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이 하하하 - 뒷산은 보물창고다
이일훈 지음 / 하늘아래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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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이 하하하』를 읽고

뒷산이 주는 행복은 역시 어린 시절 시골에 생활했던 때였다. 시골 농촌 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마을 뒤에는 낮으막한 산이 뺑 둘러 쌓여 있고, 마을 앞에는 조그마한 시냇물이 흘러가면서 논과 밭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그 사이를 도로가 지나가면서 도로 옆에는 벌 안이라 하여 산소(무덤)가 있으면서 넓은 공간이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공간이 우리들이 뛰놀 수 있었던 무대였던 것이다. 학교를 다녀오면 일단 나무를 하러 뒷산으로 가야만 했다. 지게를 지고 갈퀴에다 낫, 곡괭이를 들고 가서 그날 할당된 나뭇가지나 나뭇잎, 베어낸 나무 밑둥을 캐내서 집에 가지고 와서 부엌에서 불을 때서 밥을 지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나 말, 염소 등을 데리고 가서 풀을 뜯기게 하였고, 이런 해야 할 일들이 끝나게 되면 임시로 짚으로 둥글러서 만든 임시 축구공이나 돼지위장포를 매어서 공놀이는 물론이고 직접 만든 연날리기, 팽이치기, 썰매타기 등의 놀이를 했던 추억들이 파노라마 식으로 지나간다. 참으로 소중한 추억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모습을 전혀 상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그 만큼 시간도 지나갔고, 빠른 변화 속에서 더욱 더 풍요로워지면서 더 발달된 놀이 도구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더더욱 아쉬운 것은 곳곳이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함부로 헤쳐내고 있다는 점이다. 곳곳이 아파트와 공장의 건설, 아스팔트 도로와 시멘트 등으로 뒤덮이면서 그 옛날 뒷산과 시골의 모습을 점차 볼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정말 우리 마음속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이런 뒷산의 추억들인데 말이다. 다시는 그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사진 속에만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 책은 우리 건축계 최고의 글장이로 손꼽히는 중견 건축가인 저자가 그의 건축방법론에 근거해 우리네 일상사 우묵하고 깊숙한 곳을 자연의 관찰 속에서 사색과 성찰의 글을 담아놓은 의미 있는 책이다. 너무나 빠른 물질적인 무한경쟁에 비해 정신적 능력은 너무나 더디게 성장 하는데에 대한 속도를 줄이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돌이켜보았으면 한다. 바로 뒷산에 가서 이러한 모든 것을 껴안으면서 진정으로 개인과 더 나아가 사회가 바로 가야 할 모습에 대한 심리적 성찰이 있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반성과 함께 힘찬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내 자신이 살고 있는 대도시의 아파트 단지 뒤로는 낮은 산이 있다. 그래서 시간이 나는 대로 뒷산에 산책을 하곤 한다. 정말 편안하다. 흙을 밟을 수 있으면 이름 모를 수많은 야생초나 꽃, 이름을 알 수 없지만 새들이나 곤충들의 울음소리 등이 바로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역시 뒷산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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