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Me Tell You Something : 인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더라도
황영 지음 / 마음연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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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인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 때,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 타인의 인생을 통해 탐구하고, 자신의 인생을 반추해 보자는 내용이다. 

저자 황영은 영어강사이다. 직업 특성상 영어 지문을 많이 읽는다. 인문학을 좋아한 그는 영어 지문과 인문학 책의 교집합을 만들어낸다. 그 교집합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도 하고, 삶을 반추해 글로 표현한다. 

나는 사실 영어 지문에 철학 관련 내용이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영어 단어 외우기도 쉽지 않은 판국에 철학적 깊은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한 문장이라도 원문을 읽는 것과 번역된 문장을 읽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지문으로 만났다 해도 정답만 외우는 것보다는 내용을 깊이 음미해 보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에 사는 거의 모든 이의 꿈이 건물주가 되어버린 지금, 왜 철학이 필요한가 묻는 학생의 질문에 독자인 나조차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같았다. 

‘왜 사는가?’, ‘왜 사랑해야 하나?’와 같이 ‘왜?’라는 질문은 철학의 기본 요소이지, 철학 자체는 ‘왜?’라는 질문과는 좀 이질적이다. 철학 자체는 ‘왜?’가 아니라 ‘무엇인가?’와 ‘어떻게?’와 더 잘 어울린다.

그럼에도 저자는 학생의 저 질문에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놓는다. “철학을 하지 않아도 건물주가 될 수 있다. 다만 철학 없이는 행복한 건물주는 될 수가 없다.” 우문현답이 이런 것인가? 속이 시원해지는 명쾌한 대답이었다고 생각했다.

철학을 사랑하는 선생과 철학에 눈뜨기 시작한 학생과의 대화가 너무 보기 좋았다. 행복, 삶과 같은 다분히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헛소리하지 말라거나, 혹시 무슨 안 좋은 일 있냐는 반응일 것이다. 그래서 철학을 논할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철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행복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철학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영어 지문과 함께, 학생과의 대화로 풀어놓은 점이 신선했다. 그리고 학생이랑 나눈 이야기이다 보니 철학 초보에게도 어렵지 않게 읽혀서 좋았다. 

책은 철학이 무엇인지, 철학의 필요성, 철학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지… 등과 같은 초보적인 것을 알 수 있는 철학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철학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가 자극되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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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장의 퇴근주 - 퇴근 후 시작되는 이 과장의 은밀한 사생활
이창협 지음, 양유미 그림 / 지콜론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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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아주 사적인 음주 생활과 직장 생활에 관한 기록이다. 10여 년간 직장 생활을 하며 겪은 사사로운 에피소드와 술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저자가 글감을 고른 기준은 막 10개월이 된 자신의 딸이 나중에 읽었을 때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는 쓰지 말자는 단순한 것이었다고 한다. 10개월이 된 아이가 술에 관한 책을 읽고 이해할 나이가 되려면 적어도 20년 이상은 지나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저자의 기준은 세월이 지나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하지만 아주 까다로운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저자의 아내이자 그림을 그린 양유미의 추천사가 마음에 들었다. 

직장 동료였을 때 그녀는 자신의 두루뭉술한 생각에 꼭 맞는 언어를 찾아주는 저자와의 대화가 즐거웠다고 한다. 그의 말이 유별나거나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관념에 꼭 맞는 적확한 표현을 듣는 것이 즐거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을 언제까지고 이어가고 싶어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글을 읽고 그림을 그리면서는 저자가 사고하는 과정과 언어를 수집하는 방식을 따라가는 희열을 느꼈다고 전한다.

그의 사고가 얼마나 즐거우면 결혼까지 결심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그의 언어 수집 방식이 얼마나 새로우면 희열을 느끼게 되었을까 무척 궁금했기 때문에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상승했다.

헤네시 콕(Hennessy Coke)이나 잭 콕(Jack & Coke)과 같은 칵테일을 두고 코냑은 본디 우아한 포도의 향을 즐기는 음료인데 콜라를 섞으면 술 본래의 향을 즐길 수 없다는 주장에, “술 정도는 내 맘대로 마시게 해달라. 즐거우려고 마시는 술인데 내 입에 맛있으면 그만이잖아.”라며 말하는 이 과장의 반항심이 마음에 쏙 들었다.

너무 성실해 보여서 주말 사내 행사에 당연한 듯 동원되기 싫은 거지 일을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라는 이 과장의 성향에 동질감이 들었다. 나도 매사에 너무 성실하거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이런 양가감정 때문에 고민일 때도 자주 있다. 이 과장의 추천대로 시원한 진 피즈(Gin Fizz) 한잔하고 싶다. 

이 과장의 직장 생활 이야기와 그 에피소드에 찰떡궁합인 술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었다. 술에 관심도 별로 없고 술을 즐겨 마시지도 않기 때문에 술 이야기가 재미있을까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기우였다. 술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어도 그가 들려주는 술 이야기는 상당히 즐거웠다. 

양유미 작가가 왜 그와의 대화가 즐거워 결혼까지 했는지, 그의 글을 읽으며 희열을 느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나의 퇴근주는 어떤 것이 좋은지 상상하는 즐거움도 책을 읽는 즐거움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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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14kg 쏙! 내장지방 말리는 가장 의학적인 방법
미즈노 마사토 지음, 박유미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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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끊었다가 살이 찌면 운동을 해야겠다 다짐하게 된다. 하지만 ‘이전의 운동량’+‘이전의 식사’=‘이전의 체중’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부분은 ‘살이 찐 그대로 빠지지 않는’상태가 된단다. 몸은 이미 변해버려서 ‘이전의 운동량’만으로는 살을 뺄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인 미즈노 마사토는 불과 약 6년 전에도 ‘고도비만’으로 엄청나게 비만한 몸이었고 지방간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책도 내고 방송에 나와서 건강 정보를 전달하기도 한다는데, 외래 진료를 할 때 환자들에게 “체중을 줄이세요”라고 말하면 “선생님도요!”라는 대답을 들을 정도였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더군다나 지방간뿐만 아니라 역류성 식도염과 수면 무호흡증도 발병한 상태였다고 하니 더 놀랍다.

그런 상태에서 다이어트의 왕도라고 여긴 칼로리 제한 방법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했다가 역효과가 나타나 살이 더 쪄 버리는 상황까지 갔다고 한다.

그랬던 저자는 1년 만에 14kg 감량에 성공하고 지방간도 좋아지게 된다. 감량 후에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해서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 매체에도 출연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책을 집필하고 감수하였으며, 전국 각지에서 강연까지 하는 등 열정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더니 저자는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 성형까지 훌륭하게 성공한 것 같다. 그리고 생활까지 성형 중이니 정말 다이어트로 인생역전 한 셈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환자들과 연마해 온 효과가 확실한 내장지방 줄이는 식사법이 담겨 있다. 

내장지방이 증가하는 가장 큰 요인은 ‘식사’라고 한다. 식사가 체지방을 늘리고, 줄어들지 않는 체중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니 너무 잔혹한 진실이다. 

저자는 식사를 어떻게 해야 지방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멈출 수 있는지, 줄어들지 않는 몸의 지방을 줄이고 건강해지는 방법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질병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영양 섭취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단순한 기술을 전하는 대신 다음의 두 가지를 자세히 알려주겠다 말한다.

· 내장지방이 증가하는 신체 반응

· 내장지방을 계속 태우는 신체 반응

살이 찌면 흔히 생각하는 것이 식사량, 운동 부족, 유전적 요인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요인들의 영향보다 가장 큰 요인은 ‘당질 섭취’라고 한다. 

탄수화물, 설탕 등의 섭취로 당질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는 비만 호르몬으로 불리는 인슐린이 대량으로 분비되기 시작한다.

이 인슐린의 작용에 의해 에너지로 사용하고 남은 당질이 지방으로 저장되면서 살이 찐다.

이것이 바로 ‘내장지방이 증가하는 신체 반응’의 정체다.

이 이론대로라면 당질을 과다 섭취하지 않으면 고칼로리 음식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렇다면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는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가 의미 없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안내하는 식사법은 단지 ‘내장지방을 줄이는’ 효과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에 소개되는 방법을 실행하면 내장지방을 제거하는 동시에 당뇨병과 고혈압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내장지방은 건강이 향상되면 자연히 줄어들게 된다.

이 책에 안내하는 식사법을 꾸준히 실천해서 나도 내장지방을 줄이고 건강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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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주역 옛글의 향기 9
공자 엮음, 최상용 옮김 / 일상이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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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은 기원전 3000년경 복희씨가 황하에 출현한 용마(龍馬)에 그려진 하도(河圖)를 보고서 8괘를 바탕으로 64(8x8=64) 괘로 확장된 이후, 기원전 1000년경에 주나라의 문왕이 64괘에 대한 설명서인 괘사(卦辭), 그의 아들인 주공이 각 괘의 효에 대한 해설인 효사(爻辭)를 붙임으로써 완성된다. 춘추전국시대에 공자가 『역경』이 기록된 죽간(竹簡)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는 위편삼절(韋編三絶)이 될 만큼 매진한 끝에 『역경』의 해설서인 십익(十翼)을 덧붙인다. 오늘날에는 주나라의 문왕과 주공 그리고 주나라를 흠모한 공자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하여 『주역』이라 일컫는다.

『주역』으로 불리고 있는 『역경』은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라는 대자연의 변화 법칙을 담고 있는 심오한 분야이다. 

『역경』의 기본인 8괘는 건괘(乾卦), 태괘(兌卦), 이괘(離卦), 진괘(震卦), 손괘(巽卦), 감괘(坎卦), 간괘(艮卦), 곤괘(坤卦)이고 이 팔괘가 서로 조합(8x8=64) 되어 이루어진 것이 64괘이다. 

팔괘를 조합할 때 위에 있는 괘를 상괘, 외괘라 하고 아래에 있는 괘를 하괘, 내괘라 한다.

『주역』을 공부하고자 한다면 『역경』에 앞서 해설서인 계사전(繫辭傳)으로 시작하는 십익(十翼)을 먼저 읽어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한 다음, 64괘의 괘효사를 접하는 게 보다 다가가기 쉽다.

책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역경』의 주요 부분인 상경과 하경은 물론 해설서인 십익(十翼)을 쉬운 우리말로 풀어썼으며, 일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산가지와 동전으로 치는 점법은 물로 보다 간단하고 쉽게 점을 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각주와 해설을 읽느라 정작 중요한 원전의 핵심 내용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저자는 각주와 해설 등을 과감히 생략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래서 인류가 출현한 이래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했는데, 그것이 바로 점(占)이다. 한중일 등 동양에서는 주역점이 그 방편 중의 하나였다.

점(占)은 잠에서 깨어난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치는 것이 가장 좋다. 

책에는 점을 치는 방법 중 산가지로 점치는 방법과 동전으로 점치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역학(易學)을 깊이 있게 공부한 사람들은 매일 혹은 중요한 목표 실행에 앞서 주역점을 활용하였다. 

우리도 『역경』을 곁에 두고 일상생활이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서 판단의 근거로 삼아 보다 유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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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만지는 인생
이근후 지음 / 인디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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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 나라의 의식 수준이 정신 건강, 마음의 행복, 인권 보호 등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의식주의 해결이 잣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1935년 생, 여든을 훌쩍 넘긴 작가의 눈에는 지금 한국은 예전과 비할 수 없는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지만, 안타깝게도 서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내면의 행복과 여유를 상실해 보인단다.

그래서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소소한 재미, 나눔과 베풂의 중요성, 불안 초조 의심에서 벗어나 지금 현재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의 편집자가 저자의 환자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환자가 병고에서 벗어나 함께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되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고, 행복했을 것 같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속담은 불교 경전인 《열반경》에 나오는 맹인 모상(盲人摸象) 일화에서 유래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부분만 가지고 고집을 부린다는 의미이다. 흔히 어떤 사람의 좁은 식견을 비꼬아 말할 때 사용하는 속담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저마다 그 자체로는 일리가 있으나 그것을 인생 전체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장님이 만진 다리와 귀, 몸통을 합치면 진짜 코끼리를 알 수 있을까? 인생이란 명제의 답도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답들을 모두 합쳐보면 ‘인생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책은 맹인 모상 일화처럼 인생이 무엇인지 인생의 편린들을 모아놓았다. 이 퍼즐 조각과 같은 인생의 답들을 모아 코끼리 전체를 상상하는 것은 독자들 각자의 몫일 것이다.

각자가 그린 코끼리 상도 모두 달라 어떤 코끼리가 진짜 코끼리이지 알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체를 보려 애썼다는 자체로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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