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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쇼퍼 - Face Shopper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1월
평점 :
『페이스 쇼퍼』를 읽고
얼마 전에 서울의 압구정동에 갈 일이 있었다. 한 스튜디오에서 역할모델 사진 촬영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에 가끔은 가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서울의 여러 곳을 돌아보지는 못한다. 다만 말이나 글로만 느끼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압구정동도 그 중의 하나였다. 큰 도로에서 들어간 작은 골목에 있는 스튜디오를 찾아가는데 큰 도로 큰 빌딩이면 모든 곳에 성형외과병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직접 보았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성형을 하려면 이곳 압구정동에 가야만 해야 된다는 법칙이라도 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은 성형외과가 자리 잡으면서도 많은 돈벌이가 된다면 역시 우리 인간의 가장 큰 소망 중의 하나는 바로 아름다움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바로 이 소설도 아름다움을 다루는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다루는 소설이어서 우선 흥미로웠다. 그리고 내 자신하고는 전혀 무관할 정도인 성형외과 치료의 여러 방법이나 각종 종류 등과 환자들의 심리, 의사들의 처방 등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었다. 또 한 가지는 내 자신의 직업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이성의 학생들이 얼마나 아름다워지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는지를 확인할 수가 있었고, 그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도 되어서 너무 유익하였다. 그리고 남녀가 당당한 직업인으로 역할과 함께 수행해 나가야 하는 일상생활에 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되었다. 책 마지막에 언급되고 있는 성형에 대한 정의들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것은 바로 행복한 성형의 모습의 정의이다. ‘행복한 성형이란 부족한 어느 부분을 메움으로써 조화를 얻고, 그에 따라 능동적인 태도와 자신감을 얻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것과 ‘자신의 콤플렉스를 고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명의는 의사가 아니라 바로 본인’이라는 점이다. 결국 성형을 결심하는 것도 본인이기 때문에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건 본인의 의지와 노력, 마음이라는 저자의 말에 100% 동의를 한다. 따라서 성형이란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얼굴에 조화를 찾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성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잘나가는 강남 한 성형외과 원장 정지은은 유명 연예인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손에서 재탄생하게 되는데 그녀의 표정은 무미건조하고 차가울 정도이다. 바로 이 정원장과 성형외과 옆쪽에 소아과가 생기면서 소아과의 원장 이한재 간의 서로의 원수지간에서 점차 사랑하게 되고 서로의 아픔을 털어놓고 감싸안아주는 모습들이 의사 세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어서 흥미로웠다. 어쨌든 이 책은 성형관련 소설이지만 한편의 아름다운 연애소설이며, 많은 것을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독서 시간이 되어서 매우 유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