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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짭조름한 여름날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2
오채 지음 / 비룡소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들의 짭조름한 여름날』을 읽고
올해의 여름은 유난히도 짭조름하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가 그랬고, 폭염으로 이어지는 더위가 그랬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우리들에게는 휴가와 방학이라는 그런 알찬 시간이 주어졌다는 점이다. 비로 쉽지는 않았지만 짧더라도 이런 시간을 통해서 하나 되는 마음과 함께 활력을 보충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여름철에 인기가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섬이다. 물론 섬사람들은 육지로 나오고 싶어하겠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여름날의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소년 관련 소설이기에 관심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솔직히 우리들은 부모를 선택하여 태어날 수 없는 존재이다. 따라서 운명적으로 부모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을 해야 할 운명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 소설에서도 부모자격이 없다고밖에 말 할 수 있는 엄마와 그 엄마 곁에서 늘 자유와 가출을 꿈꾸는 16살의 딸 초아, 유치원생이지만 꼬마 철학자 같은 청록이가 머나먼 섬에서 전개되는 상큼함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붓던 계가 깨어져 가압류가 들어오면서 빨간 딱지가 붙어도 명품 가방만을 사수하는 엄마지만 두 남편을 삼고 버려도 자식만은 버리지 않는 철칙을 그래도 양심은 있었다. 그리고 태어난 섬인 고향으로 돌아와 인생 역전을 꿈꾼다. 그런 엄마를 늘 곁에서 못마땅해 하는 여고생인 딸 초아는 부모 같지 않은 무식한 엄마로부터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을 가진 동생 청록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잠시 엄마의 곁에 머물기는 하지만 늘 가출을 꿈꾼다. 무려 16년 동안 그 존재조차 몰랐던 외할머니가 계신 오지의 섬으로 들어온 세 사람의 제 각각의 꿍꿍이속에는 새로운 인생에 대한 바람이 깃들어 있어 마치 밭에서 찾게 된 도자기의 보물찾기를 통해 인생 역전을 해나가려 하지만 모두가 가치가 없는 중국산이었고, 실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도 우리 가족의 가장 훌륭한 전통의 하나인 외할머니가 평생 모아둔 돈을 선뜻 내밀게 된다. 그 돈으로 집도 구하고, 초아, 청록과 함께 섬을 떠난다. 이런 과정에서도 초아는 엄마를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사기치고, 사치 부리는 엄마의 모습을 자신도 모르게 닮아간다는 사실에 경계를 해가는 모습이 보통의 청소년 모습이 아니었다. 정말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데 가족같이 중요한 것이 없다. 물론 생활하다 보면 가족 중에서도 여러 문제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서로를 위로해줄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바로 가족인 것이다. 비록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힘도 바로 곁에서 지원해주는 가족 이상의 힘이 없으리라 확신해본다. 자꾸 희미해져 가는 가족의 중요성과 함께 인간성 제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다시 살려야 할 필요성을 느껴 본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