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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보경 옮김 / 시공사 / 2011년 5월
평점 :
『생텍쥐페리, 내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갑자기 편지를 쓰고 받고 싶어진다. 요즘 길거리에 서 있는 우체통을 가끔 바라볼 때가 있다. 그런데 그 우체통을 이용하는 사람을 거의 눈에 띠지 않는다. 정말 쓸쓸하면서도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러다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지 걱정해야 할 것도 같다. 정말 내 자신도 편지 쓰는 일이 드물어졌다. 그리고 또한 편지 받는 일도 정말 줄어들었다. 예전을 생각해보면 특히 더 그런 마음이다. 그래서 어쩌다 받는 편지 한 통은 그리 반가울 수가 없는 것이다. 역시 편지는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자신 학교에 근무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규정을 어긴다든지 할 경우에 그 벌로써 편지쓰기를 시키지만 정말 편지 쓰는 내용들이 시원찮다. 여태 한 번도 쓰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많이 실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연습이나 훈련이라 생각하고 계속 사업으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 자신도 예쁜 편지지도 직접 만들어서 가끔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내 자신 나이 벌써 오십대 중반을 넘어섰다. 부모님이나 장인, 장모님도 이미 십여 년 전에 다 돌아가셨다. 자주 생각은 나지만 어떻게 실천으로 할 수 있는 길은 이미 없다. 다만 일 년에 몇 차례 성묘를 하고 제사 때 만나는 길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 내 자신의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어머님께 보고 하는 형식으로 편지글을 써나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앞으로 나의 과제가 하나 주어지게 된 것이다. 어머님이 살아 계실 제 정말 힘들고 어렵게 생활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에 따스한 위로의 편지글 한 장 제대로 쓰지 못했던 것을 후회해보기도 한다. 잘 해주지도 못했는데 돌아가셨으니 자식으로서 많은 죄책감이 들기도 한 시간이었다. 이 책에서 어머님께 대한 자식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 닿는 감동이었다. 성인이 되어서까지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어머님에게 보내는 편지글이기에 더더욱 가슴이 뭉클하였다. 또한 보통 사람이 쓰는 편지글이 아니라 <어린왕자>의 작가인 생텍쥐페리가 쓴 글이기에 더더욱 감동이었다. 저자가 열 살이 되던 중학교 시절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어머니에 보낸 백 여 장의 편지들을 통해서 아이가 어른이 되고, 자식이었다가 그 부모의 보호자가 되고, 사랑받고 행복하기만 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이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은 사랑이 되고, 전쟁이라는 현실에 끝까지 참여하길 원했던 그것이 자양분이 되어, 마침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의식 있는 인간으로 살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저자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