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 612 누가 어린 왕자를 죽였는가
미셸 뷔시 지음, 이선민 옮김 / 힘찬북스(HCbooks)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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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7월 31일 아침 코르시카섬 보르고로 정찰 비행을 나섰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자취를 감췄다. 그의 실종은 거의 60년 가까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가, 말도 안 되게 여러 상황이 겹친 끝에 그가 조정했던 미국 쌍발기 잔해를 지중해에서 발견하며 수수께끼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작가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그가 죽기 인 년 남짓 전, 유럽으로 재참전하러 떠나기 전에 짧은 글을 한 편 썼는데, 그 글이 바로 《어린 왕자》이다.

그런데 이야기 안에서 어린 왕자가 급작스레 죽는 것과 몇 달 뒤 생텍쥐페리가 갑자기 사라진 일은 놀랍도록 서로 유사하다. 생텍쥐페리와 관련해 발견된 것은 녹슨 비행기 잔해뿐이었고, 어린 왕자는 자기 몸이 ‘아무렇게나 버려진 껍데기’처럼 보일 거라는 말을 한 것도 유사해 보인다.

지금까지 그 어떤 작품에서도 생텍쥐페리와 어린 왕자의 운명을 평행선상에 올려 보는 시도를 한 적은 없다. 이 점에 착안해서 이 소설은 생텍쥐페리의 사라짐과 그의 주인공의 사라짐 사이에 존재하는 기묘한 유사점을 끄집어내어 보고, 재점검해 본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다.

저자는 사실로 증명된 여러 요소들을 모두 모은 뒤, 지금껏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방식으로 그것들을 배열해 놓았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수수께끼에 관한 증거들을 마음대로 활용해 보아도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직접 탐정이 되어 보고, 자신만의 열쇠로 풀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말한다.

어릴 때도 몇 번은 읽었고, 터울이 큰 딸들을 키우면서 함께 여러 차례 읽었다. 그럼에도 작가와 소설을 연관 지어 볼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이렇게 소설의 문장 곳곳에 흩어진 다양한 암시를 찾아내면서 읽으니 전혀 새로운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어 보았건, 읽어 보지 않았건 《어린 왕자》의 내용을 아예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누가 《어린 왕자》 읽어 보았냐고 물어보면 선뜻 대답이 잘 안 나왔다. 분명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내용을 질문하면 대답을 못할까 봐 움츠러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새로운 시각으로 읽어보니, 이제 자신 있게 《어린 왕자》를 읽었노라 주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사람들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탐험가라면 누구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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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이 싸대기를 날려도 나는 씨익 웃는다 - 불행은 제 맘대로 와도 행복은 내 맘대로 결정하려는 당신에게
김세영 지음 / 카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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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씨는 첫 마디부터 자신은 4번이나 총을 맞아 보았다며, 총을 맞아 보았냐고 질문한다. 머리에 한 번, 가슴에 한 번, 심장에 빗겨서 한 번, 마지막으로 머리에 한 번 더 총을 맞았다고 한다. 총을 4번이나 맞았는데 아직도 살아 있다고? 서프라이즈에나 나올 이야기이다.

자신을 ‘총 맞은 럭키 카이’라고 밝힌 저자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김세영 씨가 맞았다는 총알이 실제 총알은 아니었다. 하지만 총알에 비유될 만큼 그의 삶을 뒤흔드는 파괴력을 가진 것들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 이력들이 자신의 약점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지 못한, 가질 수 없는 자신만의 강점이라 말한다.

잃었지만 얻은 이야기를, 넘어졌지만 엎드려 있지 않고 일어나는 이야기를 한다.

저자의 말처럼 그의 삶의 농도 대비 우울하고 어두운 글이 아니라 좋았다. 하루하루가 지겹고, 힘들고, 짜증 나고, 숨이 턱턱 막히는 사람들을 살맛 나게 하는 글이라는 말에 백 프로 동의한다. 나는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 특별할 게 있겠나 싶은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경종을 울린다. 고요한 삶을 사는 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지 일깨워 준다.

불평불만하지 말고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훨씬 살맛 나고,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은 B(Bri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고 했는데, 인생의 방점은 선택에 있다. 저자는 세상에 좋고 나쁜 선택은 없다고 했다. 오직 선택에 대한 나의 반응만 있기 때문이란다.

행선지도 알려 주지 않고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가는 선택에 너무 힘 빼지 말고, 어떻게 수용하고 반응할지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말 같다. 책의 제목처럼 역경에 씨∪익 웃어넘길 수 있는 멘탈이 되면 인생이 좀 쉬워 질라나?

이 책은 김세영 씨만이 가진 강점, 그러니까 인생을 좀 더 가볍게 살아가고자 하는 방편 등 인생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다양한 관점을 담아내고 있다.

총을 맞고도 살아가는 김세영 씨의 렌즈로 바라본 세상을 보면서, 무겁다고만 느꼈던 내 인생이 조금은 가볍게 느껴진다.

이 분도 이렇게 씩씩하게 살아가는데, 징징거리지 말고 감사하며 살자고 다짐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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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지식 사전 - 돈의 흐름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부자 입문 지침서
은퇴연구소 지음 / 체인지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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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다고 부자가 된다거나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해 부자가 되고 싶다면 모르면 안 되는 내용들이니 부자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만 한다.

책은 크게 돈(MONEY), 땅(LAND), 주식(STOCK), 세금(TAX), 파이프라인(PIPELINE)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난이 대문으로 찾아오면 사랑은 창밖으로 도망간다

냉혹하지만 이 문장은 살면서 뼈저리게 경험했던 말이다. 가난해도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고 오기를 부려봤지만, 가난하면 행복하기 힘들었다. 지금도 돈이 없으면 가족들은(특히 배우자와는) 더 많이, 그리고 더 자주 싸우게 된다는 것을 수시로 깨닫는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면 마음에도 여유가 생겨서 웬만한 일에는 화가 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싸울 일도 없다. 그래서 나는 행복을 위해서라도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근로자에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딱 그 수준의 급여를 지급한다는 말이 너무 와닿았다. 대학 졸업한 후로 줄곧 근로자로 살았다. 그런데 정말 말 그대로 생활만 영위했다. 첫 월급과 지금의 월급을 비교하면 몸값이 엄청나게 오른 것 같지만, 물가 상승분에 맞춰 인상된 급여이기 때문에 생활이 많이 윤택해졌다고 볼 수는 없다.

근로 소득의 한계를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정말 더 늦기 전에 소득 파이프를 만들고, 투자하고, 자본 소득을 키워야겠다.

내용 중에 파이프라인(PIPELINE)에 가장 주목했다. 책에서는 소득 파이프 만들기로 ‘블로그’를 제안하고 있다.

나도 나름 블로그를 오래 운영해온 블로거이다. 하지만 블로그로 돈을 벌 궁리는 해보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여러 가지 파이프라인 구축을 궁리해 봐야겠다. 특히 블로그로 돈을 버는 계획도 신중하게 검토해 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책을 통해 ‘돈이란 무엇인지’,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들은 어떻게 부를 축적했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알게 되었다. ‘부’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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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르베다 -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몸과 마음을 가꾸는 방법
아카리 리피 지음, 김민정 외 옮김 / 청홍(지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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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들은 너무 많은데, 정작 어떤 게 나에게 필요한 정보인지 모르겠어’, ‘다이어트, 피부 관리… 열심히 나 자신을 가꾸는데도 효과가 별로 없어.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걸까?’

이 두 가지는 정확히 내가 하던 고민과 같다.

아유르베다는 나에게는 많이 생소하지만, 약 5000년 전부터 사람의 육체, 정신, 영혼을 치유해 온 의학이자 건강증진 법이라고 한다. 지금도 본고장인 인도와 스리랑카에서는 정부로부터 의학으로 인정받아 공적 보험 혜택이 적용되고 있다고 하니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사지나 뷰티 테라피의 하나로써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아유르베다에서는 ‘개인이 타고난 성질의 차이’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사람은 모두 타입이 다르며, 각자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적용하지 않으면 원하는 상태에 도달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의학적인 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인 정보에 의지하고 자신을 맡긴다. 일례로 누가 어떤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하면 너도 나도 그 방법을 따라 하기 바쁘다.

아유르베다가 좋은 점이 여기에 있다. 아유르베다는 ‘외부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 자신을 아는 것’이 기본이다. 증상에 따라 약을 처방하는 방법이 아닌, 같은 증상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약을 처방하는 것이 서양의학과 다른 점이다.

아유르베다의 가장 좋은 점은 뭔가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나에게 필요 없는, 쓸데없는 것을 멈추게 해준다는 점이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축적된 나쁜 생활 습관, 다른 사람들한테서 들은 이야기, 어딘가에서 읽은 이야기와 같은 ‘외부로부터의 정보’를 한 꺼풀씩 벗겨내서 지식과 마인드를 리셋 시켜 준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이 책은 ‘체질 진단표’를 제공하고 있어서 자신이 어떤 체질인지 셀프 체크해 볼 수 있다.

아유르베다에는 타고난 체질을 나타내는 ‘프라크리트(Prakrti)'라고 하는 개념이 있는데, 각 개인이 태어났을 당시의 ’자연스러운 상태‘를 가리킨다. 이는 태어난 후로 죽을 때까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즉, 어떤 마음과 몸의 성질을 가졌는지는 프라크리티로 어느 정도 결정된다고 하니 ’제칠 진단표‘를 작성해서 자신의 프라크리티를 아는 것만 해도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유르베다는 일찍 일어나기, 혓바닥 닦기, 따뜻한 물 마시기, 아침 10분씩 창문 열어 환기 시키기 등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이 좋다.

한 가지씩 실천하다 보면 독소 배출은 물론 피부 미용과 다이어트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니 꾸준히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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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사기 - 계속 나아가는 삶을 위한 역사 수업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김영수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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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사기』의 저자 김영수는 《사기》 연구의 국내 최고 권위자이다. 중국 사학자, 동양 고전학자이자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30여 년간 중국사와 동양 고전을 연구했으며 꾸준히 중국 현장을 답사해 사마천과 중국사 연구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2,000여 년 동안 많은 전문가가 ‘《사기》는 읽는 연령대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라고 평가 내렸다. 저자는 오랫동안 《사기》를 연구하면서 이 평가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60대에 접어들면서는 사마천에 거의 빙의되어 살고 있다고 한다.

《사기》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그는 《사기》에 평생을 바치기로 했는지 무척 궁금하다.

나는 그가 이렇게 침 튀어 가며 《사기》를 추천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왜 《사기》를 읽어야 하는지 이유를 확인하고 싶었다.

저자는 《사기》가 600항목에 이르는 사자성어를 비롯하여 수준 높은 지식을 얻을 수 있고, 특히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아주 본질적이지만 추상적이고 피하고 싶은 질문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실용성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그리고 《사기》는 역사서의 ‘최초’라는 F(The First), 유일한 기록이 많기에 O(The Only), 두말할 것 없이 최고이기에 B(The Best), 이렇게 ‘FOB'를 다 갖춘 책이라는 이유도 꼽았다.

삶은 문제의 연속이다. 그래서 삶이 고달프다. 개인적으로 나는 현재 풀기 어려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서 고민이 많다. 이런 상황에 대한 해결 실마리를 이 책 속에서 조금은 찾은 것 같다.

언제나 문제보다 방법이 더 많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문제가 열이라면 해결 방법은 백이 될 수도 있다.

방법 찾기를 두려워해서는 결코 성과를 올릴 수 없다.

또한 불가능해 보인다고 해서 영원히 불가능한 문제는 없다.

잠시 방법을 못 찾고 있을 뿐이다.

방법은 방향을 결정한다.

정확한 방법을 찾으면 방향도 정확해진다.

지금 방법이 안 보일 뿐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이처럼 이 책은 《사기》를 중심으로 하여 오십이 만나고 부딪힐 여러 문제, 과제, 고민을 함께 생각하면서 풀어 나간다.

삼국지를 읽으면 처세에 능해진다고들 한다. 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군상을 다 만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삼국지가 읽기에 만만한 책은 아니다. 역사적, 지리적 상식이 있어야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역사서인 《사기》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본기, 표, 서, 세가, 열전의 ’기전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꼭 역사를 공부하고 싶지 않다면 열전만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70권의 열전은 《사기》의 백미라고 한다. 권세를 누렸던 관리들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직업의 수많은 보통 사람이 주인공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사기》 읽기에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저자의 말처럼 《사기》는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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