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 책 읽는 것 자체가 내게는 사치다. 사실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 앞에서 초연한 자가 과연 있을 수 있을까? 내가 이땅에서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부딪치는 날마다의 싸움에서 버텨야 하는 존재로 하루 하루가 버겁다.
어떤이는 힘차게 굳세게 그 어떤 고난과 바람이 불어도 자신있게 버틴다고 하지면 사실 그냥 그 자리에서 겨우 버틴다는게 솔직한 내 생각이다.
그러다가도 가끔씩 이런 책을 읽는 다는 건 내게 비타민이다. 가끔씩 다른세계에 빠져드는 행복한 순간 그때가 바로 이런책을 읽는 때이다. 코흐의 책은 전에 의식의 재탐구에서 의식의 신경상관물이라는 생소한 단어로 어렵게 느껴지지만 의식을 설명하기위한 어쩔수 없는 단어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생30년동안 프랜시스 크릭과 같이 연구하면서 그 가 가진 생각들을 정말 진솔하게 풀어낸다.
솔직히 나는 이런 책들이 맘에 든다. 단지 의식에 대한 어려운 단어만을 풀어 쓰는 것 보다 자기 이야기가 들어가있는 수필, 자서전같은 책들...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전 보았던 인터스텔라라 생각이 난다. 황량한 세계에서 희망을 향해 찾아가는 인간...그게 인간이 버텨가면서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이 양반은 의식에 대한 전문가 이면서도 시간과 공간, 양자역학이라는 지식도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 책을 이정도로 따라 갈수 있을 정도가 됐다는게 내게 위로라면 위로가 된다. 몇년전에 읽은 에리캔델의 기억을 찾아서와 비슷한 책인 것 같다.
이런 책은 시간이 나면 읽을 책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읽어야 할 책이란게 내 생각이다. 여담으로 이 책은 우리회사 높은 양반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책인데...가끔씩 이런 횡재를 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