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빌의 유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6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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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가 왜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불리는지는 이 한 권의 소설만 읽어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행복한 왕자'처럼 선을 찬미하는 동화들도 있지만, 동시에 인간이란 선하기만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들도 있다. 와일드는 인간을 한 가지 기준으로 재단하기보다 인간이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한 존재인지를 묘사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고전으로 분류될 만큼 오래된 소설이지만 지금 읽어도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다. 단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처럼 훌륭한 이야기꾼을 일찍 잃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손해인가. 안타까운 일이다. 와일드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캔터빌의 유령』부터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이 세상의 걱정은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고, 이 세상의 슬픔은 하나의 가슴이 느끼기에는 너무 무겁다네. - <어린 왕> 중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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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방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0
앤절라 카터 지음, 이귀우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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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을 새롭게 바꾼 이야기를 좋아해서 꽤 기대하며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거나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 글이어서 조금 당황했다. 하지만 해설을 읽으면서 작가의 의도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사랑의 집에 사는 귀부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믿고 읽었던 동화가 사실 여성의 모습을 얼마나 왜곡하고 있는지 비교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가 자주적인 여성이라고 믿는 상은 얼마나 고정되고 정형화되어 있는지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어떤 것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나는 젊은 여자이며 처녀였다. 남자들은 자신들이 비이성적이면서도 자신들과 똑같지 않은 존재들에게 이성이 없다고 주장하듯 내게도 이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만약 내 주위의 황량한 황야에서 한 사람의 영혼도 볼 수 없다면, 그렇다면 우리 여섯(말이나 말 탄 자들이나 양쪽 다)은 우리 사이에도 영혼이 하나도 없다고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면 이 세상 최고의 종교들은 모두, 선하신 주님이 에덴동산의 문을 열고 이브와 그 친구들을 내쫓으셨을 때, 야수나 여자들에게는 그 연약하고 말랑한 영혼을 주시지 않았다고 명확하게 단언하기 때문이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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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빛깔들의 밤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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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사고로 잃은 부부와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이 견뎌야 했던 수많은 고통과 상처의 이야기. 다소 과하다는 느낌도 있지만 한없이 무겁고 우울한 이야기임에도 페이지를 넘기는 손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 했던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왜 언제나 상처받은 사람끼리 서로를 보듬어야 하는 것일까.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분명히 있는데도 말이다. 많은 경우 정의 실현은 가장 좋은 위로가 될 수 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만 했다. 한 집안이 이 꼴이 되었는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 지랄 같은 세상에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단 말인가. 왜 고작해야 새새끼들이나 탓해야 한단 말인가.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토록 많이 죽었는데, 왜 고작 뒈져버린 트럭 운전사나 물고 늘어져야 한단 말인가!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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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만나러 왔어
클로이 데이킨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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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따뜻하고 좋은 소설. 초반의 지루함을 견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다. '말하는 물고기'를 만난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한 소년의 성장기. 어른이 된 우리는 과연 세상과 사람들을 그리고 나 자신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우리의 잘못된 나침반을 다시 맞춰보자. 말하는 물고기가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잘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 그동안 내내 내가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듯. 그리고 생각한다. 우리가 모든 것을, 서로를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일을 말아먹고, 멍청하게 비춰지고, 비웃음당하는 것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 ‘겨우 시작일 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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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퍼플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7
앨리스 워커 지음, 고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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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성 셀리의 지난한 삶을 통해 여성혐오와 인종차별의 벽 앞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서로 연대하고 사랑하며 삶을 바꿔나가는지 보여주는 소설. 책에서 ‘퍼플‘이 직접 언급되는 대목은 거의 없지만, 다 읽고 나면 퍼플이 얼마나 아름다운 색인지 마음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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