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 - 서울 문학산책
유진숙 지음 / 파라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남아있는 것들은 언제나 정겹다」를 읽고

서울 정말 거대한 도시이다. 내 자신이 처음 서울에 올라갈 때가 1971년 초였으니까 말이다. 중학교까지 농촌인 시골에서 다녔기 때문에 서울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었고, 기차도 한 번 타보지 못했던 속칭 ‘촌놈’이었던 것이다. 그랬는데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사정으로 일반계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할 형편이 되었는데, 마침 서울 용산에 철도고등학교가 있는데 국비여서 합격만 하면 그냥 다닐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응시하려 했지만 전국의 수재들만 모인다는 것이었다. 난 그런 정도는 아니어서 담임선생님이 힘들다고 원서를 안 써주셨는데 막무가내로 여러 번 찾아가 사정을 하여 서울로 시험을 보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에 갔던 것이다. 그런데 정말 운 좋게도 합격을 하였고, 고등학교 유학을 서울에서 시작할 수 있었고, 고등학교 3년 동안 많은 서울 구경과 함께 경험을 했던 시간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약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너무 많은 변화에 눈알이 뚱그러워 질 정도이지만 역시 자연환경이나 역사, 문화 등의 모습은 아직도 건재하고, 새롭게 고치면서 후대에 계속 이어주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서울에 1년에 자주는 못가지만 갈 때마다 고등학교 다닐 때의 서울 모습을 떠올리면서 많은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따라서 책에 소개하고 있는 서울 문화 산책 코스와 함께 유익한 정보들은 왠지 더욱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떤 곳은 너무 오래 전에 보았던 것들이어서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보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하였다. 어쨌든 서울의 일곱 지역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그곳과 관련된 역사적, 문학적 역할을 했던 인물들의 발자취와 작품까지 언급함으로써 더욱 더 가깝게 해주려는 저자의 마음씀씀이가 고맙게 느껴진다. 산책하면서 거리 곳곳에서 느껴지는 정겨운 이야기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가끔 서울에 올라가면 솔직히 일을 보는데 시간을 쫒기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바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라는 지방에서 이동 거리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마음은 많이 있어도 예전에 정말 여유를 갖고 많이 거닐었던 서울의 정들었던 거리와 많은 문화유산 지역들을 소홀히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바로 이런 좋은 책이 나와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오는 방학 시간의 여유를 통해서 책에 소개되어 있는 거리들을 중심으로 직접 확인하는 시간도 가져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거리 풍경에 새겨진 작가들의 시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읽고 생각하면서 걷는 낭만도 너무 멋진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빠르고 편리한 현대의 것들이 아무리 좋다고 하지만 역시 남아 있는 우리 것들은 언제나 정답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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