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독서평설(12개월 정기구독)
지학사(월간지)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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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하는 『독서 평설』은 매달 어떤 이야기가 실려 있을까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월간지이다.

8월 호도 받자마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설레면서 ‘독평 스마트 플래너’부터 훑어보았다.

역시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흥미로운 제목들이 많이 보인다. 이러니 책을 싫어하는 아이도 『독서 평설』 만은 예외적으로 재미있게 읽는구나 싶었다.

절기상으로는 입추를 지나, 말복도 지나고 있건만 여전히 덥다. 여전히 여름의 한 가운데 있는 듯한 기분 때문인지 <최고의 여름이 될 거야!>라는 제목이 가장 눈에 띈다.

<최고의 여름이 될 거야!>는 여름 방학을 맞이한 Jayden과 Kevin 두 친구의 대화를 통해 영어를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과거 시제와 현재 완료 시제의 차이점과 어떻게 사용되는지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또 기억에 남는 내용은 <부산, 광역시 최초 소멸 위험>이라는 가슴 철렁한 제목이었다.

부산 시민이기에 더 유심히 읽었던 것 같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일 때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부산은 23%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로써 전국 6대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소멸 위험 단계로 진입했다는 내용이었다.

전체 228개 시군구 중에서 소멸 위험 지역이 130곳으로 전체의 57%나 된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부산 시민으로서 무척 걱정스러웠다.

경북 예천군의 경우 신규 산업 단지 조성 등의 지역 발전 정책을 통해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을 막은 결과, 지난 20년 동안 전체 인구가 소폭 증가했으며 20~39세 인구 감소율도 다른 소멸 위험 지역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경북 예천군을 모델 삼아 부산도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을 막는 정책을 많이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초였나? 학생들 사이에서 '어느 날 내가 벌레로 변한다면'이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었다. 우리 아이도 느닷없이 톡으로 이 질문을 했었다. 나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었었기에 그 질문의 의도를 쉽게 알아챘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호 '소설을 읽는 시선'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다루고 있다.

그레고르 잠자는 변신 때문에 가족들에게 외면받게 되지만, 동시에 가족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대면하게 된다는 점에서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내가 벌레로 변한다면’이라는 질문은 열심히 살지만 행복하지 않은 인간 소외를 다루었다는 점, 바로 현대인의 초상을 담았기에 다시 소환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예전에 자신이 했던 질문을 떠올려보고 왜 그 질문이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독서 평설』 8월 호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풍성한 읽을거리와 알찬 내용이 가득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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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엠블럼 사전 - 위대한 영감과 테크놀로지로 탄생한 전설의 명차 브랜드 라이브러리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김태진.임유신 지음 / 보누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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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음식이 너무 맛있었을 때, 무심히 본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을 때.

이렇듯 기대감 없는 상태에서 만나는 행운은 훨씬 큰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이 책이 그런 느낌이었다.

사실 큰 기대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자동차 엠블럼 이야기로 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을 뿐이었다.

저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존재에 관한 정보라면 상식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자동차 브랜드와 엠블럼에 얽힌 역사와 문화도 상식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주장이다.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일반상식 교재를 보더라도 ‘이런 게 왜 상식이지?’ 하는 의문이 생기는 내용이 많은데, 거기에 비하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보게 되는 자동차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은 일반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

과거 역사와 현재 모습을 다뤄 브랜드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차의 뒤에 담긴 서사와 역경을 이야기한다.

책은 크게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자동차로 구성되어 있다.

유럽 자동차로는 BMW, 람보르기니, 볼보, 페라리, 포르쉐, 폭스바겐 등이 나온다.

아메리카 자동차로는 테슬라, 제너럴 모터스, 지프, 포드를 다루고 있다.

아시아 자동차로는 한국의 현대자동차, 기아, 일본의 닛산, 스바루, 토요타, 혼다, 중국의 BYD, 상하이 자동차/지리 자동차, 니오/샤오펑/리오토를 다룬다.

차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재규어는 참 좋았었다. (정확히는 재규어 앞에 달려있는 조각품 ‘리퍼’(Leaper)를 좋아했다.)

여느 자동차보다 우아하면서도 힘이 있어 보였다. 저런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모든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도 위트를 잃지 않은 품위 있는 모습일 것이라 상상하곤 했었다.

그래서 재규어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인승 차량으로 기록된 XJ12 모델, 지금까지도 자동차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로 꼽힌다는 E-타입 3.8.

이렇게 “아름다운 고성능”으로 불리던 재규어가 모회사 포드의 간섭으로 정체성 혼란을 겪고, ‘경제성’의 포로가 되어 재규어의 정통성을 잃어버렸다는 점이 안타깝고.

재규어의 리퍼 엠블럼에 마음을 빼앗겼던 나로서는 재규어의 ‘재규어’가 사라졌다는 점이 가장 씁쓸했다.

자동차 콘텐츠를 제작하는 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인 저자는 ‘나쁜 차는 없다. 단지 취향에 맞지 않는 차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브랜드 철학과 차를 개발하는 동안 구성원이 들인 공을 생각하면 자동차는 존재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 책으로 100년이 넘어가는 자동차 역사의 면면을 알아가면서, 자동차 브랜드(제조사)에 담긴 그들만의 가치를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말이 이 책의 목표이자 의미라고 느꼈다.

사람도 외모보다는 내면을 보고 만나야 하는 것처럼, 자동차를 단지 디자인이나 성능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그 자동차만이 가진 가치를 알아보면 남다른 애정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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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첫 문해력 신문 - 읽기로 시작해 쓰기로 완성하는 초등 첫 문해력 신문 1
이다희 지음, 서희진 그림 / 아울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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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흥미도 없고, 성적도 좋지 않았던 학생이 방학 동안 국어 교과서를 10번 넘게 완독하고는 성적이 크게 올랐다는 성공담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교과서만 읽었을 뿐인데 정말 성적이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더군다나 국어 과목만 오른 것이 아니라 모든 과목의 성적이 올랐다는 점이 더 놀라웠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궁금했다.

공부의 3 단계는 입력하기, 정리하기, 쓰기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문해력의 과정도 정확히 공부의 3단계와 일치한다. 읽기, 생각하기, 쓰기이다.

사례의 학생은 국어 교과서를 여러 번 읽으면서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숙달됐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다른 과목도 어렵지 않게 공부하게 되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국어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리딩타임즈 대표 이다희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초등 첫 문해력 신문』을 썼다고 한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읽기 자료를 매일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읽게 해주기 위해서 탄생한 책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가득 담은 신문은 아이들을 읽기의 세계로 초대하는 최적의 자료라고 말한다.

『초등 첫 문해력 신문』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주제 총 42개의 흥미로운 기사를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어휘를 선택하여 담아내고 있다.

총 42개의 기사, 즉 6주 동안 일간지를 받는다는 기분으로 매일 한 꼭지씩 읽었다.

이 책은 앞에 언급했던 공부의 단계를 저절로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사 읽기와 단어 공부, OX 퀴즈 등 내용 활동, 수수께끼나 그림 그리기 등의 창의 활동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리하기, <놀면서 생각 쓰기>와 <나도 신문 기자>를 통해 쓰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물론 초등학생을 주 독자층으로 만들어진 책이라 내용과 어휘들이 쉽긴 하지만, 문해력 연습이 충분하지 않은 중학생 이상 청소년들이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남은 방학 동안만이라도 학과 공부에서 벗어나서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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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공부머리 문해력 - 공부가 쉬워지는 읽기, 쓰기, 생각하기의 비밀
송숙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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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집어넣기(배우고 머릿속에 넣는다), 정리하기(정리하고 이해하고 기억한다), 꺼내기(말과 글로 표현한다)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

이는 문해력의 3단계(읽기, 생각하기, 글쓰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 말은 곧 문해력을 키우는 것이 공부머리를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의미한다.

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새롭게 배워야 할 지식은 점차 늘어나고 있고, 또 과거에 배운 지식이 금방 쓸모 없어지기 때문에 더 이상 암기하는 지식은 쓸모 없어졌다는 말에 동의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는 더 이상 암기 능력이 높은 효용을 가지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암기력만을 강조한 주입식 교육에 의존하는 듯해서 씁쓸하다.

저자는 아이들이 활약할 미래는 학위가 아니라 배우는 능력이 중요하고, 배우는 능력은 읽고 쓰는 힘, 문해력을 통해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변화를 이해하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지식을 배우고 이를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화를 이해하고 새로운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공감하고, 그래서 더더욱 배우는 능력이 중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10대를 위한 공부머리 문해력』은 2교시 읽기, 3교시 생각하기, 4교시 문장력 키우기를 통해 공부의 3단계를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 5교시에는 하루 10분 루틴으로 공부머리를 키울 수 있는 습관 만들기 방법을 알려준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모자란 것 같지도 않는데 성적은 늘 하위권인 아이를 보면 속상하기도 하고, 안타까웠다.

조급한 마음에 이런저런 문제집을 사다 주면서 무조건 열심히 하길 강요했다.

이 책을 읽고 많이 반성했다. 아이가 조급해하더라도 기본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었어야 했는데 부모가 더 우왕좌왕했으니 참 불안했을 것 같다.

이제부터는 성적 올리기보다는 읽기, 정리하기, 글쓰기 3단계 공부법을 통해 공부하는 법을 기를 수 있도록 아이와 함께 노력해 봐야겠다.

그저 잘 읽고, 잘 생각하고, 잘 쓰는 것만으로 누구나 성적이 오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능력(배우는 능력)만 있으면 어떤 방식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입 개편안’, ‘개정 교육과정’ 등의 변화에도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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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만든 그릇에 내 인생을 담지 마라 - 삶의 주도권을 잡고 나답게 사는 비결
파(pha) 지음 / 새벽세시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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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묘하게 거슬리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표현이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는데 과연 갈 수 있을까?’, ;거기에 못 가보고 죽으면 천당에 못 가는 게 아닐까?‘ 등의 쓸데없는 걱정이 쌓여서 심기가 불편하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SNS를 중심으로 퍼지는 ‘정보의 홍수’와 광고 때문에 ‘꼭 해야 할 일들’ 속에서 쫓기듯 살아간다고 말한다.

남들이 정한 기준에 쫓기지 않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지니고 살아가려면 결국 나 스스로 ‘그 일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를 일일이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판단의 기준을 자신의 바깥에 두는 한,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는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말한다.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자 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포인트는 ‘나만의 가치관’과 ‘나만의 속도’이다.

행복한 삶이란 ‘나만의 가치관’을 명확하게 정립한 후에,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내용이다.

‘평균적인 삶’이나 ‘안정적인 삶’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가짜 숙제’들을 하나씩 지워나가 보자.

유능하면서 게으른 자는 지휘관으로 삼아라.

유능하면서 부지런한 자는 참모로 삼아라.

무능하면서 게으른 자에게는 단순 반복 작업을 시켜라.

무능하면서 부지런한 자에게는 책임을 지우지 말라.

쿠르트 폰 함머슈타인 에쿠오르트라는 독일 장군이 남긴 말이란다.

이 문장을 처음 본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무능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은 ‘가만히 있어야 하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서 늘 뭔가를 강박적으로 하는 것’뿐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흥미로웠다.

‘부지런하다’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 이미지 때문에 그래도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었는데, ‘강박’이라는 단어를 만나니 저 문장이 더 선명해진 느낌이다.

최소한 무능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가짜 숙제’는 아니었나 체크해 보고 삭제해 나가는 여정이다.

이렇게 가짜 숙제를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면 이 여정의 끝에 나만의 ‘진짜 삶’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 아니라 ‘내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의 리스트를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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