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만지는 인생
이근후 지음 / 인디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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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 나라의 의식 수준이 정신 건강, 마음의 행복, 인권 보호 등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의식주의 해결이 잣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1935년 생, 여든을 훌쩍 넘긴 작가의 눈에는 지금 한국은 예전과 비할 수 없는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지만, 안타깝게도 서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내면의 행복과 여유를 상실해 보인단다.

그래서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소소한 재미, 나눔과 베풂의 중요성, 불안 초조 의심에서 벗어나 지금 현재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의 편집자가 저자의 환자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환자가 병고에서 벗어나 함께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되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고, 행복했을 것 같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속담은 불교 경전인 《열반경》에 나오는 맹인 모상(盲人摸象) 일화에서 유래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부분만 가지고 고집을 부린다는 의미이다. 흔히 어떤 사람의 좁은 식견을 비꼬아 말할 때 사용하는 속담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저마다 그 자체로는 일리가 있으나 그것을 인생 전체라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장님이 만진 다리와 귀, 몸통을 합치면 진짜 코끼리를 알 수 있을까? 인생이란 명제의 답도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답들을 모두 합쳐보면 ‘인생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책은 맹인 모상 일화처럼 인생이 무엇인지 인생의 편린들을 모아놓았다. 이 퍼즐 조각과 같은 인생의 답들을 모아 코끼리 전체를 상상하는 것은 독자들 각자의 몫일 것이다.

각자가 그린 코끼리 상도 모두 달라 어떤 코끼리가 진짜 코끼리이지 알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체를 보려 애썼다는 자체로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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