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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레드 라인
제임스 존스 지음, 이나경 옮김, 홍희범 감수 / 민음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신 레드 라인』을 읽고
내 자신은 전쟁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한국전쟁이 끝난 후 2년 뒤에 태어났었고, 1960년대에 벌어진 베트남 전쟁 때에도 초등학교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군대를 가서는 우리나라 최전방 가장 험난했던 중동부 전선에서 남과 북이 서로 대치되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전쟁에 대해서 매번 언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직업과 관련이 있다. 바로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국사와 세계사를 담당할 때에는 수많은 중요 전쟁에 대해서 반드시 언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쟁은 그 모두에게 이득이 없는 살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수많은 전쟁도 결국 우리 인간이 스스로 지상에 만들어 낸 지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전쟁은 나라를 위해, 신념을 위해, 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전장에 내몰려 살인 기계가 되어야 했던 수많은 청년들과 삶과 죽음, 선과 악의 경계에서 조롱당해야 했던 그들의 처절한 외침을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과 각종 분쟁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책은 우리가 자주 대하는 일반적인 전쟁 소설과는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닌 소설이다. 저자인 제임스 존스는 직접적으로 실제 태평양 전쟁 중의 한곳인 과달카날 전투에 직접 참전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작가의 자전적인 체험과 정확한 고증에 입각해 삶과 죽음, 인간성과 야수성, 천국과 지옥이 교차하는 전장의 참상을 그 누구보다도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양한 실제 체험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이 소설의 배경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제외하곤 미국인들의 가슴속에 전쟁이란 유럽에서 마지막 구원투수의 요청으로 참전했던 제 2차 세계 대전을 떠올리게 된다. 물론 그 이후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면서 더 많은 부분들을 공감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의 무대를 미국인들에게도 생소한 남태평양의 작은 섬 과달카날으로 선정하고 전투의 대상을 유럽의 독일이 아닌 동양의 일본으로 설정함으로써 기존 전투소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 그리고 선과 악이라는 전쟁소설 특유의 담론을 제대로 그린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징집되어 투입된 전선에서 느닷없이 생사의 선을 넘나들어야 하는 무수한 젊은이들의 진솔하고 사실적인 모습을 통해서 전쟁은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전혀 겪지 못한 우리 같은 사람들에 많은 여운을 남기게 한다. 그러면서 전쟁에 대해서는 정말 다시는 없어야 할 대상으로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확신을 가져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