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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소한 구원 - 70대 노교수와 30대 청춘이 주고받은 서른두 통의 편지
라종일.김현진 지음 / 알마 / 2015년 1월
평점 :
『가장 사소한 구원』을 읽고
오래 만에 아주 의미 있는 책을 읽을 수 있어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올해 환갑이 되었으니 그래도 살만큼 살았는데도 솔직히 내 자신 스스로와 주로 대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해온 일생이다 보니 서로의 의견을 격의 없이 교환하는 시간은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자리라 할지라도 내 자신의 의견제시보다는 주로 듣는 쪽이었으므로 활달하게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바로 그런 자리를 통해서 내 자신을 다시 한 번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뭔가를 얻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해본다. 그런데 비록 사람에게는 아니지만 똑같은 분위기에서 대화하는 모습과 그 내용을 통해서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가졌으니 최고의 독서시간이었다. 30대 여성 청춘과 70대 노교수간의 이메일 편지를 통해서 만들어진 일 년 동안에 이루어진 16통의 편지와 16통의 답장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놓았다. 10대 시절에 책을 내면서 큰 화제를 낳았지만 집이나 빽그라운드도 없는 도시빈민이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인 젊은 에세이스트와 대한민국 1퍼센트 안에 들 정도로 성공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한양대 석좌교수와의 편지로 이어지는 대화는 쉽게 볼 수 없는 만남이며, 그 귀한 만남의 기회를 통해서 두 사람의 모든 것과 함께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 정말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일반적인 교과서적인 지식이나 단편적인 지식을 떠나서 실제 경험했었고, 편지 질문에 대한 답들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내용임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요즘 편지 보기가 결코 쉽지가 않다. 예전에는 그래도 가끔씩 편지글을 서로 주고받고 했지만 특별히 시간을 내서 행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욱 더 소원해지리라고 본다. 스마트폰에 의한 빠른 소통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다시 한 번 점검을 통해서 가끔씩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정성껏 써보는 편지를 교환하는 기회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내 자신부터 직접 실천해야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어쨌든 인생의 모든 과정을 거쳐서 멋스럽고 성스러운 노신사가 돈과 빽도 없는 속상한 일이 많은 청춘에게 건네는 따뜻하고 현실적인 위로의 조언들이 마음에 다가온다. 그리고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를 가감 없이 편지로 밝히는 청춘의 모습에서 용기와 함께 어떤 어려움도 확실하게 극복해 나가리라는 밝은 전망도 가져본다. 사람의 일생 중에서 서너 차례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물론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서가 아니라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오는 그 기회를 잘 잡기만 한다면 훨씬 더 멋진 인생이 열린다고 알고 있다. 노교수님의 “이제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저는 늘 당신 편입니다.”라는 말소리에 활력을 갖고 힘차게 생활하면서, 웃음을 활짝 웃을 수 있는 그런 최고의 삶에 도전하는 멋진 모습을 확신해본다. 덕분에 내 자신 최고 시간이었음을 고백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