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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요리사 마은숙
김설원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3월
평점 :
김설원 저의 『나의 요리사 마은숙』 을 읽고
정말 오래 만에 의미 깊은 소설을 읽을 수 있어 내 딴에는 여러모로 생각을 회상해보면서 앞으로의 일도 생각해보게 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책읽기와는 달리 한 번 빠지면서 끝까지 거의 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시간이었음을 고백해본다.
먼저 우리의 지금의 이야기와 관련은 있지만 실질적인 배경과 내용은 내 자신이 자랄 때의 모습과 그 동안 들었던 내용들이 쭈욱 펼쳐져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우선은 우리의 옛 전통과 함께 이어져 오는 우리의 정신적인 맥락을 짚어보는 시간이었다. 역사적으로 힘들었던 그래서 참으로 어려웠던 환경이었지만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것도 한 가정의 내력을 통해서 그 당시의 모습을 환하게 내다볼 수 있어서 기억에 또렷하게 각인이 되었다.
갖은 고생과 어려움 안에서도 당당하게 삶을 포기하지 않고서 끗끗하게 버텨내면서 이끌어 나온 당당한 주인공인 심명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서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들은 내 자신에게도 통하면서 먹혀들어가는 내용이 많아서 더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물론 작가의 창작력이 좋아서 쉽지 않은 상황을 ‘마은숙’이라는 자서전 대필가를 통해서 시원스레 가슴속 이야기까지 하면서도 자식같이 가까워지는 모습들은 여러모로 많은 것을 시사하는 장면이었다.
또 우리 사회에서 가족 간의 갈등 요인으로 많이 작용하는 부모와 자식 간의 재산 갈등 문제를 비교적 매끈하게 처리해내는 모습도 너무 좋았다.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이 시대의 삶을 살아 온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서 반드시 큰 교훈을 얻으리라는 확신도 가져보았다.
내 개인적으로는 우리 집과의 관계였다.
아버님께서 바다에서 고기 잡는 어선 사업을 하셨고, 작은 엄마까지 두면서 활동하셨기 때문에 고기가 잘 잡힐 때는 그런 대로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결국 집안의 모든 것을 바치고서도 회복하지 못해서 정말 어려운 경우까지 직접 겪은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중학교 때부터 수업료를 제 때 내지 못해서 공부를 받지 못하고 집으로 쫒겨 다녀야 했고, 고등학교 진학도 할 수 없이 되었고, 마을 중앙에서 가장 좋은 집이었던 우리 집이 남의 손으로 넘어가버린 경우 등등 너무 많은 경험을 당한 사실이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지금은 저세상에 계신 아버님과 어머님을 떠올리면서 원망과 함께 희망의 씨앗을 갖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내 자신은 오래 만에 소설에 푹 빠져서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동행한 젊음과 온갖 고생을 겪은 노모 간의 스스럼없는 여행의 길에 동참함으로써 더욱 더 듬직한 인생의 길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진 최고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