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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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후보자 김은국.

요즘 사람들에게 그리 낯익은 이름은 아니다.

사실, 한국전쟁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하고

미국에서 작품활동을 했으니

한국이라는 토양에서 자라난 작가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은국의 이 소설은

한국전쟁 발발 전 공산당에 의해

12명의 목사가 학살당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총 14명의 목사가 전쟁전 잡혀갔는데

12명은 죽고, 두 명의 목사만 살았다.

그중 한 명은 미쳐버렸고,

나머지 한 명은 12명이 죽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입을 다물고 있다.

 

스포일러가 되기 싫으니

어찌된 일인지는 적지 않겠다.

단지 이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만나는 엄청난 고난 앞에서

과연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인간은 그런 하나님을 향해

어떻게 반응하는가?

 

1) 고난을 방치하는 하나님,

   고난당하는 인간을 구원하지 못하는 그런 하나님,

   그런 하나님은 거부되어야 한다.(무신의 용기)

2) 우리는 고난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믿음이 필요하다.

   절망, 완전한 절망'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

   (신앙의 용기)

 

소설 속에서 살아 남았던

미쳐버린 한 목사는 '신은 없다'라고 하며 죽었다.

살아님은 신 목사는 무신에 힘겨워 하면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성도들을 지키고자

절망 속에서도 신앙을 붙잡는다.

 

하나님은 한 목사도, 신 목사도 모두 구원하셨을 것이다.

절망을 맞보지 않은 피상적 신앙보다

절망 속에서 몸부림치는 무신이 더 정직하다.

그리고 그 절망에서도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신앙을 지키는 '신앙의 용기'야 말로

진짜 신앙이 아닐까?

 

바울은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했다.

왜 믿음이 아니고, 소망이 아니고, 사랑일까?

믿음과 소망은 무신적 현실 앞에 근거 없음이 드러난다.

하지만 사랑은 '이웃'이라는 현실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현실적 조건을 가지고 있는 사랑에서야

믿음과 소망의 근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사랑하기 때문에 믿음과 소망이 필요하지 않는가?

 

예수님 또한 무신적 현실 속에서 힘겨워했다.

무신적 현실에 힘겨워하지 않는

신앙은 얼마나 피상적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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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blical Religion and the Search for Ultimate Reality (Paperback)
Tillich, Paul / Univ of Chicago Pr / 196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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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신학계'의 거장을 꼽으라면,

먼저 개신교측에서는 칼 바르트가 있겠고,

카톨릭측에는 칼 라너가 있겠다.

그리고 한 명 더 넣어준다면

'폴 틸리히'를 가장 먼저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아님 말고. 내 생각엔 그렇다.)

 

틸리히의 신학은

철학이 제기하는 물음에 대해서

신학이 대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는 철학을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 규정한다.

철학은 규명된 대답에 만족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묻는다. 묻고 또 묻는다.

그래서 철학의 성격은 물음이다.

 

그는

철학이 제기하는 존재론적 물음에 대해서

기독교의 '상징'을 해석함으로써 대답하고자 한다.

그에게 '하나님', '그리스도', '성령'은

기독교의 기본적인 '상징'이다.

이 상징들이 '본질', '실존', '생명'이라는

측면들을 가진 인간의 문제들에 대한 대답이 된다.

 

이 책은 틸리히가 철학과 신학을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입문서이다.

정말 간략하다.

그런데 번역이 안 되어 있다.

 

내가 번역을 했는데,

아무 곳에서도 출판은 안 해준단다.

 

지인들에게 번역본을 돌렸는데

내용이 쉽지는 않다고 한다.

 

영어가 정말 쉬우니,

틸리히에 관심있는 분들은

꼭 읽어 보세요.

절대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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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학사
한스 요아힘 슈퇴리히 지음, 박민수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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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분도출판사에서 상.하권으로 나왔었는데,

한자가 많아서 읽기가 힘들었다.

 

어느날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는데

권위 있어 보이지 않는 빨간 표지, 만화 같은 그림이 있는

'세계철학사'라는 책이 눈에 보였다.

청소년을 위한 '소피의 선택'같은 책인가 생각되어 펼쳐보니

슈퇴리히의 그 '세계철학사'가 아닌가?

그리고 김상봉 선생님의 추천사까지...

 

그렇다면 무조건이다. ㅎㅎㅎ

 

이 책은 정말 핵심을 잘 정리했다.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을 중심으로

각 중요철학(자)들을 정리하는데,

중요 부분들을 잘 인용하면서

설득력있게 잘 서술하고 있다.

 

핵심을 잘 정리해서 읽기가 쉬운데,

쉬워도 몇 번을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읽을 때마다 또 다른 맛이 나는 책이다.

 

어떤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다.

처음부터 읽으면 정말 좋다.

거꾸로 읽으면 진짜 좋다.^^

 

<추가>

철학사 책들을 보면,

사가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에 따라서

역사서술의 관점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슈퇴리히는 독일 중심적이다.

독일 사람이 비독일중심적 역사서술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책 곳곳에 독일 중심적인 관점들이 숨어 있다.

그런데 슈퇴리히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내가 익히 알고 있던 철학사가

독일 중심적이라는 사실이다.

합리론, 경험론이 칸트에 의해서 종합되고,

20세기 철학에서도 프랑스보다는 독일에 중점을 둔다.

'저자가 독일인이라 그래'라고 가볍게 끄덕여 주고 넘어가면 될 일이다.

 

프랑스 중심적인 철학사, 영미 중심적인 철학사

중국 중심적인 철학사, 한국 중심적인 철학사도 읽어보고 싶다.

어떻게 각각 다르게 기술될 수 있을까?

 

신학사에 관해서도 이런 좋은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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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가 아프다 - 경향 특별기획보도
류인하 외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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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들을 자주 만나는 입장이다보니

그들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박힌다.

 

우리나라의 십대는 대부분 꿈이 없다.

꿈을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 고민도 안 해 봤고,

자기의 꿈을 확인할만한 경험이나 정보도 없다.

 

그냥 국, 영, 수를 공부해 왔을 뿐이다.

그것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를 꿈으로 알고 살아왔다.

 

불쌍한 아이들.

 

'국, 영, 수'라는 기준에서

상위 랭킹에 진입해야 한다는 꿈,

이 꿈이 좌절되는 아이들은

마음에 너무 상처를 받는다.

 

수학 시험을 망친

어떤 여학생의 입에서는

한숨 속에 가시, 살기, 독기가 쏟아져 나온다.

 

수학 성적이 그 아이의 인격을 망치고 있구나!

 

대체 우리 학교, 우리 사회, 우리 스스로는

십대들에게 어떤 인간이 되는 교육을 하고 있는가?

 

자기의 아픔을 알고,

자기의 아픔을 스스로 치료할 줄 알고,

남의 아픔을 알고,

남의 아픔을 보듬을 줄 알고,

남과 어울려 살 줄 아는

그런 인간으로 우리나라 십대들이 자랐으면 좋겠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병든 줄도 모른다.

그게 더 아프다.

 

함석헌 선생님의

'함께 살기' 운동이 문득 떠오른다.

십대들아,

혼자 살지 말고 함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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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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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돈이라는 신의 지배 하에 살아간다는 것이 아닐까?

이전에는 권력이라는 것이 돈 위에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권력마저도 돈 아래에 있다는 이야기를

전에 어떤 대통령이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조정래의 이 소설은 정확하게

돈이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지,

아니 맘몬신이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지

너무나 가슴 아프게 알려주고 있다.

 

이 지배를 벗어나는 것이 가능할까?

자본이 지배하는 이 사회에 균열을 내는 것이 과연 어떻게 가능할까?

그 균열 속에서 믿음, 소망, 사랑의 싹을 키워내는 것이 가능할까?

 

맘몬신이

로얄 패밀리, 골든 패밀리 등을 통해서

알지 못하게 우리를 조종하는 동안,

우리는 맘몬신의 품, 시장 안에서

돈을 쓰면서 자유롭다고 착각하고 산다.

 

'너희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더 간절해 진다.

맘몬신의 굴레에 균열이 생겨 자유의 영이 불어오기를,

그 자유의 틈새에서 새로운 질서의 싹이 자라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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