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문미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5월
평점 :
품절


향년 76세는 아직은 죽기에 이른 나이인 것 같다.

거기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나무관을 집 안에 두었다는 설정 자체가 매우 충격적이다.

이렇게 소설은 초입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뉴스에 하루가 멀다 하고 패륜 범죄들이 보도된다.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지도 않지만, 솔직히 삶이 얼마나 고단하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싶은 사연들도 영 없지는 않다.

그중에서도 치매 배우자를 돌보던 할아버지가 너무 힘든 나머지 할머니를 살해했던 사건이 떠오른다.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궁핍한 생활에 수입은 없는데, 치매 환자를 보살펴야 할 때 얼마나 막막할지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하겠다.

이 소설은 간병과 돌봄의 무게를 홀로 감당하는 이들의 벼랑 끝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다.

명주는 엄마의 연금 때문에 엄마가 살아 계실 때처럼 좁은 집에서 엄마와 함께 살아낸다.

누군가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자신 있게 바로 신고하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너무 안타까워서 머뭇거리게 될 것 같다.

사실 너무나 무거운 주제라 걱정되었는데, 의외로 소설은 덤덤하게 잘 읽혔다.

소설을 끌고 가는 스토리 구성이 매우 치밀하게 잘 짜인 것 같다고 느꼈다.

이 소설을 읽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문장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이 말이 참 잔인한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역시 세계문학상 수상작답게 너무 재미있었다. (왠지 재미있었다고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갈월동 반달집 동거기 -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정송이 지음 / 정은문고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버’와 그녀의 남자친구 ‘설쌤’은 ‘갈월동’의 반달집에 동거 중이다. 이 갈월동 반달집은 100년이나 된 적산가옥이다.

이들은 갈월동을 渴(목마를 갈), 月(달 월)을 써, 달을 갈망하는 마음으로 해석하고, 갈월동 적산가옥을 ‘보름달이 되고 싶은 반달 둘(자버와 설쌤)이 사는 발달 집’이라 부른다.

라떼 세대인 나는 사실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렇게 같이 살 거면 차라리 결혼을 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두 반달은 각각 보름달이 되길 원한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결혼은 영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나 뭐라나.

이 책은 두 반달이 몇 번의 이별 위기를 거쳐 동거를 결심하고 동거 공간이 된 반달집을 찾아 같이 생활하기까지 겪어온 많은 고민과 선택의 생생한 기록이라고 한다.

첫 장면부터 너무 재미있었다. ‘설쌤’의 솔직 담백한 고백(?)과 프러포즈에 대한 로망을 가진 ‘자버’의 실망. 자버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설쌤'처럼 솔직 담백한 고백이 더 좋을 것 같다. 성격, 취향 문제이기에 가타부타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자버'와 '설쌤'의 알콩달콩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꼭 로코 드라마를 시청하는 기분이었다.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경험해 보지도, 해볼 수도 없는) ‘동거’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짐작되는 부분도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렇게 세대와 성격, 환경이 다름에도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작가의 필력과 그림, 사진의 힘도 컸던 것 같다.

더불어 요즘 젊은 세대들의 일상과 생각을 공유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되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갑 방 책상 - 부의 시작점
하네다 오사무 지음, 이용택 옮김 / 아템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년 12월이면 가계부를 장만한다. 그리고 다음 해 1월 1일부터 가계부를 적는다. 작심삼일……. 길어야 한 달이다.

매달 적자를 갱신 중인데도 거의 매일 택배 상자가 집에 도착한다. 물론 꼭 필요한 물건들도 아니다.

하루 종일 밖에서 누적된 스트레스는 배달 음식과 시원한 맥주로 푼다.

절약은 의지만으로 지속할 수 없다. 절약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 책은 나처럼 무턱대고 절약에 도전하다가 금세 좌절을 맛보는 사람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는 절약을 시도하기 전에 지갑 정리·정돈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절약의 난관이 한결 낮아지고, 돈을 수월하게 모을 수 있다고 한다.

저자 하네다 오사무는 공장 비용 절감 컨설턴트이다. 화학·금속 공장의 비용 절감에 특화해서 에너지 절약, 품질 개선, 작업 개선, 5S(정리 seiri, 정돈 seiton, 청소 seisou, 청결 seiketsu, 습관 sitsuke) 등을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최근 10년 동안 99억 엔(우리나라 돈으로 약 9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자칭 ‘일본 최고’라고 말할만하다.

하네다 오사무는 ‘정리·정돈을 하면 돈이 모인다’는 신념을 가지고 ‘정리·정돈→절약→저축’의 사이클을 수없이 되풀이하며 자산을 쌓았다고 한다.

돈을 모으는 방법 세 가지(수입 늘이기, 지출 줄이기, 투자하기) 중 그래도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지출 줄이기이다.

우선은 지출 줄이기를 통해 목돈을 마련해서 투자를 한다면 수입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이다.

책이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지갑과 방, 그리고 책상 주변을 정리·정돈하면 돈이 저절로 모인다는 것이다.

돈이 저절로 모인다고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정돈하는 습관을 들이니 기분도 좋고, 물건을 늘이는 일이 줄어드는 것은 확실하다.

정리·정돈과 절약이 별개의 이야기 같지만 같은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지출을 줄이고 싶은데 무엇부터 어떻게 줄여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지혜 - 내 삶의 기준이 되는 8가지 심리학
김경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심리학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었을 때에 TV에서 김경일 교수의 강의를 듣고 심리학이 참 재미있는 학문이구나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에서 김경일 교수가 설명해 준 김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이라는 책 이야기를 보고는 너무 재미있어서 바로 책을 구매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김경일 교수는 정말 강의를 참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하는 말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더 알아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마음의 지혜』 출간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웠다. 김경일 교수가 지은 책이라고 하니 재미있을 것이라는 백 프로 신뢰감이 있었다.

심리학은 단독으로 쓰이기보다는 상담심리학, 교육심리학, 범죄심리학, 조직심리가, 행동심리학, 발달심리학 등등…… 분야를 나눠서 쓰인다. 김경일 교수는 인지심리학자이다.

그는 여러 심리학 중에서도 인지심리학은 꽤나 골치 아픈 학문이라 말한다. 미국 심리학회에서도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에서 매년 생물심리학과 1, 2위를 다투는 과목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머리를 싸매고 분석해야 하는 극악한 이과 학문이기 때문이란다.

심리학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문과라고 생각했는데 이과라니 말만 들어도 골치가 아프다.

마음을 수치화하는 학문인 인지심리학자인 그가 ‘마음의 지혜’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한다니 조금 이질적이다. 나의 상식으로는 마음과 지혜가 둘 다 수치화하기 어려운 단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 아래 새로운 고민은 없고, 우리의 고민은 이전 세대의 누군가가 해온 고민의 되풀이일 뿐이라는 말을 들으니 인지심리학과 어울리는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학자들이 정리해 온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우리 삶의 문제와 고민을 덜어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긴다.

이 책은 삼프로TV에서 기획한 <위즈덤 칼리지>라는 강의의 내용을 다시 각색하고 정리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책은 크게 사람을 대하는 지혜, 행복을 만끽하는 지혜, 일을 해나가는 지혜, 사랑을 지키는 지혜, 돈에서 자유로울 지혜, 성공을 꿈꾸는 지혜, 죽음을 준비하는 지혜로 구성되어 있다.

요즘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이라 ‘일을 해나가는 지혜’가 가장 관심이 갔다.

가끔은 스위치도 끄고, 완벽하려는 마음에서 벗어나야겠다 생각했다.

쉽게 읽히고,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강의만큼이나 필력도 대단하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보름 매일 기초영어 - 모든 영어 공부의 첫 시작
이선미 지음 / 타보름교육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보름 매일 기초 영어』는 매일 필수 영단어를 25개씩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렇게 25개씩 52일 과정이라서 이 책 한 권을 공부하면 1,300개의 필수 영단어를 익힐 수 있다.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영어 공부를 하지만 어떤 목적의 영어 공부든지 기본기를 갖추어야 한다. 저자는 기본 문법을 알면 패턴 공부법도 더 수월하고, 기본 문법을 알면 고난도 독해도, 구문도 더 쉬워진다고 말한다. 더구나 서로 연결되어 있고 확장되는 영어 전체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고 한다.

이 책은 언어 안에 녹아있는 연결고리들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 같다.

영어를 정말 오랫동안 독학 중이지만,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니 발전하지 않는 것 같다.

나의 영어 실력은 여전히 요즘 중학생 수준에 머물러 있고, 뇌의 노화로 인해 잊어가는 단어는 늘어가는 중이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영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이대로 제자리걸음의 영어 공부를 한다면 아마 죽는 순간까지도 미련이 남을 것 같다.

자존심(?)을 버리고 정말 처음 영어를 배우는 학생처럼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이 생긴 와중에 『타보름 매일 기초 영어』를 만났다.

이 책은 영어 공부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 좋았다. DAY 1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는데, 더 좋은 점은 갑자기 어려워지는 단계가 없다는 점이다.

사실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가 매번 몇 단원만 넘어가면 갑자기 어려워져서 포기하기 일쑤였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이 없다. 그냥 하루에 25개씩 영단어 익힌다는 기분으로 설명(길지 않다)을 읽고, 예제 문제(단순한 문제다)를 풀면 된다.

요즘은 매일 그날의 기초 영어를 공부해야 하루가 끝나는 기분이다.

청소년들 공부 습관 들이기도 참 좋은 교재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어려운 영어 공부 탓에 영어를 포기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물론 학생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