 인물이나 줄리타를 직접 초청하여 강연을 듣게하고, 그와 관련된 영화와 박물관을 견학하게 한다. 또한 책속의 인물을 직접 만나기 위해 계획한 유럽 여행은 학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다. 획일화된 교육이 아닌 직접 경험하고 실천하고 또 느끼게 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차별하지 않는 그녀만의 독특한 수업방식에 학생들은 큰 감동을 받고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삶의 용기를 얻게 된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내면의 고민이나 일들을 일기로 쓴 책이 언론과 출판 각종 지역사회의 후원으로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Freedom writers Diary)라는 이름으로 출간되고, 그 일기를 쓴 자신들을 자유의 작가'로 명명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전 미국 또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이 책은 무엇보다 실화라는 점에서 느끼는 것이 더 많다. 책 속의 많은 학생들의 일기에서는 미국 청소년 현실의 고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지, 모두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책속의 모든 내용이 우울하고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어른들이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정작 학생 각각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얼굴을 마주보고,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그것이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에린 그루웰 같은 선생님이 특별히 존경과 관심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에린 같은 선생님이 많다면 가끔씩 우리에게 들려오는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들이 줄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더불어 책읽기와 글쓰기라는 행위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편견과 차별이 없는 사회가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태어난 성분(인종이나 피부색)으로 차별을 당하는 비극은 없어야 할 것이다.
**책 앞에 환하게 웃고 있는 에린 선생님과 학생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