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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모독자 - 시대가 거부한 지성사의 지명수배자 13
유대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2월
평점 :
유대칠 저의 『신성한 모독자』 를 읽고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한다.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서 다양하게 대하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것을 포함하여 고전과 현재 미래에 걸친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오래 만에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그러면서도 세계 역사에 있어서 단단한 몫을 담당했던 중세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활동을 했던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지성의 역사 시기에 철학을 다루었던 철학자 13인의 일대기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런지 왠지 더더욱 마음이 두근거리면서 읽는 내내 그 시대로 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음을 고백해본다.
그래서 위인전을 읽는 묘미가 남다름을 느껴본다.
세계사에 있어서 중세 유럽은 그리스도교에 의해 지배당하는 시대이다.
특히 로마 교황청 중심의 강력한 체제하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 체제 하에 벗어나는 것은 이단이 될 수밖에 없는 '다른 길'이자 '잘못된 길'임을 뜻한다.
혹시나 그리스도교 내부에 있더라도 기존의 그리스도교를 지탱하는 신학 내지 철학을 벗어나는 활동을 하게 된다면 역시 이단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뭔가 다른 일을 한다든지 특별한 학문을 연구하고, 저작물을 발행한다든지 하더라도 이단으로 찍힌 사람들은 함부로 활동할 수 없는 처지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들도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지성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험한 철학자 13인 중에도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낯선 이름이 대부분이다.
그 만큼 비밀리에 활동을 해왔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정말 가장 악조건인 가장 잔인무도한 환경의 시기를 견뎌내면서도 온몸으로 진리를 수호한 사람들의 삶과 자신의 사상을 극적으로 펼쳐낸 철학자 모습들의 일대기는 당대에는 어쩔 수 없이 각종 '신성모독죄'라는 누명으로 생을 마감했을지 모르지만 후대에는 '위대한 철학의 순교자' 혹은 '신성한 모독자'로 기려졌다.
그리고 그 철학자들이 주장한 생각들은 후대의 철학, 수학, 과학, 의학 등 모든 학문의 영역에서 매우 자연스럽고 합당하게 여겨지게 되어 질서와 세계관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다. 진정으로 천 년이라는 금기를 깨뜨린 가장 위험한 철학자들의 용기에서 내 자신도 진정으로 느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흥분된 독서시간이었다.
'천국은 모두의 것이다.','자기 이성을 믿어라. 자신감을 가져라.', '합리적 신앙은 가능하다.', '날 찢어라. 그러나 진리는 찢어지지 않는다.', '우주에는 중심이 없다. 모든 존재는 신성하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그래도 진리는 진리일 뿐이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이미 충분히 성스럽다.'
이런 후대에까지 하나의 진리로 남겨지는 멋진 말을 에리우게나에서 스피노자까지 중세 천 년을 불태운 시대가 거부한 지성사의 지명수배자 13명 철학자의 거룩한 이단의 역사를 통해서 뭔가 확실한 철학의 용기가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으리라 확신하면서 일독을 강력하게 권하면서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